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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루이자 크로즈)와 드류(소피 로)는 자매 사이다. 둘은 해마다 다이빙하기 위해 바다를 찾는다. 함께 자동차를 타고 바다로 향하는 동안에 자매는 대화를 나누는데 둘은 서로의 근황을 잘 알지 못한다. 드류가 어머니와 살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도 메이에겐 큰 감흥이 없다. 오랜만에 바다에 몸을 담그는 드류는 탄성을 내지르지만 메이는 그저 심드렁하다. 바다로 빠져든 두 자매가 수심 5m 아래로 내려왔을 때 갑자기 돌덩이들이 아래로 쏟아진다. 급류에 휘말려 아래로 떨어진 언니 메이는 바위에 다리가 끼어 쉽사리 움직일 수 없다. 구조는 드류에게 달렸다. 수심 30m, 제한 시간 20분. 침착할수록 산소를 덜 쓴다.
자연을 무대로 하는 재난영화로 두 자매의 이야기가 바다 아래에서 펼쳐진다. 고립 상태에 빠진 메이에게 떠오르는 것은 가슴을 짓누르는 유년 시절에 대한 기억과 트라우마다. 수면 위에서 드류가 메이를 구조하기 위해 분투하는 동안 수면 아래의 메이는 과거를 수습하고 아버지와 동생을
[리뷰] ‘다이브: 100피트 추락’, 심연에서 마주하는 절망과 공포, 극복의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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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 기홍(박기홍)은 찌그러진 차 지붕이 걱정이다. 블랙박스에 흐릿하게 기록된 범인의 얼굴. 기홍이 세 들어 사는 집의 주인인 정환(안주민)은 범인을 찾으러 가자고 제안한다. 둘은 사고 현장인 피아노 학원 앞에 도착한다. 정환이 도어 록을 누르는 사이 기홍은 창문에서 누군가가 뛰어내리는 것을 목격한다.
<괴인>은 하나의 사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생긴 일상의 균열을 그린 기이한 영화다. 영화는 홍상수의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의 21세기 버전처럼 보인다. 차별점은 3040세대의 문제를 끌어들이며 동시대성을 갖는 데 있다. 부풀려진 희망과 그것을 지탱할 기반이 부재한 이 세대의 감각을 영화는 독특한 리듬으로 세련되게 연출한다. 여기에 인물간의 계급성을 건축적 요소에 풀어내며 사람간의 관계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것은 정환이 말하는 집의 컨셉인 ‘분리와 연결’에 함축되어 있다. 영화는 이 두 요소 사이의 균형을 흔들며 으스스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리뷰] ‘괴인’, 새하얗게 질린 한 남자의 머릿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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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김재경)는 쓰레기를 줍는다. 아파트 단지 안의 수거장에 버려진 쓰레기봉투를 몰래 집으로 들고 와서 다시 풀어헤친다. 지수에 의하면 쓰레기는 그것을 버린 사람의 흔적을 남긴다. 쓰레기를 살펴보는 것은 그것을 버린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이다. 그는 집에 가져온 쓰레기들을 분류하고 거기에서 얻은 정보들을 기록해 둔다. 그렇게 아파트 주민들에 대해 자잘한 정보들까지 꿰고 있는 지수의 옆집으로 낯선 남자 우재(현우)가 이사를 온다. 어느 날, 지수에게 우재가 버린 쓰레기를 주울 기회가 생긴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그것을 살펴보던 지수는 그에게서 흥미를 느낀다. 지수는 어떤 인간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자 한다. 이러한 욕망은 그에게 직업적인 것이기도 하다. 마케터인 그는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먼저 알아차려 상품을 기획해야 한다. <너를 줍다>는 그러한 지수에게서 외로움을 보기를 요구한다. 영화에서 어떤 혼란스러움이 감지된다면 바로 이 점에서다. 어쩌면
[리뷰] ‘너를 줍다’, 소박한 방식으로 반복하는 ‘혼자 사는 사람들’의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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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터에서 리딩 연습을 하던 배우들은 대사를 뱉는 데 부침을 겪는다. 때마침 지나가던 남자(김영민)가 배우들에게 한 가지 조언을 한다. 그 남자는 그저 지나가던 행인이라고 하기엔 필름이 소실되고 자료도 찾아보기 힘든 영화감독의 생전 작업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다. 배우들은 그 남자를 예술감독으로 생각하고 낭독극 연습을 함께한다. 남자의 조언을 따르니 대본 리딩은 일사천리로 수월하게 진행된다. 시나리오를 낭독하는 배우들도, 그것을 바라보는 남자도, 축음기 잡음과 함께 옛 노래가 흘러나오던 그 시절로 완전히 빠져든다.
1966년 작고한 영화감독 노필의 남겨진 시나리오로 낭독극이 기획된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공연은 취소되고 공연기록물을 남기려는 아이디어는 낭독극을 영화로 촬영하는 프로젝트로 전환되어 탄생한 것이 <붉은 장미의 추억>이다. 낭독극이 연극보다 재미를 줄 수 있는 건 배우도 청중도 모두 ‘말맛’에 더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말을 전문적
[리뷰] ‘붉은 장미의 추억’, 사장된 단어와 소실된 영화를 카메라 앞으로 불러낸 향수의 소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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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콜롬비아 보고타에 온 의사 부부 소피아 (카롤리나 가이탄)와 조쉬(앨런 호코)는 같은 호텔 객실에서 묵어야 한다는 사실에 난감해한다. 이혼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빈시간에 폭포 구경을 가겠다는 소피아가 걱정된 조쉬가 동행하면서 둘은 하이킹을 떠난다. 숲에 오르기 시작하자마자 자동차 강도를 만나면서 계획이 틀어지고 모래 늪에 빠지기까지 한 부부는 그토록 보기 싫어했던 서로의 얼굴을 보고 있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다.
이 영화는 옥죄는 결혼 생활과도 같은 모래 늪에 빠진 부부의 멜로드라마이기도 하다. 얼굴빼고 다 잠겨 말 그대로 입만 살아 있게 된 상황에서 둘은 강제적인 진심의 대화로 파탄 직전의 관계를 구출해낸다. 카메라는 육아로 인해 생긴 경력 단절과 재기에 대한 두려움을 고백하는 소피아의 얼굴과, 삶에 대한 불안으로 다시금 이르게 된 알코올 의존을 털어놓는 조쉬의 얼굴을 클로즈업해 인물들이 느끼는 감정을 풍부하게 표현한다. 약간의 서스펜스와 탈출
[리뷰] ‘퀵샌드’, 모래 늪에 빠져 부부관계의 회복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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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담> <곤지암>을 연출한 정범식 감독이 다시금 공포의 기운을 몰고 왔다. <뉴 노멀>은 흉악범죄가 만연한 시대에 언제든 위험해질 수 있다는 현대인들의 일상적 불안을 담은 옴니버스다.
혼자 살고 있는 여자(최지우)의 집에 점검을 나온 남자(이문식)가 들이닥치는 ‘엠’(M), 착한 일을 하고자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도운 남학생(정동원)이 사건에 휘말리는 ‘옳은 일을 해라’, 데이팅 앱으로 알게 된 사람을 만나러 간 여성(이유미)이 표적이 되는 ‘드레스드 킬’, 청년(최민호)이 인연을 찾는 의문의 편지를 따라나서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옆집 사는 여자(황승언)의 집에 숨어 들어간 남자(표지훈)가 비밀을 알게 되는 ‘피핑 톰’ , 편의점 아르바이트생(하다인)이 무례한 손님들 때문에 인간 혐오를 느끼는 ‘개 같은 내 인생’까지 6개 챕터로 구성됐으며 각 챕터의 고독한 인간들은 같은 세계에서 서로를 스쳐 지나간다.
영화는 우리 사회가 안전하지 못하
[리뷰] ‘뉴 노멀’, 불안정 시대는 반영하나 공포를 주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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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에 형식을 부여할 수 있을까. 또는 사랑하는 이의 죽음 뒤에 남겨진 사람이 짊어져야 하는, 쉽게 정리될 수도 없고 잡히지도 않는 감정들에 형식을 부여한다면 그것이 애도가 되는 것일까. 엄마의 죽음이라는 추상을 아직은 완전히 이해할 수 없을 어린 아들이 쓴 시를 마주하고 아버지인 이 영화의 감독은 영화의 어떤 형식이 가능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병든 엄마의 죽음이 가져다줄 충격이 걱정되어 감독은 아들에게 엄마의 마지막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는 1년 후에 함께 엄마의 무덤을 찾아가자고 아들과 약속할 수 있었다. <약속>은 엄마의 무덤에 이르기까지 그 1년여의 시간을 통과해나간 아들 시우와 감독 자신에 대한 기록이다.
하지만 기록이라는 말은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감독은 시우의 연습장에서 우연히 이 영화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을 <슬픈 비>라는 시를 발견한다. 자신의 슬픈 마음에 대해 썼다는 아들의 시를 보고 나서 감독은
[리뷰] ‘약속’, 애도에 수반되는 자연적 풍경의 사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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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평범한 오후, 주희(김주령)는 병원에서 유방암 가능성을 진단받는다. 같은 증상의 10명 중 1명은 암이라는 정보와 “그래도 9명은 (암이) 아니지 않냐”는 위로가 뒤섞인 진찰실에서 주희는 혼란을 떠안는다. 여전히 머릿속에는 암에 대한 진위 여부가 잔상처럼 남아 있지만 그는 자신의 일상을 이어나갈 대학 연구실을 찾는다. 연구비 지원과 사학연금 확인. 슬픔에 몰입할 새도 없이 처리해야 할 현실이 그 앞에 켜켜이 쌓여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명씩 그의 연구실 문을 두드리기 시작한다. <5시부터 7시까지의 주희>는 주희가 연구실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배우로서 미래가 불투명하더라도 요리사로 섰던 부엌으로 다신 돌아가지 않겠다는 졸업 예정자, 행사 진행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무용과 교수, 성적을 올려 달라고 조르는 재학생, 사랑의 의미를 묻는 제자까지….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만남이 주희를 반기고, 주희는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지난 삶을 되돌아본다.
[리뷰] ‘5시부터 7시까지의 주희’, 버스 안에서 읽은 단편소설처럼 선명한 자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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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는 매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취향과 영감의 원천 5가지를 물어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이름하여 그들이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화산귀환>
연기를 시작하고 나서부터 어느샌가 영화 속 연기가 가짜처럼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요즘엔 아예 허황하고 말 안되는 웹툰이나 애니메이션을 즐겨 보는데, 특히 웹툰 <화산귀환>을 재밌게 보고 있다. 덕분에 다른 무협지들까지 섭렵 중이다.
<진격의 거인>
스토리의 짜임새가 정말 탁월하다. 비교적 최근에 나온 애니메이션들은 화려하긴 하지만 내용에서 무언가가 느껴지진 않는 편이다.
<호문쿨루스>
너무 징그럽긴 하지만, 이런 유의 만화도 좋아한다.
<사채꾼 우시지마>
또 좋아하는 만화다. 단행본까지 다 샀다. 진짜 사람들이 나오는 것 같은 느낌이다.
범죄 다큐멘터리
요즘 (윤)미래 언니랑 같이 범죄 다큐멘터리를 자주 본다. 실제 살인마들의 인터뷰를 보
[LIST] 김형서가 말하는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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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탄적일천>
왓챠, 웨이브, 티빙 ▶▶▶▶
1980년대 초, 웨이칭(후인몽)은 유럽 유학 후 스타 피아니스트가 되어 고국 대만으로 돌아온다. 웨이칭의 옛 연인의 동생인 자리(장애가)는 웨이칭의 연락처를 수소문해 그녀를 만나고,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웨이칭과 연인이었으나 부모가 점지한 여자와 결혼한 오빠의 행복하지 못했던 삶, 그런 오빠와 달리 사랑하는 남자 더웨이(모학유)와 결혼했으나 위태로운 결혼 생활에 고통받았던 자신의 삶을 회고한다. 에드워드 양의 장편 데뷔작인 <해탄적일천>은 1970, 80년대 대만을 배경으로 미스터리로 점철된 삶의 본질을 은유한다.
<웬디와 루시>
티빙 ▶▶▶▷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반려견 루시와 함께 알래스카로 향하던 웬디(미셸 윌리엄스)는 차가 고장난 뒤 최후의 수단으로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훔치던 중 직원에게 발각되고 만다. 경찰서를 오가는 사이 루시마저 잃어버린 웬디는 루시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한
[OTT 추천작] ‘해탄적일천’ ‘웬디와 루시’ ‘노란문: 세기말 시네필 다이어리’ ‘보살핌의 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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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 연출 대니얼 미나한 / 각본 론 나이스워너, 디 존슨 / 출연 맷 보머, 조너선 베일리, 앨리슨 윌리엄스, 크리스 바워 / 플레이지수 ▶▶▶
1986년, 밀라노 부영사 발령 기념 파티 중이던 호킨스(맷 보머)는 자신을 찾아온 오래된 친구 마커스에게서 옛 연인 팀(조너선 베일리)의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한때 호킨스와 열렬히 사랑했으나 지금은 연락이 끊긴 팀은 에이즈로 고통받으며 삶의 마지막을 기다리고 있었다. 호킨스와 팀, 두 사람의 첫 만남은 195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상원 의원 매카시(크리스 바워)의 당선 기념 파티에서 만난 두 사람은 첫눈에 서로에게 반하고 격정적 사랑에 빠져든다.
토머스 말론의 2007년작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길 위의 연인들>은 195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정치, 사회적으로 혼란스러웠던 미국 워싱턴 DC를 배경 삼아 두 남성의 사랑을 그린 정치 로맨스 드라마다. 1화부터 상당한 수위의 러브신으로 구성된 바, 실제 동성애
[OTT 리뷰] ‘길 위의 연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