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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음침한 디멘터들, 진짜 음침할까?
프로듀서가 되어 한발 물러난 여유를 즐긴 콜럼버스는 “<해리 포터> 시리즈를 보는 재미 중 하나는 매번 발전하는 시각효과”라고 자부했다. 규모를 키우기보다는 섬세한 표현에 집중하지만,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역시 매순간 마법을 거는 듯한 시각효과로 가득 차 있다. 아즈카반의 간수 디멘터는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에서 가장 호기심을 모으는 존재였다. 사람을 죽음보다 비참한 지경에 몰아넣는 디멘터는 누구도 그 두건 밑을 본 적이 없다. 그 때문에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제작진은 온전한 상상력에 의존해 디멘터를 창조해야 했지만, 쿠아론의 말대로 “검은 두건을 뒤집어쓴 사신(死神)이란 오랜 세월 영화에 등장해왔으므로” 참고할 문헌은 풍부했다. 쿠아론은 <반지의 제왕>의 악령 나즈굴과 <제7의 봉인>의 사신을 본받아 검은 두건 사이로 미라 같은 손을 뻗는 디멘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에 대한 괜한 걱정 세 가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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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블록버스터 초짜의 <해리 포터>라고?
알폰소 쿠아론은 해리 포터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전혀 모르는 감독이었다. <소공녀> <위대한 유산> <이 투 마마> 등을 만들어 평단의 찬사를 얻어온 이 멕시코 감독은 <해리 포터> 시리즈를 본 적도 없었고 연출하고 싶지도 않았지만, 곧 이 시리즈에서 자기 영화의 고향과도 같은 요소를 발견했다. 그것은 인생의 한 시기에서 다른 시기로 접어들고 있는, 너무나 많은 것이 한꺼번에 변해버려 불안해하는 어린아이였다. “열세살은 침대 밑이나 벽장 속 부기맨이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 자기 안에 있는 무언가가 더 두렵다는 사실을 깨닫는 나이다. 그리고 그 두려움을 물리칠 수 있는 무기 또한 자기 마음속에 있다는 사실도.” 쿠아론은 해리가 두려움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디멘터와 대적하는 세 번째 이야기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했고, 기억하지도 못하는 과거에 묶여 있는 어린 소년에게 공감을 보여주었다.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에 대한 괜한 걱정 세 가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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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 미리 만난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가 5월25일 런던에서 장막을 걷어냈다. 오래전부터 가장 무섭고 어두운 영화가 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던 <해리 포터> 세 번째 영화는 그 소문이 근거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했지만, 다치기 쉬운 십대의 감성과 부모 잃은 소년의 슬픔 또한 품고 있었다. 새로운 감독 알폰소 쿠아론과 훌쩍 커버린 세명의 소년 소녀, 조금은 걱정하면서 낯선 세계로 들어온 신참 어른배우들을 런던에서 만났다.
편집자
해리 포터는 방학을 좋아하지 않는 이 세상 유일한 소년이다. 그는 방학이 되면 자신을 숨겨야 할 흉터로 여기는 더즐리 가족과 지내야 하고, 진짜 가족이나 마찬가지인 친구들과 편지 한장 마음대로 주고받을 수 없다. 그러나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는 개학 즈음 시작했던 전작들보다 좀더 서둘러 모험의 길로 뛰어든다. 이모부의 폭언을 침착하게 견디던 꼬마 해리가 열세살이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에 대한 괜한 걱정 세 가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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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조우_ 재일동포 구수연 감독
영화란 재미있는 말걸기이다
구수연(44) 감독의 이름은 아직 우리에게 낯설다. 영화로는 지난해 9월 일본에서 개봉한 <우연히도 최악의 소년>이라는 작품 한편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는 일본에선 데뷔한 지 20년이 다 되어가는 손꼽히는 CF 히트감독이며, 음반 프로듀서에 뮤직비디오 연출과 노래 작사가, <하드 로만티카>(2001)와 <우연히도 최악의 소년>(2002)이라는 소설을 발표한 소설가이기도 하다. <우연히도…>는 일본 가요계의 스타 나카시마 미카가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됐던 작품이다. 조연, 단역까지 일본의 유명스타들이 줄줄이 포진했다. CF에서 인연을 맺어온 스타들이 그의 첫 영화데뷔에 흔쾌히 나선 결과였다. 흥행수입은 1억1천만엔 정도로 화려한 캐스팅과 화제에 비해선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지만, 최근 출시된 비디오와 DVD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작품에 대한 평가가 극단적으로
두개의 정체성 두겹의 눈, 아시아의 한인감독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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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조우_ 재일동포 3세 리상일 감독
소통과 자극의 문을 두드리다
어떤 이에게 ‘재일’이란 단어는 삶의 굴레였다. 오직 가족들의 생존을 위해 일본사회 밑바닥에서, 때론 불법의 일도 가리지 않아야 했던 재일동포 1세들. 그들은 ‘고난’의 상징이었고 차별의 대상이었다.
세월이 흘렀다. 보통 재일동포 2세, 대부분 3세인 영화감독들에게 ‘재일’은 굴레가 아니다. 아마도 영상에서 그 상징적인 모습은 최양일 감독의 블랙코미디 터치 가득한 <달은 어디에 떠 있는가>(1993)일 것이다. 재일동포는 여전히 차별받는 존재지만, 거기에 절망하거나 또는 정치적인 대항을 하는 의미는 엷어졌다. 흠, 그래, 나 재일동포다. 그래서? 자신을 재일동포라고 ‘커밍아웃’하는 단계를 넘어서, 재일동포 감독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보편적인 ‘마이너리티’가 보는 일본사회를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그들은 ‘재일’이란 창을 통해, 나아가 ‘마이너리티’라는 창을 통해 일본사회에 간절히 말걸고 싶어한다.
두개의 정체성 두겹의 눈, 아시아의 한인감독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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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자신만의 방식으로 대중에게 사랑받는 방법을 찾아낼 것”
오기처럼 시작하게 된 〈11세>의 촬영 첫날, “미리 준비했던 시나리오는 현장에서 방해만 될 뿐이었다. 모든 것이 내가 머릿속으로 생각하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주변의 스탭들은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고, 이건 처음이니까 연습하는 셈 쳐라’라고 말했지만, 최선을 다하려던 영화를 연습으로 찍는 것은 죽기보다 싫었다.” 오전 내내 헤매고 버벅대던 그가 오후부터 전열을 가다듬었다. 현장에서, 배우로부터, 처음부터 다시 생각했다. ‘영화만의 흐름과 리듬은 무엇일까. 쓸데없는 이야기는 버리고, 정서만을 남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는 천천히 영화를 완성하면서, 자신만의 대답을 찾아갔다. 그리고 〈11세>는 아무런 대사도 없이 음향과 실험적인 음악만으로 풍부한 사운드를 재현하는 영화, 이야기는 모호하지만 영화적 의미로 꽉 차 있는 영화가 되었다.
두 번째 영화이자 첫 번째 장편인 &l
두개의 정체성 두겹의 눈, 아시아의 한인감독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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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에서 쿠엔틴 타란티노가 <올드보이>를 외치는 순간, ‘한국영화’라는 말은 금가루를 날리며 하늘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우리는 이 순간이 ‘한국영화’의 외연과 내포를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한다. <씨네21>이 최근 지속적으로 다루어온 ‘아시아 네트워크’의 연장선상에서, 그리고 한국영화를 재사유하는 개념틀로 제안했던 ‘내셔널 시네마’를 구체화하는 차원에서, 재외한인감독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재중’ 동포감독 장률, ‘재일’ 동포감독 리상일과 구수연은 각각 중국-한국, 일본-한국의 이중적 정체성 속에 포획된 혹은 연접한 혹은 탈주하려는 경계인들이다. 경계인이 만들어내는 사이공간(space between)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한국에서 만난 장률, 일본 현지에서 만난 리상일, 구수연 감독을 통해 듣는다.
편집자
* 455호 잡지 기사에서 리상일 감독의 얼굴 사진이 잘못 실렸습니다. 사진 속 인물은 안노 히데아키 감독입니다. 또 의 주연배우는 쓰마부키 도시오가
두개의 정체성 두겹의 눈, 아시아의 한인감독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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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극 속에서 모던한 여성을 보게 될 것이다”
윤종찬 감독 인터뷰
<청연>은 <소름>과 굉장히 다른 영화다. 의외라는 느낌이 든 가장 큰 이유는 <소름>이 극단적으로 어둡고 비관적인 이야기인 반면 <청연>은 그렇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소름>을 할 때도 저 사람이 왜 공포영화를 하지,
=그런 말을 듣긴 했다. (웃음) 아무튼 <소름>을 찍고 나서 느낌이 시원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세상의 어두운 면을 파헤치고 드러냈을 때 그 후유증이 나에게도 있었다. 영화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 감독이 굉장히 짓눌려서 찍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청연>은 그런 면에서 내게 유연성을 줄 수 있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세상의 어둠과 밝음을 잘 분배해서 다 아우를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의 기조가 다른 만큼 스타일도 상당한 차이가 있을 거 같다. 예를 들어 영화의 색조나 조명
<청연> 촬영현장, 일본 우에다를 가다 [4] - 윤종찬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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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었지만… 끝까지…혼자… 넘는다"
박경원 역 장진영 인터뷰
-오늘 촬영현장에서 울음을 터트렸다. 무엇 때문에 울었나.
=촬영 초반인데 클라이맥스에 해당하는 장면부터 찍어야 하니까 감정을 끌어올리기가 힘들다. 오늘 찍은 장면 같은 경우 이렇게 힘들이지 않고 찍을 줄 알았는데 생각했던 거랑 달랐다. 박경원이라는 인물의 강인함을 많이 보여주면서 슬픈 감정이 함께 들어가야 하는데 사실, 힘들다. 일본어 대사도 만만치않다. 내가 말하는 건 어떻게든 되는데 상대방이 일본어를 하면 그걸 받아서 리액션을 하는 게 어렵다. 대충 무슨 얘기인지 알아도 귀로 들었을 때 느낌이 잘 안 살기 때문에 반응이 제때 안 나온다. 빨리 방법을 찾아야 할 텐데….
-오늘처럼 힘들어서 울 때 윤종찬 감독은 어떻게 하나? 워낙 현장에선 독한 사람이라는 말이 많던데.
=다독이기도 하고 채근하기도 하고. 아무튼 그 장면을 포기하지 않게 해준다. <소름>을 찍을 때도 그랬고. <소름>에
<청연> 촬영현장, 일본 우에다를 가다 [3] - 박경원 역 장진영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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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원해서 <청연> 엑스트라로 출연한 우에다 주민들과 장진영, 김주혁이 기념촬영을 했다.
우에다 표 세트, 우에다 표 엑스트라
드라마의 정점에 해당하는 촬영이 끝난 다음날인 5월24일 아침, 파란 하늘은 비가 올 거라는 일기예보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제작진은 야외촬영을 위해 우에다시 외곽에 위치한 운노주쿠라는 곳으로 이동했다. 옛날 가옥이 길 양쪽으로 빽빽이 늘어선 이곳은 세트로 지은 게 아닌가 의심할 만큼 영화촬영에 안성맞춤인 장소다. 시대극을 찍으면 항상 걸림돌이 되는 전봇대나 전선이 없기 때문이다. 2km 정도 옛날 거리를 그대로 보존한 운노주쿠는 우에다가 자랑하는 관광지 가운데 하나이지만 영화촬영을 위해 개방하는 경우도 많다. 지금도 옛날 집에 사람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집집마다 촬영허가를 따로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몇 십억원을 들여도 이렇게 훌륭한 세트를 짓는 건 불가능해 보인다. 오전 촬영은 박경원이 조종사가 되고 싶다며 찾아온 이정희(한지민)와
<청연> 촬영현장, 일본 우에다를 가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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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날씨였다. 지난 5월23일 <청연>의 촬영현장인 우에다로 가기 위해 도쿄 나리타 공항에 내렸을 때, 하늘은 잔뜩 지푸린 얼굴이었다. 기자와 동행한 <청연>의 배우 겸 캐스팅디렉터 김응수씨는 비가 오면 내일 촬영이 취소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장 조바심이 일었다. 단 2박3일의 취재일정, 만약 24일 촬영이 취소된다면 아예 현장을 못 보고 돌아갈 수도 있겠구나, 싶어서다. 일요일 아침 8시에 인천공항에 도착해 12시에 도쿄에 도착했지만 촬영지인 우에다까진 여기서 차로 4시간을 더 가야 하니 잘못하면 하루를 촬영장에 도착하는 데만 쏟게 생겼다. 그런데 내일 비가 와서 촬영이 취소된다면? 생각하기도 끔찍한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아무튼 마음을 가라앉히려 우에다로 가는 버스 안에서 <청연>의 시나리오를 다시 한번 읽어본다. <청연>이라는 영화가 아니었으면 몰랐을 이름, 박경원. 그녀의 마지막 비행 때도 비가 왔다. 박경원
<청연> 촬영현장, 일본 우에다를 가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