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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얜 너무 예쁘잖아.”처음 김소영 감독은 초등학교를 돌며 오디션을 본 김희연이 마뜩치 않았다. 이런 예쁜 얼굴이라니 과연 영화의 깊이가 살 수 있을까. 리얼한 영화를 찍고 싶은 감독에게 희연(10)의 얼굴은 너무 예뻤다. 동생 빈 역의 김성희(8)는 반대로 느낌이 왔다. 보육원에서 보낸 두 장의 사진 중 감독의 마음을 끈 것은 해맑은 프로필 사진이 아니라, 아이들 속에 있지만 그늘진 표정의 성희였다. ‘예쁜’ 희연이도 괜찮겠다는 주변의 말을 조언삼아, 또 ‘그늘진’ 성희의 얼굴이 걱정스럽다는 충고를 무시한 채 촬영을 시작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카메라를 가까이하자 희연은 그 예쁨을 잊어버릴 정도로 엄마 잃은 진의 감정을 충실하게 표현해 냈고, 천진무구한 표정 뒤에 감춰진 그늘로 성희는 화면을 압도했다. 총 29일간의 촬영, 영화 속 진과 빈이 이곳저곳 거처를 옮기며 지쳐가던 장면을 찍을 때쯤, 아이들도 오랜 촬영에 지쳐갔다. 자연인인 아이들과 영화 속 아이들의 심리상태가 겹쳐지면
[김희연, 김성희] 예쁜 얼굴 뒤에 감춰진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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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극영화를 만들 생각은 없었다.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에서 미술을 전공했고, 스토리가 없는 실험영화와 몇몇 단편을 만드는 게 전부였다. 같은 학교에서 조각을 전공했던 남편 브래들리 러스트 그레이와 6년 연애 끝에 10년의 결혼 생활을 이어오면서 감독인 남편의 현장을 지켜보았고, 든든한 조언자 역할도 했다. 그리고 ‘나도 할 수 있겠는데’라는 자신감에서 시작, 뒤늦게 영화감독의 길에 들어섰다. 연출은, 힘들었지만 ‘견딜 만한’ 고생이었다. 12살, 부모의 이혼으로 엄마 따라 간 미국 생활을 토대로 첫 장편 <방황의 날들>을 만들었고, 유년 시절의 고향인 한국에 와서 엄마의 부재로 고통받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두 번째 장편 <나무없는 산>을 만들었다. 한국 개봉을 앞두고 브루클린에서 온 김소영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나무없는 산>은 지난 4월24일 미국 전역 개봉했다. 현지 반응은 어땠나.
=어린이들 이야기라 그런지 한국어 대사임에도
[김소영] 리얼리즘 끌어내려면 잔인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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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함과 따뜻함. 김소영 감독의 영화는 아이러니하지만 이 두 가지 속성을 동시에 지닌 이상 생명체다. 전작 <방황의 날들>에서 눈길을 거두기 힘들 정도의 설득력으로 이민 1.5세대 에이미의 성장통을 설명한다. 어떤 수식도, 이해도, 동정도 구하지 않은 채 감독은 잔인하게 영화를 닫아버리지만 관객은 에이미에게 동요한다. 지나치리만치 사실적인 감독의 시선은 버림받은 채 떠도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나무없는 산>에서도 그대로 재연된다. 아이들을 위해 당연히 연민이 들어설 거라는 섣부른 예상과 달리 감독은 잔혹한 현실에 무방비상태가 된 아이들의 표정을 노출시킨다. <방황의 날들>에서 아이들이 듣던 음악마저도 차단된 절대무음의 상태. 실제 로케이션과 연기경험이 없는 아역 배우, 그리고 현장음만으로 감독은 리얼한 슬픔의 빛깔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버림받은 아이들에 대한 영화적 해답은 이미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아무도 모른다>에서 완성됐는지 모른다
<나무없는 산> 엄마없는 하늘 아래, 리얼한 슬픔의 빛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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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잘생긴 사람?” “신성일!” 30년 전만 해도 이런 기가 막힌 문답이 당연하게 여겨질 정도로 신성일은 잘생긴 남성의 대명사였다. 물론 그가 잘생긴 얼굴 하나로 500여편의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것은 아니었다. 순식간에 스타로 떠올랐지만, 그는 자만하지 않고 다종다양한 영화에 출연하면서 연기의 폭을 넓혀나갔고 그것이 원숙해질 때까지 갈고닦아왔다. 최근 들어서는 그가 영화배우보다 국회의원 또는 비리 정치인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어 아쉽지만, 충무로영화제 ‘씨네 레트로1’에서 선보일 10편의 영화는 젊은 관객에게 ‘신성일의 시대’를 이해시켜줄 자료가 될 것이다.
신성일을 소개하는데서 김기덕 감독의 <맨발의 청춘>(1964)은 빼놓을 수 없는 영화다. 그는 이 영화를 통해 일약 청춘의 우상이요 모든 여성의 연인으로 떠올랐다. <맨발의 청춘>은 최무룡, 김진규 같은 선배 배우들과 다른 신성일만의 매력을 처음 선보인 영화이기도 하다. 이 허무주의 가득한 영화에
[충무로 영화제의 배우들] 한국영화사의 ‘제임스 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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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대의 섹스 심벌, 침대에서 ‘입고’ 잔다는 샤넬 넘버5, 조 디마지오 등과의 세번의 결혼과 존 F. 케네디를 포함한 숱한 남성과의 염문, 38인치의 가슴 등등. 마릴린 먼로를 기억하는데서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는 키워드는 섹스다. 수많은 관객이 먼로의 연기력에 회의적 태도를 취하는 이유 또한 그녀의 섹스 어필이 너무도 강력했기 때문이다. 굴곡이 깊고 높은 그녀의 육체가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영화에서 아무 생각없이 몸뚱이만을 들이대는 여성 역할을 맡았다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돌이켜보건대 먼로는 연기파는 아니었을지언정 그리 나쁘지 않은 연기력의 소유자였다. 이번 충무로영화제의 ‘씨네 레트로3’는 저평가된 먼로의 연기를 바라볼 좋은 기회다. 널리 알려졌다시피 노마 진 베이커라는 본명을 가진 그녀는 모델로 연예계에 들어왔다. 할리우드 제작자들의 눈에 띈 뒤 마릴린 먼로라는 이름을 얻은 그녀는 <아스팔트 정글>(1950)과 <이브의 모든 것>(1950)에서
[충무로 영화제의 배우들] 빼어난 육체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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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가 올해로 3회째를 맞았다.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키워드로 고전과 현재의 만남을 꾀하고 있다. <씨네21>은 여러 프로그램들 중에서 특별히 인물들에 초점을 맞춰봤다. 특히 ‘씨네 아시아 액션!’ 부문을 위시한 홍콩영화 프로그램은 2000년대 이후 홍콩영화계의 일목요연한 총정리라 할 정도로 야심차다. <절청풍운>의 고천락과 오언조, <친밀>의 정이건과 임가흔, <재생호>의 유청운 등은 관객과의 만남을 준비한다. 지금껏 그 어떤 영화제와 비교해도 ‘홍콩영화의 현재’라는 의미에 가장 가까운 프로그램이다. 더불어 ‘어제’를 추억하는 ‘레트로’ 섹션에서는 한국영상자료원과 공동주최하는 신성일 회고전과 미국 대중문화의 가장 독보적인 아이콘 중 하나인 마릴린 먼로 회고전이 눈에 띈다. <씨네21>은 8월24일(월)부터 9월1일(화)까지 열리는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에 공식 데일리지로 참여할 예정이다.
올해 서울충무
[충무로 영화제의 배우들] 디스 이즈 홍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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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카메론 감독과의 라운드 테이블은 컨벤션센터 근처의 Se호텔에서 코믹콘의 <아바타> 프레젠테이션이 끝난 저녁에 이루어졌다. <타이타닉> 이후 그는 심해탐사 및 우주에서의 촬영 프로젝트에 빠졌다고 한다. 어떻게 해서 완고한 나사(NASA) 관리자들의 협조를 얻어냈는지에 대한 작은 에피소드들을 설명하는 그의 모습에서는 나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마이클 만이 탐정 기질의 감독이라면 제임스 카메론은 열정적인 탐험가 기질을 가졌다.
-역대 최고의 흥행기록을 여전히 수성하는 <타이타닉>의 감독이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러울 것도 같은데.
=그런 면도 없잖아 있다. 과연 전작을 넘어서는 작품을 들고 나올까라는 외부의 시선이 분명히 있으니까. 그렇지만 동시에 <타이타닉>의 감독이기 때문에 코믹북이나 그래픽 노블 등을 원작으로 하지 않고도, 또 성공한 영화의 속편이나 리메이크가 아니고도 이런 엄청난 규모의 프로젝트가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4년 전부터
“다이빙엔 집착, 영화엔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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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23일 샌디에이고 컨벤션센터에서는 어느덧 40주년을 자랑하는 코믹콘이 열렸다. 코믹콘은 단순히 젊은 코믹북 팬들만이 아니라 40년 전 최초의 코믹콘에 참가했을 당시의 10대들, 이제는 나이든 팬들 역시 한데 모이는 의미있는 장이다. 손을 꼭 잡고 전시장 내를 돌아다니는 천진난만한 표정의 노부부에서부터 그룹 코스프레를 한 심각한 표정의 10대 아이들, 벌써 지쳐버린 어린 아들을 달래며 상기된 표정으로 전시장을 돌아다니는 젊은 아버지, 그리고 여느 관객이나 다름없는 표정으로 슬렁슬렁 돌아다니며 사진기를 눌러대며 구경하는 텔레비젼 시리즈의 익숙한 얼굴을 이곳저곳에서 마주치는 곳이 올해의 코믹콘이었다.
제임스 카메론이 14년간 꿈꿔온…
코믹콘 첫날 오후 3시, 6천여명 규모의 인원을 수용하는 H홀. <타이타닉> 이후 처음으로 장편영화를 들고 나온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25분 분량의 <아바타> 클립을 전세계 최초로 팬들 앞에 공개했다. 새벽부터 기다렸지만
새로운 행성 판도라로, 떠날 준비 됐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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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주 감독은 <살인의 추억> 연출부로 영화계에 뛰어들었고,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여러 영화사에서 입봉작을 준비해왔다. 그런데 준비하던 멜로영화가 엎어졌다. “가장 입봉하기 쉬운 게 공포영화 아이템인 것 같아서 <불신지옥>의 시나리오를 썼다”는 게 이 영화의 탄생 비화다. 이용주 감독은 원래 건축을 전공한 건축학도다. 건축사에서 4년간 직장생활을 한 경험도 있다. “영화가 하고 싶었다. 게다가 직장생활 시작했을 때 IMF가 터졌는데 주변 사람들이 잘려 나가는 걸 보면서 짜증도 많이 났었다. 그러다가 이래저래 단편을 하나 찍었는데 아주 재밌더라. 안 하면 후회하게 생겼더라. 부모님께 딱 2년만 해보겠다고 했다. 그런데 벌써 10년째다. (웃음)”
-제목을 봉준호 감독이 지었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아, 정말 이걸 어떡해야 하나. 그거 오보다. 일파만파 퍼져서 기정사실화돼버렸다. 초고 제목부터 ‘불신지옥’이었다. 제작사 내부에서 제목이 비호감이라 바꾸자는
종교에 대한 담론으로 보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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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호러영화의 불신지옥이다. 누구도 한국 호러영화의 퀄리티를 믿지 않는다. 당연한 일이다. 믿음은 매년 여름 배신당했다. <불신지옥>은 다르다. 제대로 만들어진 장르영화다. 성실하고 단단하며, 종종 대담하다. 게다가 이 영화는 2009년 한국이라는 지옥에 대한 불신의 리포트다.
2008년 12월 서울. 교회 목사가 신도들과 함께 귀신을 퇴치하는 안수기도를 하다가 자신의 아내를 폭행 살해했다. 이들은 기도를 통해 죽은 목사 부인을 소생시키겠다며 시신을 18일간 방치했다. 신도들은 말했다. 안수기도를 했을 뿐 죽일 의사는 없었다. 2009년 3월 광주. 귀신을 퇴치한다며 고등학생을 살해한 무속인 일당이 4년 만에 검거됐다. 이들은 2005년 전남 담양의 점집에서 부모에게 빙의 치료를 위탁받은 17살 고등학생을 마구 때려 죽인 뒤 시체를 유기했다. 이 기사에서 차이점은 없다. 하나는 기독교, 다른 하나는 무속신앙이다. 그러나 그들의 행동양식은 같다. 그들의 믿음도 같다.
한국 호러에 대한 불신을 깨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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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29일 오전 11시 신라호텔. 로비로 들어서니 한줄로 쭉 늘어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본 여성들이 보였다. 다른 기자간담회에서 맞닥들이기 힘든 신선한 풍경이었다. 하스브로의 ‘지.아이.조’ 액션 피겨, 아니, 프로듀서 로렌조 디 보나벤투라가 정정한 바에 따르면, 정확하게는 래리 하마의 코믹북 시리즈를 원작으로 하는 <지.아이.조: 전쟁의 서막>은 한류스타 이병헌의 출연으로 주목받은 화제의 블록버스터다. 미국인들, 특히 지.아이.조 대원들의 인기가 대단하던 1980년대 나고 자란 이들이 유년의 공상을 현실화하는 제2의 <트랜스포머>에 열광했다면, 태평양 너머에선 이병헌이라는 아시아 배우가 할리우드의 숨 막히는 프랜차이즈 프로젝트에 합류했다는 소식에 환호했다.
카메라 플래시가 작열하는 가운데 <지.아이.조: 전쟁의 서막>의 프로듀서 로렌조 디 보나벤투라와 감독 스티븐 소머즈, 출연진인 이병헌, 채닝 테이텀, 시에나 밀러가 모습을 드러냈다. <매
그러니까 이건, 리얼한 판타지 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