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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애니메이션의 실사영화와 일본 에로영화들이 속속 소개되고 있다. <크림레몬> 역시 이러한 맥락에 놓여 있다. 게임, 소설로 전환되면서까지 공전의 히트를 한 <크림레몬> 시리즈(1984∼93)는 드라마, 판타지, SF를 비롯한 다양한 장르적 시도를 보여주며 선풍적 인기를 얻었던 성인애니메이션의 전설. 안노 히데아키, 기타쿠보 히로유키 등도 작화가로 참여한 바 있는 애니판 <크림레몬>은 전형적 미소녀물로 1980년대 OVA시장을 발전시키는 데도 큰 공헌을 했다. 2005년부터 실사영화로 제작돼 일본에서 DVD로 발표됐던 것이 이번에 국내에서 극장 개봉된다. 소개되는 작품은 <미소녀 아미의 일기> <꽃봉오리의 모습> <꿈꾼 후에> <풀사이드의 아미> <소녀의 초상화> 이상 5편. 다양한 시리즈 중 가장 많은 인기를 얻은 여주인공 ‘아미’의 이야기가 이중 네편을 차지한다. 16살 아미(원 애니메이션에서
성인애니메이션의 전설 <크림레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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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이 자취를 감춘 결혼식장. 신부와 하객은 그의 행방을 찾던 도중 빈방에서 전화를 하고 있는 신부의 친구와 마주치고, 곧 그녀의 치맛자락 아래 들어가 있는 신랑을 발견한다. “어머, 신랑 친구인 줄 알았지 뭐야.” 뻔뻔스레 응답하는 여자는 광고회사 중역 카티야(제니퍼 러브 휴이트). 앙심을 품은 신부는 파티라면 사족을 못 쓰는 카티야를 골탕먹이기 위해 유명 인사들이 운집하는 호화로운 파티를 개최하고 그녀의 이름만 쏙 빼놓는다. 파티의 입장권인 황금열쇠를 얻기 위해 온갖 파렴치한 수단을 동원하던 카티야는 회사 엘리베이터에서 꿈꾸던 이상형(콜린 퍼거슨)을 만나고, 이름도 알지 못하는 그의 마음을 얻기 위해 분투한다.
<제니퍼 러브 휴잇의 컨페션>(이하 <컨페션>)은 <섹스 & 시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등 젊은 여성들을 매혹했던 ‘칙릿’의 감수성을 빌려오고자 하는 영화다. 광고회사라는 도회적이고 트렌디한 무대부터 시시콜콜 고
민망한 호들갑 <제니퍼 러브 휴잇의 컨페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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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는 법적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는 사회적 사명감과 고객의 이익을 실현해야 한다는 직업적 사명감을 동시에 품고 살아가는 존재다. 그 두개의 사명감은 종종 충돌해 변호사들은 딜레마에 빠지곤 한다. 의뢰인의 죄를 인정하고 법의 관용에 호소할 것인가, 죄를 모른 체하고 법의 허점을 파고들 것인가. <세븐데이즈>의 주인공 지연(김윤진)은 후자에 해당한다. 그녀는 의뢰인의 편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100%에 가까운 승률을 기록 중인 변호사다. 그러던 지연에게 최악의 사건이 벌어진다. 홀로 키우던 딸이 납치된 것. 유괴범은 공판이 7일밖에 남지 않은 살인용의자를 석방시키지 않으면 딸을 죽이겠다고 협박한다. 이제 그녀는 직업적 사명감이나 명예가 아니라 딸의 생명을 위해 무죄판결을 받아내야 한다.
그러나 <세븐데이즈>는 법정영화보다는 액션스릴러 장르에 가깝다. 살인혐의가 명명백백해 보이는 용의자의 살인혐의를 벗기기 위해 사건의 실체에 다가가려는 지연은 꽤 높은 물리적인 장
변호사의 분투기 <세븐데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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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괴물과 인간이 공존하던 암흑의 고대. 호르트가르 왕(앤서니 홉킨스)이 다스리는 덴마크 주민들은 정체불명의 괴물 그렌델(크리스핀 글로버)의 무차별적인 학살로 두려움에 떨고 있다. 물론 괴물이 존재하는 곳에는 언제나 영웅이 당도한다. 베오울프(레이 윈스턴)라는 젊은 전사가 열네명의 병사와 함께 호르트가르 성에 도착하고, 그들은 하룻밤 사이에 그렌델의 목숨을 빼앗아 덴마크의 영웅이 된다. 하지만 아들의 죽음에 분노한 그렌델의 엄마, 아름다운 물의 마녀(안젤리나 졸리)가 나타나 전사들을 무참히 도륙하고 만다. 그녀를 죽이려 혈혈단신 동굴로 들어선 베오울프는 그렌델이 호르트가르 왕의 자손이었음을 알게 되고, 그 역시 부귀영화와 권력을 유지해줄 테니 자신과 동침해 아들을 낳게 해달라는 유혹을 받게 된다. 제의는 받아들여지지만 무심한 운명은 50년 뒤 베오울프에게 되돌아온다.
<베오울프>는 퍼포먼스 캡처 기술로 만들어진 풀 CGI영화다. 모든 캐릭터는 실재 배우의 연기를 디지
‘어른들의 이야기꾼’ 저메키스 <베오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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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민주화운동 열흘 전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화려한 휴가>의 또 다른 버전은 아닐까 궁금하겠지만, 김현석 감독은 친절히 ‘99% 픽션’이라는 자막까지 넣어뒀다. 그를 설명할 수 있는 두 가지는 바로 야구와 더불어 소심한 남자의 지고지순한 순애보다. 그러니까 <스카우트>는 그의 이전 두 영화인 <YMCA야구단>(2002)과 <광식이 동생 광태>(2005)가 한몸으로 만난 영화다. 하지만 그 속에는 시대의 암울한 공기가 흐른다. 스포츠 에이전시의 세계를 다뤘던 <제리 맥과이어>(1996)의 한국적 저개발의 기억이라고나 할까?
1980년, 대학 직원 호창(임창정)에게 광주 출장 명령이 떨어진다. 광주일고 3학년 ‘괴물’ 야구선수 선동열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스카우트해오라는 것. 하지만 경쟁 대학이 이미 점찍어둔 상태고, 행방 역시 묘연해 출장 일수는 늘어만 간다. 그런 가운데 호창은 광주가 고향이자 옛사랑이기도 한 대학
비주류를 향해 바치는 찬가 <스카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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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은 혼란스럽다. 안토니오 반데라스의 두 번째 연출작 <춤추는 나의 베아트리체>는 청춘을 다루는 여타 영화들과 비슷한 태도를 견지하는 영화다. 소년도, 어른 남자도 아닌 십대 청년들은 불안정한 에너지로 가득 차 있다. 바보스럽게 낄낄대다가 잔인할 정도의 폭언을 쏟아내기도 하는 이들 무리는 딱 그 나이만큼의 고뇌를 짊어진 채 가족과 사랑, 미래를 고민한다. 초현실주의적인 느낌을 주는 몇몇 장면이나 빠른 템포의 음악도, 청춘의 카오스를 빚어내기에 적합해 보인다. 거기다 이 영화가 한 가지 덧붙인 것이라면 단테의 장편서사시 <신곡>이다. 1970년대 스페인의 작은 마을. 신장 하나를 떼내는 수술을 받은 미겔리토(알베르토 아마릴라)는 갑자기 <신곡>에 빠져들면서 시인이 되기를 소망한다. 그와 붙어다니는 친구들은 모두 세명. 불우하나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파코(펠릭스 고메즈), 동양무술에 심취한 바비, 그리고 모라탈라가 그들이다. 친구들과 수영장에서 소일하던
청춘의 카오스 <춤추는 나의 베아트리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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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 거울을 바라보는 소녀의 모습으로 시작한 영화는 세상을 응시하는 소녀의 모습으로 끝을 맺는다. 소녀는 그렇게 세상 밖으로 나온다. 아니 던져진다. 첫숏과 마지막 숏의 이러한 대조는 전수일 감독의 필모그래피에서 일종의 전환점과도 같은 <검은 땅의 소녀와>의 위상과 유사점이 있다. 전작 <개와 늑대 사이의 시간>이 동일한 강원도 탄광촌을 배경으로 기억의 편린들을 꿰맞추며 자신을 찾아가는 내면의 여정을 보여주었다면, <검은 땅의 소녀와>는 인물들이 하루하루 버텨가기에 급급한 검은 땅의 세상으로 그 시선을 옮긴다.
진폐증에 걸린 해곤(조영진)은 회사에서 쫓겨나고, 허름한 집 한채마저도 철거 대상인 형편이다. 광부들은 합병증으로 발전되지 않는 한 진폐증만으로는 아무런 보상도 받을 수 없다. 해곤은 철거 보조비로 보험조차 가입되지 않은 트럭 한대를 임대해 장사를 시작하지만, 정신 지체아 아들 동구(박현우)의 실수로 사고가 나면서 작은 희망마저도 빼앗긴다.
검은 땅의 세상 <검은 땅의소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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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색, 계>는 육체의 형형한 실존에 대한 영화다. 생(生)의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치열한 길항작용에 대한 영화이고, 지루한 세월이 폭발하는 찰나에 맞서 힘겹게 싸움을 벌이는 영화다. 혹은 시간은 불균질하고 공간은 윤회한다. 그리고 삶은 ‘지금 여기’와 ‘기타 등등’으로 나뉜다.
1938년 홍콩. 대학 연극반에 가입한 왕치아즈(탕웨이)는 대륙 침략의 야욕을 드러내고 있는 일본에 맞서 애국적 저항 활동을 벌이려는 광위민(왕리홍)에게 매료된다. 광위민이 친일파 핵심 인물인 정보부 대장 이(양조위)를 암살하려는 계획을 세우자, 이에 동조한 왕치아즈는 신분을 위장하고 미인계를 써서 이의 아내(조안 첸)에게 접근한다. 처음 본 순간부터 이와 왕치아즈는 서로에게 강렬히 이끌리지만, 급작스레 이가 상하이로 발령이 나 옮기는 바람에 암살 계획은 수포로 돌아간다.
1941년 상하이. 강력한 항일단체에서 활동하게 된 광위민이 평범한 생활로 돌아간 왕치아즈에게 3년 만에 찾아
육체의 형형한 실존에 대한 영화 <색,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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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성공가도를 달리는 자신만만한 남자가 있다. 경력만 화려한 줄 알았더니 아내에겐 가정적인 남편이요, 딸에겐 자상한 아버지다. 그림으로 그린 것 같은 이 남자의 삶은 그 완벽함 때문에 왠지 위태롭다. 아니나 다를까, 곧 그의 안온한 일생을 박살내는 악당이 등장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남자는 자신이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다시는 딸을 보지 못하리라 협박한다. 마이크 바커 감독의 스릴러 <더 버터플라이>에서 닐 랜달(제라드 버틀러)이 라이언(피어스 브로스넌)의 횡포를 순순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딸 소피의 납치다. 거기다 함께 붙잡힌 아내 애비(마리아 벨로)와 그가 회사와 관련해 저지른 몇 가지 비리들 역시 그의 발을 묶어놓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전까지 닐의 세계를 완전무결하게 보이게끔 한 모든 것들이 도리어 치명적인 비수로 돌아오는 셈이다. 게다가 라이언은 유례없이 잔인한 악당이다. 자신이 돈 따위에는 관심없다는 사실을 시사하듯 닐에게 전 재산을 인
아이리시 억양의 악당 피어스 브로스넌 <더 버터플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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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결혼식의 들러리로 만난 시트콤 작가 세스(프렌치 스튜어트)와 인테리어 디자이너 첼시아(브리짓 윌슨)는 첫눈에 서로에게 끌린다. “세번의 식사”라는 첼시아의 데이트 룰에 따라 허겁지겁 조건을 채운 두 사람은 속궁합을 확인한 뒤 동거에 들어간다. 여기까지가 이 영화가 보여주는 로맨틱코미디의 전부라면 나머지는 동거부터 시작한 커플의 충돌과 애증 병존의 남녀관계를, 시트콤과 관계조정 드라마의 성긴 조합으로 보여준다. 감독이 여성혐오자라는 의혹을 피할 수 없는 이유는, 결혼에 맹목적인 첼시아와 더불어 다른 여자 캐릭터들도 멍청하거나 이기적으로 묘사되기 때문이다. 갖은 공을 들여 프러포즈를 받으려던 첼시아의 사랑은 결혼의 수단으로 전락하면서 적대적으로 돌변한다. 영화는 파국으로 치달은 관계를 코미디로 표현하는데, 애완동물을 납치하고 제모제로 머리카락을 녹여버리는 등의 상황은 웃기기보다 황당하다. 세스가 각본을 쓰는 시트콤 <로니와 줄리엣>은 극중극의 구조로 악화일로의 관계를 재
충돌과 애증 병존의 남녀관계 <트러블 앤 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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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무기회사의 영국 판매부서가 헝가리로 워크숍을 떠난다. 시작은 좋았다. 그들이 할 일이라고는 사장이 소유한 호화 산장에서 며칠 푹 쉬는 것뿐이니 말이다. 하지만 <세브란스>는 슬래셔영화니 누구의 편안한 휴가도 보장하지 않는다. 먼저 헝가리인 운전기사가 숲 한복판에 일행을 내버리고 달아난다. 리더십이라곤 없는 부장이 팀원을 데리고 겨우 도착한 곳은 폐허나 마찬가지인 버려진 산장. 다음날 그들은 팀워크를 위한 페인트볼 서바이벌 게임을 시작하지만, 팀원 중 한명이 누군가가 설치한 곰덫에 다리 한쪽을 잃는 순간 목숨을 담보로 한 진짜 서바이벌 게임이 막을 올린다.
‘절단’이라는 의미를 지닌 <세브란스>는 스플래터 장면이 연속적으로 등장하는 슬래셔영화다. 하지만 <세브란스>의 거두절미 사지절단 장면들은 기꺼이 참아낼 가치가 있는 즐거움이다. 크리스토퍼 스미스의 <세브란스>는 전작 <크립>과는 달리 포복절도할 코미디 장면들을 잔뜩
포복절도 코미디 혹은 슬래셔 무비 <세브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