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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명의 젊은 예술가들이 미국 텍사스주에 도착한다. 이들은 반 클라이번 국제피아노콩쿠르 본선 진출자들로, 나이와 국적은 물론 피아노를 시작하게 된 계기까지 다양한 배경을 갖고 있다. 예술은 스포츠와 다르다. 원칙적으로 예술에 줄 세우기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경연이 시작된 이상 탈락자와 순위가 발생하는 일 역시 피할 수 없다. 다행히 예술에 점수를 매기는 콩쿠르의 본질적인 모순은 음악을 대하는 예술가들의 태도를 통해 점차 해소된다.
<크레센도>는 2022 반 클라이번 콩쿠르 본선부터 결승까지의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경연 결과가 잘 알려진 까닭에 영화는 온전히 참가자들이 흘리는 땀방울에 집중할 수 있다. 세계 정치가 예술계에 미치는 영향 또한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국제올림픽위원회를 비롯한 많은 협회가 러시아 선수의 참가 자격을 박탈했다. 예술계에도 비슷한 논란이 일었지만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젊은 아티스트의 ‘소리’를 빼
[리뷰] ‘크레센도’, 증오와 경쟁으로 얼룩진 시대에 예술의 역할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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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초등학교 교사 카를라(레오니 베네슈)의 반에서 현금 도난 사건이 발생하고 터키계 학생인 알리(칸 로덴보스텔)가 의심을 받는다. 다른 아이들도 체육 수업 중 갑자기 사라지거나 몰래 담배를 피우려 하는 등 카를라의 신경을 긁는 행동을 계속한다. 한편 교사들만 드나드는 ‘티처스 라운지’에서도 지갑 속 돈이 사라지는 일이 발생한다. 카를라는 이번에는 범인이 분명하게 밝혀질 것으로 확신한다. 명백해 보이는 증거가 카를라의 노트북 카메라에 고스란히 찍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범인이 순순히 인정할 것이라던 카를라의 예측은 빗나가고 교사, 아이들, 그리고 학부모들까지 반기를 들며 그의 숨통을 조여오기 시작한다.
<티처스 라운지>는 독일의 다문화주의와 사회갈등의 인과를 뒤섞어 생각하는 반이민세력의 혼동에 단호하게 대처하는 영화다. 그리고 갈등의 진짜 원인을 찾아 단조 음악이 세차게 내리치는 학교라는 숲으로 걸어 들어간다. 그곳엔 아동 보호를 최우선으로 여기면서도 권한을 앞세워 아이
[리뷰] ‘티처스 라운지’, 도벽 충만한 학교에서 벌어지는 심리 술래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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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란티스의 왕, 아쿠아맨이 돌아왔다. 왕좌를 거부하던 전편에서의 모습과 달리 아서(제이슨 모모아)는 어느새 왕관의 무게를 견디며 정무를 수행 중이다. 가장 큰 변화는 메라(앰버 허드)와의 사이에 아들이 태어났다는 것이다. 낮에는 지상에서 메라와 같이 육아를 하고 밤에는 다시 아틀란티스로 돌아가 업무를 보며 그는 어느 때보다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한편 블랙 만타(야히아 압둘 마틴 2세)는 아쿠아맨에게 아버지 죽음의 원한을 갚겠다는 목표를 포기하지 않았다. 슈트를 보완하기 위해 아틀란티스 유물을 찾아 헤매던 중 남극의 한 유적에서 우연히 고대 유물인 ‘블랙 트라이던트’를 발견한다. 블랙 트라이던트가 작동하면서 블랙 만타에겐 막강한 힘이 주어졌으나, 블랙 트라이던트의 원료인 오리할콘이 남용되면서 지구에 이상 기후가 발생한다. 그로 인해 육지와 바다 모두 혼란스러워진 상황. 혼자 힘으로 블랙 만타를 처리하는 것이 불가능해지자 아쿠아맨은 이부동생 옴(패드릭 윌슨)을 탈옥시켜 함께 맞설
[리뷰]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 수중을 벗어난 모험, 교과서로 회귀하는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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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는 매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취향과 영감의 원천 5가지를 물어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이름하여 그들이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영화 <그랜 토리노>
구세대와 신세대의 교감을 풍부하게 표현한 작품. 자신의 시대를 마무리하는 한 인간의 이야기가 평온하게 흘러간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을 워낙 좋아해서 편하게 몰입해 볼 수 있었다. 주인공에게 많은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던 작품.
앨범 <토니 베넷 듀엣>
셀린 디옹, 빌리 조엘, 존 레전드, 폴 매카트니, 스팅, 스티비 원더 등 많은 거장 아티스트들이 토니 베넷과 한 앨범에 수록돼 있다. 연말을 맞이해 12월에는 이 앨범만 반복해 듣는 중이다. 신나고 아름다운 곡들이 많다.
시리즈 <오자크>
‘내가 가진 본성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남기는 넷플릭스 시리즈. 평범한 삶을 살던 인간이 마피아와 지독하게 얽혀가면서 그 누구보다 잔혹한 인간이 되어가는 과정을 선명하게
[LIST] 이진욱이 말하는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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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트랙 #2>
디즈니+ | 6부작 / 감독 김희원, 최정규 / 출연 금새록, 노상현, 전혜진, 손정혁 / 공개/ 12월6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뻔하디 뻔한 청춘, 존재감 제로 음악
도현서(금새록)는 뮤지션의 꿈을 접고 떡볶이 가게를 차리려고 급전을 모으는 중이다. 어느 날, 그녀는 페이를 두배로 준다는 의문의 피아노 레슨을 의뢰받는다. 레슨 장소에서 그녀는 4년 전 헤어진 전 남자 친구 지수호(노상현)를 만난다. 그는 과로로 인한 이명으로 피아노 소리를 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둘은 각자 목적에 따라서 레슨을 이어가기로 하지만 둘 사이에 젊은 싱어송라이터 케이(손정혁)가 등장하면서 둘의 관계는 조금씩 달라져간다. 디즈니+의 <사운드트랙 #2>는 <사운드트랙 #1>의 후속작이다. 뮤지션으로 살아가는 청춘의 러브 스토리라는 설정만 이어갈 뿐 배우도 다르고 서사도 다르다. <사운드트랙 #2>는 과거에 헤어진 두 연인의
[OTT 추천작] ‘사운드트랙 #2’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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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 8부작/ 감독 하병훈 / 출연 서인국, 박소담 / 공개 - 파트1 12월15일, 파트2 1월5일 예정
플레이지수 ▶▶▷ | 20자평 - 죽음은 정말 모두에게 공평할까?
한국의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1위로, 2위와 압도적인 격차를 보인다. 매년 치솟는 자살률과 대조적으로 낮아지는 취업률은 70만 취업준비생들을 모질게 괴롭힌다. <이재, 곧 죽습니다> 속 최이재(서인국)의 상황도 여느 청년들과 다르지 않다. 그는 졸업도 하기 전에 대기업의 최종면접까지 간 엘리트였다. 면접날 차에 치어 자살하는 남자를 우연히 목격하고 충격에 빠져 입사 기회를 놓치고 만다. 이후 이어진 7년의 공백기에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 그는 결국 빌딩 옥상에서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을 내리고 만다.
<신과 함께>를 비롯한 많은 작품이 사후 세계를 다뤘지만, <이재, 곧 죽습니다>가 구축한 세계관은 제법 참신하다. 저승에 도착한 이재 앞에 ‘죽음’(박소담)
[OTT 리뷰] ‘이재, 곧 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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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하늘에서 내려온 초능력을 갖게 된 짱구(박영남)는 운동회에서 신묘한 기술을 부리며 승리를 거머쥔다. 염력을 이용해 어질러진 장난감과 이부자리를 단번에 정리하니 엄마 미선(강희선)의 잔소리까지 피할 수 있다. 이토록 편리한 초능력의 매력에 푹 빠질 즈음, 짱구에게 잘못 정착한 초능력을 돌려받기 위해 초능력협회 학자가 찾아오고 악의 초능력과 선의 초능력이 길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편 악의 초능력을 손에 넣은 청년은 피해의식과 자기 연민에 사로잡혀 세상을 향한 강한 복수 의지를 드러낸다. 모든 것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상황 속에서 그는 필터 없이 마음대로 질주한다.
<짱구는 못말려> 시리즈 최초로 3D 제작에 도전한 <신차원! 짱구는 못말려 더 무비 초능력 대결전 ~날아라 수제김밥~>은 7년의 긴 제작 기간을 들여 완성했다. 앞서 3D 극장판을 선보인 <도라에몽: 스탠바이 미> 제작진이 참여했으며, 선례를 바탕 삼아 이 시도가
[리뷰] ‘신차원! 짱구는 못말려 더 무비 초능력 대결전 ~날아라 수제김밥~’, 7년을 뛰어넘은 기술적 시도, 7년 전에 멈춘 농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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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동안 봉인되었던 1500여점의 그림과 2만6천 페이지의 작업 노트가 발견되었다. 예술가의 이름은 힐마 아프 클린트. 이제까지 서양미술사에서 단 한번도 언급되지 않은 인물이다. 그러나 칸딘스키와 몬드리안보다 앞서 추상회화를 선보였다는 점에서 힐마는 미술사 전체를 다시 써야 할 정도의 파급력을 지니고 있다.
지금껏 은폐되었던 한 여성 화가의 생애를 좇는 작품이다.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 힐마는 미술학교에서 교양을 쌓은 엘리트이다. 그러나 여성에 대한 시대적 억압은 힐마에게 유령과 같은 삶을 강요했다. 감독은 이 예술가를 연약한 피해자로만 남길 생각이 없어 보인다. 힐마가 창조한 세계관은 기존 남성 철학자들의 ‘존재론’에 버금갈 정도로 매혹적이며 카메라는 이 부분을 집중 조명한다. 영화는 힐마의 사유를 담은 글귀와 작업물을 매치하는 데 시간을 할애하면서 우주의 본질을 깨우치기 위해 가시 세계 이상을 담아내고자 했던 예술가의 철학을 드러낸다. 힐마의 작품은 상대성이론, 양자역학과
[리뷰] ‘힐마 아프 클린트-미래를 위한 그림’, 앞으로 몇 번이고 역사를 다시 써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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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신교 교주 신택(김재록)과 탈북한 명선(정하담)이 경남 고성에 정착한다. 명선이 신택을 극진히 모시는 이유는 얼마 전에 죽은 아들을 부활시킬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10명이 모여 기도를 드려야 한다는 교주의 말에 명선은 어렵사리 포교를 이어나가지만, 교회를 중심으로 구성된 마을 사람들과 충돌한다. 설상가상으로 부활 의식이 난항을 겪으며 절대자에 대한 명선의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신세계로부터>는 보이지 않는 것을 믿을 수밖에 없는 한 여성의 고군분투를 그린다. 부활이라는 비현실적 목표에도 사람들은 점점 ‘화신 화당’에 모여든다. 사이비 종교를 다룸에도 영화는 전형적인 오컬트 장르의 톤을 유지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종교의 본질과 역할을 되묻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기성 종교인들은 신흥 종교를 전파하려는 외부인을 견제한다. 이에 맞서 명선은 “당신들이 믿는 예수님도 부활하지 않았느냐”며 항의한다. 믿음의 핵심 요소인 부활을 구체적 지명을 통해 로컬성으로 확장한
[리뷰] ‘신세계로부터’, 무릎 꿇고 입술을 열어 기도하라, 그러면 믿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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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해고 노동자들이 헬싱키의 한 노래방에서 마주친다. 안사(알마 포이스티)는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챙기다 해고되었고, 홀라파(주시 바타넨)는 술을 마신 채 건설 현장에 나갔다가 잘린 상태다. 절제된 배경과 데드팬 코미디를 노련하게 구사하는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세계 속에서 이들의 사랑은 좀처럼 성사되지 않는다. 그러나 <사랑은 낙엽을 타고>는 한 남녀가 끝내 서로에게 다가가는 과정을 그린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우크라이나 전쟁 소식을 제외하면 대체로 198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미장센은 동시대의 상황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음을 알린다. <사랑은 낙엽을 타고>는 그 어둠과 균형을 맞추려는 듯, 회색 조의 영혼에 희망의 빛이 들어차는 순간을 향해 어느 때보다도 부단히 나아가는 로맨스영화다. 아키 카우리스마키는 너무도 냉혹한 세상에서 거의 유일한 희망이 있다면 결국 사랑하는 일뿐이라는 사실을 유머처럼 던진다. 너무나 동화적인 방식으로 관객을 감동시킨다는 것이 유일한
[리뷰] ‘사랑은 낙엽을 타고’, 모던 타임즈에 응답하는 시린 영혼의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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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도리, 스프루스, 클레이, 플로이드, 브랜치 다섯 트롤 형제로 구성된 보이밴드 브로존. 한때는 정상급 아이돌이었으나 다이아몬드를 부술 수 있는 완벽한 화음을 불러야 한다는 부담에 무대를 역대급으로 망친다. 맏형이자 리더 존(에릭 안드레)의 독단적인 태도는 갈등에 불을 지피고, 그날 팀은 해체된다. 이후 홀로 남겨진 막내 브랜치는 브로존으로 활동한 과거를 숨기고 살아간다. 그로부터 20년 뒤, 브랜치(저스틴 팀버레이크)는 파피(안나 켄드릭)와 함께 친구의 결혼식에 간다. 그때 20년 만에 나타난 존이 결혼식장에 난입한다. 멤버였던 플로이드가 팝스타 벨벳과 비너에게 납치당해서 다이아몬드 감옥에서 재능을 착취당하는 중이란 것이다. 플로이드를 구하려면 팀을 모아서 완벽한 화음을 내야 한다. 브랜치는 뿔뿔이 흩어진 브로존을 모으기 위해 우여곡절을 겪으며 서서히 닫힌 마음을 연다.
<트롤: 밴드 투게더>는 드림웍스의 뮤지컬 애니메이션 <트롤> 시리즈의 3편이다. 여
[리뷰] ‘트롤: 밴드 투게더’, 너무도 완벽한 오색찬란한 화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