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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극장전>에서 멈칫거렸던 여행이 다시 시작됐다. 영화감독 중래(김승우)는 내켜하지 않는 미술감독 창욱(김태우)을 앞세워 서해안으로 향한다. 창욱이 애인이라 소개한 싱어송라이터 문숙(고현정)은 불청객이다. 불청객은 두 남자 사이에서 야릇한 감정선을 조율하는데, 중래에게 좀더 기회를 준다. 문숙에 따르면 “일단 자야 애인”인데 창욱과 뽀뽀만 했다고 밝혀주니 저지르기 좋아하는 중래의 엔진에 시동이 걸린다. 중래와 문숙이 잠자리를 갖기까지의 기승전결도 대단하지만 감정과 감성의 쓰나미는 그 다음이다. 중래는 약간 치사한 방식으로 문숙을 내친 뒤 홀로 서해안 여행지로 되돌아온다. 거기서 문숙을 닮았다고 여기게 된 선희(송선미)를 만나 또 한번 남성 엔진을 발진시키는데 문숙이 불쑥 찾아오는 바람에 새로운 삼각관계가 형성된다.
관계를 횡단하는 주체는 중래지만 그를 횡단하는 건 문숙이다. “우리가 (우주를) 의식해주지 않으면 우주는 무의미”하다고 믿는 문숙이 중래를 의식해주자 중
살가운 홍상수 영화, <해변의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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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로 간주될 수 있는 정보가 포함돼 있습니다.
아버지가 12년 만에 돌아왔다. 할머니와 엄마의 보살핌 아래 살아왔던 두 아들 안드레이(블라디미르 가린)와 이반(이반 도브론라보프)은 아버지(콘스탄틴 라브로넨코)의 느닷없는 귀향 혹은 침입이 탐탁지 않다. 집에 돌아온 날 오후 내내 죽은 듯이 자던 아버지는 식구들과 저녁식사를 함께한 다음날 “엄마가 허락했다”며 두 아들을 데리고 낚시 여행을 떠난다. 어디로 가는지, 왜 가는지 아버지는 말해주지 않는다. 그리고 여행은 아이들의 생각과 달리 하나도 즐겁지 않다. 아버지는 시종 강압적이고 명령조이며 엄격하다. 여행 일정도 마음대로 바꾸는 바람에 안드레이와 이반은 질질 끌려다니다시피 한다. 그 와중에도 형 안드레이는 아버지에게 순종하려고 노력하지만 동생 이반은 드러내놓고 반항한다. 위험수위를 넘실대는 갈등과 다툼, 침묵과 강압 속에서 세 부자는 쪽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어딘지도 모를 외딴섬에 이른다.
<리턴>은 7개의
부자관계에 관한 이야기, <리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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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운에게 웃음의 감각을, 그리고 워킹 타이틀에서 드라마 만듦새를 훔쳐온 뒤 이를 성정치학적 관점에서 재구성한다면 어떻게 될까. 또는 워킹 타이틀이 류덕환을 캐스팅해 동아시아판 <빌리 엘리어트>를 만든다면 어떻게 될까. 또는 <헤드윅>이 류덕환의 몸을 빌려 다시 태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천하장사 마돈나>는 여자가 되고 싶은 고등학생이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씨름판에 뛰어든다는 이야기다. ‘천하장사’와 ‘마돈나’를 용접시킨다는 게 신선한데, 그 방식은 이렇게 익히 보아온 장르적 관습을 충실히 따르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야무진 개성이 돋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천하장사 마돈나>는 적어도 세 가지 장면에서 이들 영화를 뛰어넘는다.
첫 장면은 씨름부 로커에서 감독(백윤식)이 동구(류덕환)에게 샅바를 매주는 장면이다. 햇살이 비스듬히 따뜻하게 사제지간 사이로 내리는데 이렇게 따뜻한 사제지간, 동시에 이렇게 무심한 듯 자애롭게 방목하는 스승은 유
동아시아판 <빌리 엘리어트>, <천하장사 마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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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희(성현아)는 남자친구 지우(하정우)가 자신을 지겨워한다고 느낀다. 세희는 사랑을 되찾기 위해 다른 사람이 되기를 꿈꾼다. 그 방법은 성형수술을 해서 자신의 얼굴을 바꾸는 것이다. 그리고 세희는 종적을 감춘다. 지우는 휴대폰도 정지시키고 집도 이사한 세희를 찾아다닌다. 다른 여자를 만나기도 하고 옛사랑에 빠져보고 싶기도 하지만 지우는 세희를 잊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만 확인한다. 세희와 추억을 나눈 섬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얼굴을 천으로 휘감은 여인을 만난 지우는 새로운 사랑의 희열을 느낀다. 그러나 지우는 이 낯선 여자 새희(박지연)가 누구인지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지우는 세희의 흔적이 발견되자 새희에게 헤어지자고 하고, 새희는 세희의 존재에 절망감을 느낀다. 새희는 또 성형외과를 찾아간다.
여기서 시간은 일정 구간 사이의 경과 시간이 아니라, 시간이라는 틀 안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의 운명에 가깝다. 얼굴을 바꾸기 전까지의 시간. 얼굴을 수술해서 바꾼 뒤의 시간. 그 두개의
시간의 틀 안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의 운명,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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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서 초상화를 그리며 살아가는 화가 준오(김도윤)는 극심한 두통과 청각장애에 시달린다. 그런 준오에게 여자친구 제니(장유하)는 알약을 계속 사다 주지만 준오의 두통은 점점 심해져만 가고, 급기야는 초인적인 능력이 새어나오기 시작한다. 한편 강력반 형사 기수(손호승)와 성민(손병욱)은 연쇄살인현장에서 준오의 지문을 채취하고 그를 쫓기 시작한다. 준오 역시 자신이 갖게 된 특수한 뇌파 조절능력과 연쇄 살인사건에 모종의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직감하고, 자신이 그동안 누군가한테 끊임없이 감시당하고 통제당해왔음을 깨닫는다. 모든 것은 뇌파를 조절할 수 있는 신인류를 둘러싼 거대한 음모였던 것이다.
음모론
신태라 감독은 8년 전 서울역에서 전단 한장을 받았다. “저는 실험을 당했습니다. 그때부터 내 몸이 이상해졌고, 환청도 들립니다. 저는 감시당하고 있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전단 돌리는 남자는 금새 사라져버렸고, 신태라 감독은 그가 미친 것이 아니라, 알 수 없는 거대한 힘에
초저예산 독립 SF영화, <브레인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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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래(김승우)는 영화감독이다. 시나리오가 잘 안 풀리는 참에 미술감독인 후배 창욱(김태우)을 데리고 여행을 가볼까 한다. 그런데 유부남인 창욱이 애인을 데려온다. 음악가 문숙(고현정). 셋은 서해안의 신두리 해수욕장에 도착한다. 그런데 느낌이 이상하다. 여행길에서 문숙과 중래는 창욱을 따돌리고 하룻밤을 같이 지낸다. 서울로 돌아온 뒤, 중래는 이번에는 정말 시나리오를 쓰겠다고 결심하고 다시 신두리에 간다. 거기에서 선희(송선미)를 만난다. 첫눈에 중래는 그녀가 문숙을 닮았다고 느낀다. 그래서 인터뷰할 겸 그녀와 만남의 자리를 마련하고, 이번에는 선희의 친구 유경(최반야)을 따돌리고 둘이 하룻밤을 보낸다. 그때쯤 문숙도 신두리에 다시 온다. 그리고 중래와 선희가 함께 펜션으로 들어가는 것을 발견한다. 머리끝까지 화가 난 문숙, 그 방을 찾아가 소란을 피운다. 우여곡절 끝에 이제 중래는 다시 문숙과 단둘이 있다. 이틀 뒤, 이번에는 선희가 중래의 방을 찾아와 문숙을 불러낸다. 두 여자는
아슬아슬한 연애담, <해변의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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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겨울, 케이트 포스터(샌드라 불럭)는 정들었던 레이크 하우스를 뒤로 한 채 시카고로 떠난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떼기 전 그녀는 다음 세입자에게 자신 앞으로 오는 우편물이 있으면 보관해달라는 짧은 메모를 써서 우편함에 놓아둔다. 포스터가 떠난 뒤 그곳을 찾은 이는 건축가 알렉스 와일러(키아누 리브스). 포스터의 메시지를 전해받은 와일러는 그녀의 메모에서 몇 가지 의아한 점들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녀와 자신 사이에 2년의 간극이 있음을 알게 된다. 2004년에 머물러 있는 와일러와 2006년을 살고 있는 포스터. 시간을 넘나드는 우편함의 마법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던 그들은 서로에게서 천천히 사랑을 느낀다.
한국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들
2001년 이후 20여편에 달하는 한국영화의 판권이 해외로 팔렸다. 그중 현재까지 제작을 마친 작품은 3편. 국내에서 올해 8월10일 개봉한 타이영화 <더 레터>는 박신양과 최진실이 출연한 최루성 멜로 <편지>의 리
<시월애>의 리메이크작, <레이크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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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섬의 지각 아래에 있는 플레이트의 대이동으로 일본 전역에서 지진이 발생하고, 과학자 다도코로(도요카와 에쓰시)는 일본의 침몰까지 338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곧 일본 전역이 지진과 화산 폭발로 흔들리기 시작하고, 죽은 수상을 대신해 위기관리의 전권을 이양받은 문부과학장관 다카모리(다이치 마오)는 다도코로의 도움을 받아 열도의 완전한 침몰을 막기로 결심한다. 핵폭탄보다 더 큰 위력을 지닌 N2 폭탄을 투여함으로써 바닷속으로 열도를 끌고 들어가는 플레이트를 열도에서 분리시킨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1차 시도에서 폭약은 심해 속으로 사라지고, 잠수정 파일럿 오노데라(구사나기 쓰요시)가 돌아올 길 없는 2차 시도에 나선다.
<일본침몰>의 원작
<일본침몰>은 SF작가 고마쓰 사쿄의 73년작 동명 소설과 같은 해 개봉한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영화와는 달리 고마쓰 사쿄의 원작은 방대한 양의 과학적 조사에 입각해서 쓰인 ‘하드 SF(Ha
일본에 남겨진 희망은 없다! <일본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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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에 물든 13구역은 높다란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곳을 지배하는 룰은 오직 하나, 독재자 타하(비비 나세리)의 말뿐이다. 그러나 악의 소굴에도 희망은 있다. 13구역에서 나고 자란 레이토(다비드 벨르)는 타하의 범죄에 홀로 맞서면서도 13구역을 쉽게 포기해버린 정부 역시 믿지 않는다. 그러던 중 핵미사일이 탈취당하는 일이 벌어지고, 특수요원 다미엔(시릴 라파엘리)은 미사일을 해체하기 위해 레이토와 함께 13구역으로 향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그곳에 말 못할 음모가 도사리고 있음을 깨닫는다.
맨몸 액션
마약을 하수구로 흘려보낸 레이토가 악당들에게서 도망치는 초반부 시퀀스. 레이토는 동네 토박이답게 벽을 타고 넘는가 하면, 난간과 난간을 오가며 계단을 내려가고, 13구역 내의 모든 옥상 구조를 훤히 꿰고 있는 듯 건물과 건물 사이를 훌쩍훌쩍 건너뛴다. 그 어떤 와이어나 특수효과도 사용하지 않았음을 과시라도 하듯 배우의 몸을 집요하게 쫓는 카메라가 관객의 눈을 현혹한다. 러
맨몸 액션, <13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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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되기 위해 웃통 벗고 씨름판에 나선 뚱보 소년의 이야기. 어릴 때부터 마돈나를 동경하며 자란 소년 동구(류덕환)는 졸업하는 즉시 ‘여자’가 되겠다는 야무진 꿈을 갖고 있다. 그는 수술비 마련을 위해 학업도 뒤로하고 갖가지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정신없다. 하지만 일자리를 잃은 뒤 매일 술로 삶을 탕진하는 아버지 때문에 동구는 알뜰히 모아뒀던 돈을 하루아침에 날리게 된다. 실의에 빠져 지내던 동구는 어느 날 우연히 씨름부 감독(백윤식)을 만나게 되고, 씨름대회에서 우승하면 5백만원의 장학금을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마돈나가 되기 위해 샅바를 잡은 소년은 과연 자신의 꿈을 멋진 뒤집기 한판으로 이룰 수 있을까. <품행제로> <안녕! 유에프오> <아라한 장풍대작전> 등의 시나리오를 함께 썼던 이해영, 이해준 감독의 데뷔작. 영화를 보면, “동구를 통해 경쾌하고 즐거운 성장의 도약을 보여주겠다”는 두 감독의 출사표가 헛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씨름부
여자가 되기 위해 씨름판에 나선 소년 이야기, <천하장사 마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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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패러디영화의 왕도를 가고 있는 <무서운 영화>. 그 네 번째 이야기가 왔다. 귀여운 팔불출 안나 패리스와 귀신도 두려워하지 않는 레지나 홀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레슬리 닐슨의 모습도 볼 수 있다(그는 <총알탄 사나이> 때의 인연 덕분인지 데이비드 주커가 연출하기 시작한 <무서운 영화3> 때부터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번에 무서운 영화가 패러디하는 영화는 <쏘우> <우주전쟁> <브로크백 마운틴> <밀리언 달러 베이비> <그루지> 등이다.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주접을 떨던 톰 크루즈도 <무서운 영화>의 레이더를 벗어나지 못했다.
<무서운 영화>는 공포영화인가요?
물론 아니다. 2000년 처음 시작된 이 시리즈물은 당시 인기를 끌었던 영화들을 패러디하며 ‘B급 웃음 지랄탄’을 날렸다. 코미디언 키넌 아이보리 웨이언스가 연출을 맡았고 그의 형제인
시리즈 패러디영화의 왕도, <무서운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