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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삼이 마침내 적벽대전을 완성했다. 1월22일 개봉하는 <적벽대전2: 최후의 결전>는 중화권 블록버스터의 야심이 팔팔 끓어오르는 대작인 동시에 여전한 오우삼의 남자 세계다. 영화의 전모를 살펴보고 원작 <삼국지>를 토대로 한 소설과 만화들을 소개한다.
동남풍은 마침내 불었다. <적벽대전2: 최후의 결전>(이하 <적벽대전2>)이 거대한 전쟁을 마무리지었다. 전편 <적벽대전: 거대한 전쟁의 시작>(이하 <적벽대전>)은 조조의 80만 대군에 대항하기 위한 촉나라 유비와 위나라 손권의 결집으로 막을 내렸다. 비평가와 관객의 반응은 의외로 미지근했다. 당연한 일이다. 모두가 진정으로 보고 싶어했던 것은 10만 화살을 쟁취하고 동남풍을 불어오게 만드는 제갈량의 지략과 수천대의 함선을 불타오르게 만드는 화공법이었다. 수많은 역사와 게임과 만화를 통해 새롭게 해석되어온 <삼국지연의> 중에서도 가장 거대한 구라의 현장,
<적벽대전2 : 최후의 결전> 역사적 구라, 스펙터클의 쾌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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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에서 가장 독특한 섹션은 박찬욱, 오승욱 감독이 프로그래밍한 ‘최선의 악인들’이다. 수년 전부터 두 감독이 함께 아이디어를 떠올렸던 이 소행사는 영화 속 매력적인 악당과 그 악당을 연기한 뛰어난 배우들을 소개하는 자리. 감독이기에 앞서 영화광의 입장에서 ‘객원 프로그래머’ 역할을 맡은 두 사람이 이번 행사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는 <삼거리극장>의 전계수 감독이 ‘객원 대담자’로 가세해 흥미를 더욱 북돋웠다.
전계수: 두분 감독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모두 영화를 준비 중이신 것으로 아는데요, 우선 박 감독님의 <박쥐>는 어느 정도 작업을 하셨나요.
박찬욱: 지금 후시녹음을 마쳤고 음악과 CG를 만들고 있어요. 4월 말 개봉을 목표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전계수: 사람들의 기대감이 굉장히 크던데, 부담스럽지는 않으세요?
박찬욱: 다른 건 모르겠는데, 규모가 굉장히 큰 영화로 여겨질까봐 걱정이에요. 사실 <박쥐>는 등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악당의 향기’에 취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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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권해효가 추천하는 <선셋대로>
“배우로서 동병상련의 공포를”
이 행사에서 지난 3년 동안 개막식 사회를 봤는데 이제는 정식으로 친구가 돼 기쁘게 생각한다. 빌리 와일더 감독은 대학 시절부터 좋아했지만, <선셋대로>는 좀 다른 의미에서 내게 각별하다. 무성영화 시대의 한 여배우가 유성영화 시대를 맞아 몰락해가는 모습을 통해 욕망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 영화는 연기도 훌륭하고 그림과 같은 장면 장면이 대단하지만 무엇보다 배우의 이야기라는 점이 가슴에 와닿는다. 나 또한 배우 입장에서 당장 내일 또는 몇년 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신세가 될지도 모른다는 공포심을 갖고 있는데, 이 영화는 그런 느낌을 전해준다. 대중으로서는 글로리아 스완슨의 모습이 과장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나로서는 동병상련 비슷한 감정을 가질 수 있었다.
김지운 감독이 추천하는 <소년, 소녀를 만나다>
“레오스 카락스는 MTV 시대의 작가”
지난해 <도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내 젊음에, 내 작품에 용기를 준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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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이 다시 뭉쳤다. 2006년부터 시작된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먹음직스러운 성찬을 차렸다. 네 번째를 맞는 이번 행사에는 박찬욱, 김지운, 오승욱, 홍상수, 정성일, 김영진 등 단골 멤버뿐 아니라 권해효, 안성기, 하정우와 배우들의 시네마테크 후원모임인 ‘시네마 엔젤’까지 가세해 더욱 다채로운 차림을 만들어낼 계획이다. 1월29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3월1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진행되는 제4회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의 면면을 소개하고, 행사에 참여하는 ‘친구’들에게서 자신이 추천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그리고 ‘최선의 악인들’이라는 특별 섹션을 함께 프로그래밍한 박찬욱, 오승욱 감독의 대담도 함께 싣는다.
2006년 서울아트시네마의 재정후원과 고전영화를 좀더 폭넓게 소개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는 어느덧 서울아트시네마의 주요 행사로 자리잡았다. 시네마테크의 친구 영화제는 개성 강하고 다종다양한 고전영화를 한자리에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하정우와 고전 나들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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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질링>은 우리 시대의 작가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다. 싱글맘 크리스틴 콜린스는 아들을 잃어버린다. LA 경찰은 엉뚱한 아이를 찾아온다. 크리스틴은 부르짖는다. “이 아이는 내 아들이 아니에요!” 그러나 부패한 경찰은 실책이 탄로날까 두려워 엉뚱한 아이를 아들로 삼으라 강요하고, 이를 거부하는 크리스틴을 강제로 정신병원에 가둔다. 크리스틴의 목숨을 건 투쟁은 그렇게 시작된다. <체인질링>은 압도적인 우아함으로 재현된 웰메이드 역사 드라마다. 동시에 <미스틱 리버>나 이오지마 연작과는 조금 다른 이스트우드의 세계이기도 하다. 혹시, 이스트우드는 또다시 매그넘을 들었는가.
LA가 천사의 도시라고? 농담은. 대공황기를 무대로 한 필름누아르의 세계에서 LA는 술취한 조커와 부패한 다크 나이트가 활개치는 고담이다. 로만 폴란스키의 <차이나타운>과 커티스 핸슨의 <LA 컨피덴셜>, 그리고 브라이언 드 팔마의 <블랙달리아>
[must see] <체인질링> 이스트우드는 다시 매그넘을 들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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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인물들, 막장드라마에 꼭 등장한다. 아이를 잃고 복수를 감행하는 착한 여주인공부터 그녀를 죽어라 괴롭히는 남편과 시어머니,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친어머니, 조력자로 등장하는 순정남, 악행도 서슴지 않는 악녀 캐릭터까지 이리저리 짜깁기하면 그 어떤 드라마도 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막장의 대표 인물을 명대사, 유형과 함께 총망라했다.
구은재
장서희 | SBS <아내의 유혹>
본디 복장 터지는 미련한 현모양처였다. 정교빈에게 겁탈당해 임신하는 바람에 부동산 재벌가의 며느리로 들어가지만 시어머니를 쫓아온 남자가 들이닥치려는 걸 막다가 유산하고 만다. 그런데도 시어머니의 나이트 클럽 출입이 알려질까 진실을 함구하니 원수를 사랑하는 갸륵한 마음만큼은 가히 인간의 경지를 넘어섰다. 친자매처럼 같이 자란 신애리가 결혼을 약속한 친오빠를 팽개치고 교빈을 유혹해 침대로 끌어들일 때도 어떻게든 참고 견뎠다. 시아버지가 은재가 낳을 아이에게 유산을 물려주리란 소식을 듣고 교빈이 그녀
[막장드라마의 모든 것] “구정물 퍼먹고라도 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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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다 보니 너무 많았다. 참으로 치열한 경쟁이었다. 막장드라마 속 최악의 순간들을 뽑았다. 가볍게는(?) 막말부터 불륜, 패륜, 납치, 심지어 살인까지 종류도 가지각색이다. <아내의 유혹> <에덴의 동쪽> <흔들리지마> 등 각종 드라마에서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었던 막장의 명장면들을 공개한다. 독기가 보통이 아니니 심장 약한 분들은 건너뛰시길.
1. 이수현이 쓰러진 시아버지를 두고 거짓말하는 장면 <흔들리지마>
‘재혼가정 세 자녀들의 사랑을 통해 소중하지만 지긋지긋한, 하지만 우리가 사랑해야만 하는 가족의 의미를 되돌아본다.’ 기획의도 한번 거창하나 이 드라마대로 사랑하자니 목숨이 열개라도 모자랄 판이다. 약혼남을 붙잡기 위해 거짓 임신을 고하는 것도 모자라 멋대로 혼인신고를 올린 이수현(홍은희). 내 남자가 다른 여자를 좋아하는 것도 억울한데 그 상대가 새어머니가 데려온 의붓남매 중 한명인 민정이니 환장할 노릇이다. 약이 제대로
[막장드라마의 모든 것] 싸대기는 기본, 시신 유기는 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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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들만 보는 줄 알았다. 그런데 젊은 언니, 오빠들도 본단다. 도대체 이들에게 막장드라마는 어떤 즐거움을 주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많은 막장드라마 중에서도 특히 <아내의 유혹>에 빠져 있다는 한 20대 여성시청자에게 물었다. 당신에게 막장드라마는 어떤 맛인지, 그리고 그 맛에 어떻게 중독되고 있는지.
막장드라마를 싸잡아 욕하는 데 불만있다. 통속극더러 갈등과 결말이 뻔하다고 욕하는 것은 장르가 쌓아온 규칙과 클리셰를 부정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주어진 재료를 어떻게 요리하는가, 한 토막의 멜로디를 어떻게 변주하는지를 살피듯 통속극도 장르 안에서의 만듦새로 평가해야 한다. 궤변과 기행을 일삼는 상식 밖의 캐릭터나 우연에 기댄 전개만을 비난하자면 홍상수도 막장이게?
여기저기 넘치는 원고지 매당 만원짜리 계몽들에 휘둘려 소소한 즐거움 대신 죄책감을 떠안느니 나는 막장드라마를 좋아한다고 고백하련다. 더 정확하게는 SBS 일일극 <아내의 유혹>을 좋아한다. 사실
[막장드라마의 모든 것] 울화를 삭여라, 다 복수해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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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했다. 막장드라마, 왜 보는 건지. 저런 악랄한 설정이 정말 통하긴 하는 건지. 보면서 화는 안 나는지. 그래서 물었다. 흔히들 막장드라마의 주시청자라고 생각하는 아줌마들에게. 직업은 모두 주부이나 40대 중반, 50대 중반, 60대 초반으로 나이대는 제각각인 아줌마 셋을 붙잡고 직접 질문을 던졌다. 흥미로운 답변도 있었고 애청자임을 애써 감추려는 기색도 엿보였지만 남김없이 정리해 재구성했다.
난 삼류라고들 하는 드라마를 좋아하는 주부야. 요즘 인기라는 <너는 내 운명>은 매일 봤어. 그전에 같은 시간 같은 채널에서 했던 드라마도 계속 봤거든. <조강지처클럽>은 중간부터 봤지. 그건 이름이 재밌어. 캐릭터에 맞는 이름을 갖다가 붙여놓으니까 처음 보는 사람도 이해하기 쉽더라고. 원수는 정말 원수 같은 짓만 하고 이기적은 이기적이고 복수는 남편한테 복수하려고 딴 남자랑 재혼하고. 한창 방영 중인 <아내의 유혹>도 얘기 듣고 보기 시작했어. 왜 문소
[막장드라마의 모든 것] 찝찝하지만 어차피 다 엉터리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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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가다간 연속극만 보게 될지 모른다.’ 드라마계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2006년 한류 붐을 타고 드라마들이 대형화됐지만, 정작 시청률과 해외수출은 준 상태다. 경기침체로 광고 단가가 동결되면서 참신한 기획의 미니시리즈는 제작에서 1순위로 제외되고 있다. 시청률을 담보하는 독한 일일드라마, 이른바 막장드라마의 범람은 지금 드라마 제작 환경의 결과물이다.
1. 눈먼 돈들의 도시
일조를 한 건 역시 한류라는 ‘거품’이다. <겨울연가>와 <대장금>의 성공사례는 방송가에 장밋빛 미래라는 신기루를 낳았고 일종의 투기성 자금을 유입시켰다. 한류 부가가치를 노린 각계의 ‘눈먼 돈들’이 유입되면서 드라마의 덩치가 점점 커졌다. 대표적인 경우가 ‘욘사마 열풍’을 등에 업고 제작된 <태왕사신기>다. 그러나 400억원의 제작비를 쏟아부은 이 대형프로젝트는 그저 상징적인 존재에 그쳤다. 제아무리 욘사마가 나온다 해도 ‘남의 나라의 고대사’까지 신경
[막장드라마의 모든 것] 쪽대본 모르면 말을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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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준비는 됐나. SBS 일일드라마 <아내의 유혹>은 지난 2008년 11월3일 방영된 첫회에서 이렇게 묻는다. 드라마의 시작과 함께 주인공 은재(장서희)가 바닷물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그녀는 “제발 아기만 살려달라”고 절규한다. 곧바로 회상이다. 은재에게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 지낸 친구 애리(김서형)가 있다. 재벌집 장남인 교빈(변우민)은 은재를 좋아한다. 교빈을 좋아하는 애리는 은재를 질투한다. 그러던 어느 날, 교빈은 은재가 취해 쓰러질 때까지 술을 먹인다. 바로 여관장면. 교빈이 침대에 누운 은재의 옷을 벗기며 말한다. “은재야, 죽을 때까지 너만 사랑할게.” 은재는 임신하고 애리는 분노한다. 교빈은 은재의 오빠에게 얻어맞고, 은재는 교빈의 엄마에게 ‘싸대기’를 맞는다. 교빈이 자살을 시도한다. 결국 은재와 교빈의 결혼. 그런데 갑자기 신부가 애리로 바뀐다. 그리고는 은재의 장례식이다. 교빈과 애리는 씁쓸한 표정을 짓는다. 그들의 뒤로 나타나는 한 여자. 선
[막장드라마의 모든 것] 해도해도 너무하네, 차마 끊을 수도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