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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영화감독 외에 다른 꿈을 꿔본 적이 없다는 김창훈 감독은 한때 생활고에 시달리며 힘든 시기를 보낸 적이 있었다. 장편 시나리오를 쓸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면서 생계를 유지할 방법을 궁리하다 모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화란>은 당시 김창훈 감독이 경험했던, 환경이 인간에 미치는 영향과 악순환을 녹여낸 시나리오였다. 의붓아버지로부터 오랜 가정 폭력을 당해온 소년 연규(홍사빈)는 명안시의 범죄 조직에서 중간 보스를 맡고 있는 치건(송중기)을 만나면서 그 역시 폭력성을 학습하게 된다.
- 한재덕 사나이픽처스 대표가 <화란> 시나리오를 눈여겨봤고, 이후 송중기가 관심을 보이면서 프로젝트에 속도가 붙었다. 주인공 연규 역에 과감하게 신인 홍사빈을 캐스팅한 점도 눈에 띈다.
= 코로나19 때였다. 한재덕 대표님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데 조건을 따지지 않고 진짜로 하고 싶은 작품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더라. 그렇게 &l
[인터뷰] ‘화란’ 김창훈 감독, 파국의 삶에 한 줄기 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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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라는 시그니처 사운드가 영화계로까지 퍼졌다. 10여년간 힙합 음악계의 정상을 지키던 그레이와 <발레리나> 음악감독이란 직함의 싱크로율은 그 결과로 증명됐다. ‘젊고 세련된 감각’이라는 다소 추상적 표현이지만, <발레리나>의 음악과 영상미가 만족시켜준 오감의 말초적 쾌감을 부정하긴 어렵다. 보통의 음악 앨범 작업량까지 웃돌았던 그의 헌신은 15개의 트랙이 꽉 들어찬 O.S.T 앨범의 풍만함에서도 느껴진다.
- <발레리나>에 참여한 계기는.
= 내 음악을 선보인 지 10년쯤 됐다. 새로운 시도로서 영화음악 작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몇년 전부터 해왔고, 지난해쯤엔 의지가 더 강해져서 회사 대표에게 직접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마침 그 한달 뒤쯤 <발레리나> 영화음악 작업 제안이 들어왔다. 무조건 도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발레리나>측에서 음악을 제안한 이유는.
= 나도 그게 가장 궁금했다. 이충현 감독님의 전
[인터뷰] ‘발레리나’ 그레이 음악감독, 피를 부르는 춤의 선율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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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은 처음엔 주황색이었다가 피처럼 붉은색이었다가 그리고 보라색, 파란색이 돼요.” 데뷔작 <버닝>에서 전종서가 분한 해미의 대사는 이후 배우 전종서의 행보를 선언하는 문장으로도 손색없다. 전종서가 스크린과 TV에서 연기한 캐릭터들은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 스크린이라는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 투수 전종서가 작정해 던진 수많은 직구들을 관객들은 매번 예측할 수 없는 변화구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노을이 돼 천변만화의 필모그래피를 폭주하던 전종서는 <발레리나>의 옥주를 만났다. 혈혈단신 친구 민희(박유림)의 복수혈전에 나서는 옥주는 전종서의 어떤 캐릭터보다도 묵묵하고 묵직한 여자다. 전종서 또한 <발레리나>가 배우 인생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 옥주가 주인공인 것에 비해 옥주에게 친절한 서사는 아니다. 옥주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은 그가 두세 차례 매장에서 무언가를 구매할 때뿐이다.
= 옥주가 어떤 사람인지는 오프닝
[인터뷰] 캐릭터와 나 사이의 접점을 찾는다, '발레리나' 배우 전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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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야구 입시생들의 성장담을 세밀한 터치로 그려낸 <낫아웃>의 이정곤 감독이 이번엔 한뼘 더 자란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다만 그 방식이 자못 과격하고 기발하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거래>는 우발적으로 친구를 납치한 두 젊은이의 일탈을 따라간다. 납치물의 틀을 빌려왔지만 <거래>는 청소년 이상 어른 미만의 청춘들의 미묘하고 아슬아슬한 관계가 핵심이다. 곤경에 처한 청춘들이 벌이는 납치극은 해프닝을 넘어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가고, 그럴수록 긴장과 스릴의 쾌감도 증폭된다. 여기에 한국 사회 청춘들이 마주하는 계급의 벽과 현실의 잔인함을 사실적으로 녹여내 공감대를 높였다. 어제의 친구가 오늘의 인질, 내일의 공범이 되는 휘몰아치는 전개의 무대 뒷이야기를 전한다.
- 동명의 웹툰을 시리즈화했다.
= <낫아웃> 개봉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제작사 플레이리스트에서 연락이 왔다. 웹툰 <거래>를 바탕으로 한 시리즈 연출 제
[인터뷰] ‘거래’ 이정곤 감독, 청년 세대의 고민과 애환을 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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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품언으로도 알려져 있는 에스더 리우는 2003년 대만의 걸그룹 스위티로 데뷔하며 커리어를 시작했다. 가수로 데뷔한 해에 드라마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통해 연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선검기협전> <나의 귀여운 시어머니> <미래마마> 등 드라마에서 자기 앞의 생을 명확히 인지하고 힘차게 걸어나가는 여성을 열연한 에스더 리우는 넷플릭스 시리즈 <화등초상>의 ‘하나’ 역으로 대만을 넘어 전세계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에스더 리우는 올해 영화 <내 사랑 샐리>로 처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를 찾았다. 그간 우수에 젖은 대만 도시 여성을 주로 연기했던 에스더 리우는 이번 작품에서 화장기 없는 얼굴로 시골 양계장 살림에 여념이 없는 30대 후반의 미혼 여성 휘준을 연기한다. 하나뿐인 남동생의 결혼식을 준비하던 휘준은 “범띠 여자는 대가 세 새신랑의 기를 꺾는다”라는 무당의 점지에 따라 동생의 결혼식에
[인터뷰] '내 사랑 샐리' 배우 에스더 리우, 여성의 초상을 그려내는 작업에 사명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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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11일부터 16일까지, 순천에서 첫 번째 남도영화제가 열린다. 남도영화제는 전남 지역 고유의 자연, 음식, 관광 등 문화 자원을 한껏 활용한 종합 축제로서 첫발을 내디딘다. 외연만 커다란 게 아니라 내실도 튼튼하다. <무진기행>의 김승옥 작가를 직접 초빙한 김승옥 특별기획 등 지역색을 살린 부대 행사는 물론, 지역 영화인과 영화문화 활동가를 육성하기 위한 여러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영화제의 원활한 시작이 가능했던 이유는 10~20년간 전남의 영화·영상 기반을 닦아온 전남영상위원회(이하 전남영상위)의 몫이 크다. <동백아가씨> 등을 연출했던 다큐멘터리스트이자 현재 전남영상위·남도영화제의 사무국장으로 활동하며 영화제 업무를 총괄한 박정숙 사무국장을 만나 남도영화제의 시작을 엿봤다.
- 남도영화제를 개최한 배경은.
= 전국 지역 중 관광 실적이 최상위권인 전남이지만, 영화 관련 문화는 약하다. 총인구가 200만 명쯤 되는데 인구 대비 극장 수와 극장
[인터뷰] 남도영화제 시즌1 순천, 영화의 정원을 거닐다, 박정숙 남도영화제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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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과 경험은 성장의 좋은 밑거름이다. 배우 유수빈은 이미 <사랑의 불시착>, <인간실격>, <스타트업>, <D.P.> 시즌2 등 여러 작품에서 활약했음에도 여전히 자신의 연기가 모자라고 아쉽다고 고백했다. 성장이란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지하는 결핍과 갈망에서부터 출발한다. 수줍게, 하지만 명료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로 옮기는 이 신중하고 듬직한 배우의 원동력 역시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있다. <거래>에서 홀로 고립된 납치 피해자 역은 늘 팀의 일부로 활약했던 그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언젠가 연출에도 도전하고 싶다는 그는 좋은 이야기를 찾아내는 눈과 거기에 생기를 부여할 줄 아는 성실함을 지닌 배우다. 모자람을 알고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그는 배우로서 무럭무럭 자라는 중이다.
- 민우는 처음엔 납치극의 피해자였는데 점점 한편이 되는 것처럼 보이는 독특한 캐릭터다. 그의 선택에 따라 상황은 더 엉망이 되고, 이야기는 점
[인터뷰] 청춘의 표상, ‘거래’ 유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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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 재효는 모종의 이유로 학교에서 퇴학당할 위기에 처한다. 재효는 갓 전역한 준성(유승호)을 민우(유수빈)와의 술자리에 부른 뒤 민우가 인사불성으로 취하자 자신의 자취방에 민우를 납치, 감금한다. 그리고 민우 엄마(백지원)에게 몸값으로 현금 10억원을 요구한다. 배우 김동휘는 그런 재효를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스스로를 세뇌하는 캐릭터”라 요약했다. 하지만 재효와 달리 김동휘는 재효의 궤적을 시청자에게 납득시키기 위한 수많은 연기적 근거를 마련해두고 있었다.
- 재효와 준성은 오랜 친구였다가 범죄의 공범이 되고 또 서로의 눈엣가시가 된다. 두 사람의 사이를 어떻게 규정했나.
= 준성이 전역 당일 재효를 만나러 온 걸 보면 두 사람은 둘도 없는 친구였을 것이다. 그래서 둘의 관계가 계속해서 변해도 단짝이라는 점은 가져가려 했다. 재효가 준성을 납치극에 끌어들인 이유 또한 준성을 진심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혼자 저질러도 되는 범죄지만 준성의 상황도 여의치 않으니 그냥
[인터뷰] 주도하고 계획한다, ‘거래’ 김동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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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출발을 하고 싶은 어떤 절박함이 있는 거다.” 유승호는 <거래>의 준성을 그렇게 묘사했다. 배우 자신의 인상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다. 웃을 때면 사정없이 휘어지는 반달눈과 소년 같은 미소는 여전하지만, 표정을 거두고 난 유승호의 얼굴엔 무엇이든 쉽게 담판 짓지 않으려고 고민하는 인간의 우수가 묻어나온다. 5살에 데뷔해 31살이 된 지금, 유승호는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존재할 수 있어서” 택한 배우의 일에 여전히 혼란해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그는 어느새 해사한 얼굴 뒤에 걸린 짙은 그림자를, 중후하게 나이 들 미래를 궁금하게 하는 배우가 됐다. KBS 사극 <꽃 피면 달 생각하고>(2021) 이후 첫 OTT 시리즈에 진입해 30대의 새 행로를 개척 중인 유승호를, <봉이 김선달>(2016) 이후 7년 만의 <씨네21> 인터뷰로 만났다.
- 이정곤 감독의 전작 <낫아웃>에서 정재광 배우가 보여준 반골 기질의 이미지가
[인터뷰] 이유 있는 딜레마, ‘거래’ 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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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납치할 수밖에 없었던 두 남자와 친구들에게 납치당한 남자. <거래>는 이 기구한 소동에 발 묶인 친구라는 이름의 낯선 자들에 대한 이야기다. 경쾌한 스포츠물의 동료이거나 우정 맺힌 청춘물의 일원일 수도 있었던 유승호, 유수빈, 김동휘는 비좁은 자취방에 갇혀 서로를 묶고 묶이는 처량한 현실을 살아내기로 한다. 그들은 속고 속이는 스릴의 방아쇠를 쥘 때조차 누구 하나 머뭇대는 법 없이 차례로 팽팽히 겨눈다. 10월6일 웨이브에서 공개되는 8부작 납치 스릴러 <거래>의 끈끈한 삼각관계를 소개한다. 친구, 인질, 공범을 오가는 세 남자의 속사정. 들여다볼수록 퍽 절박하고도 흥미롭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거래>의 유승호, 유수빈, 김동휘 배우와의 인터뷰가 계속됩니다.
[커버] 세 남자의 속사정, ‘거래’ 유승호, 김동휘, 유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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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5년, 고도화된 AI에 의해 LA에 핵폭탄이 터진다. 수많은 희생자가 나온 이후, 미국 정부와 서방 동맹국은 전에 없던 AI와의 전쟁을 선포한다. 반면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새롭게 재편된 뉴아시아는 AI와 공존하는 삶의 방식을 채택해 융화를 이뤄간다. 이 AI를 설계한 크리에이터, 니르마타는 도대체 누구인가. 그를 제거하려는 서방국 작전에 참여한 조슈아 테일러(존 데이비드 워싱턴)는 아이의 얼굴을 한 AI 알피(매들린 유나 보일스)를 만나 혼란에 빠진다. 침략하느냐 침략당하느냐, 정복하느냐 공존하느냐. 다소 이분법적이고 제국주의적으로 비쳐지는 <크리에이터>의 세계관은 거기서부터 질문을 건네기 시작한다. 천진난만한 아이의 말을 통해 AI 전쟁의 모순을 살핀 개러스 에드워즈 감독과 화상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이후 7년 만의 작품이다. <크리에이터>를 연출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로그 원: 스
[인터뷰] '크리에이터' 개러스 에드워즈 감독, 의심하고 질문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