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와 작업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결국 남는 건 작품의 흥행보다도 사람이다.”
섭식 장애를 앓는 일타 수학 강사 최치열(정경호)과 전 핸드볼 국가대표 선수로 지금은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남행선(전도연). 드라마 <일타 스캔들>은 전혀 다른 세계에 살던 두 사람이 밥이라는 매개체로 만나 서로에게 스며드는 이야기다. 5주 연속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마지막 2화를 앞둔 시점에는 18.9%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교육열 높은 동네의 학원가를 둘러싼 부모와 학생들 이야기에 쇠구슬 살인사건이라는 미스터리까지 더해져 전 연령층에 어필하며 인기몰이를 했지만, <일타 스캔들>은 오랜만에 드라마로 복귀한 전도연과 정경호의 로맨스 케미스트리, 사교육계의 스타라고 할 수 있는 일타 강사라는 흥미로운 캐릭터가 돋보인 드라마였다.
정경호는 ‘스타’라는 수식어가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배우다. 친구들이 스타가 되라고 붙여줬다는 ‘정 스타’라는 별명 외에도 그가 처
[인터뷰] ‘일타 스캔들’ 정경호, 좋은 사람의 까칠한 매력
-
<분노의 질주> 프랜차이즈가 끝을 향한 질주를 이어간다.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할 3부작의 두 번째 편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가 5월 개봉을 앞두고 첫 번째 공식 예고편을 공개했다. 3분45초 길이의 예고편은 도미닉 토레토(빈 디젤) 패밀리를 상대로 복수를 계획해나가는 새로운 악역 단테(제이슨 모모아)의 이야기와 이에 저항하는 주인공의 거침없는 액션을 응축해 담고 있다. <트랜스포터: 엑스트림> <인크레더블 헐크> <타이탄> <나우 유 씨 미: 마술사기단> 등으로 화려한 액션을 선보인 루이 르테리에 감독은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를 통해 또 어떤 새로운 장을 열까.
- 처음 이 영화의 연출을 맡게 됐을 때 어땠나.
= 흥분이라는 말로는 부족했다. 흥분 그 이상의 감정으로 벅차오르며 동시에 두려움도 느꼈다. 나는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엄청난 팬이라 지금까지 작업해온
[인터뷰]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 루이 르테리에 감독, “시리즈의 전통을 충실하게 잇는다”
-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의 준영은 분실된 스마트폰으로부터 정보를 수집한 후 이를 토대로 살인을 계획한다. 영화의 제작보고회에서 김태준 감독은 준영을 연기한 임시완에 대해 “최신형 스마트폰이 사람이 된다면 그”라는 말을 했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연쇄살인마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스마트폰 자체가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작품이다. 때문에 임시완이 가진 정확한 기질을 조금만 비틀면 새로운 유형의 공포 기제를 만들 수 있다.
- 원래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기획된 영화가 아닌데도 넷플릭스라는 플랫폼과 굉장히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 이건 너무 자화자찬 같은 말이지만…. (웃음) 일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넷플릭스를 트는 게 어느덧 습관이 됐는데,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예고편을 보면서 이건 내가 참여하지 않았더라도 보고 싶었을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넷플릭스에서 직접 영화를 봤는데, 신기하게 넷플릭스 로고가 앞에 뜨니까
[인터뷰]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임시완, “이 역을 안 하고는 배길 수가 없겠더라”
-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의 나미는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에게 극을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에 배우가 보여줘야 할 안정감은 천우희가 영화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출연을 고민했던 지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천우희는 <써니> <곡성> 등에서 보여줬던 강렬한 캐릭터성은 물론 직장인 여성 누구나 대입할 만한 보편적 얼굴 또한 갖춘 배우다. 스마트폰을 잃어버린 후 연쇄살인마 준영(임시완)에게 쫓기는 나미의 감정적 낙차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의 서스펜스를 탁월하게 조형한다.
-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읽은 감상은.
=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매번 다르다. 캐릭터가 기억에 남아 선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번 작품은 세 인물의 관계도가 흥미로웠다. 반전이 과하지 않으면서 인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계속 바뀌는 구성이 흥미로웠다. 나미의 시점으로 전개되지만 준영과 지만(김희원)의 관
[인터뷰]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천우희, “스마트폰에 찍히는 모습을 연기할 땐 내가 감독이 된다”
-
-
국내 개봉 이전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촬영상, 편집장, 각본상) 노미네이트 소식을 먼저 알린 <TAR 타르>는 베를린 필하모닉의 첫 여성 상임 지휘자 리디아 타르(케이트 블란쳇)의 자기 파괴적인 욕망과 예술을 향한 숭고한 사랑을 점묘화처럼 세세하게 분화하여 그려낸다. “내가 곧 오케스트라의 시간이다”라는 말을 반복하는 그는 최상단의 권력자로서 시계추를 불균형하게 움직이며 자신의 힘을 확인하지만, 동시에 성 소수자로서 자신을 세상에 계속 설명하고 납득시켜야 하는 번거로움을 떠안는다. 강자와 약자, 포식자와 피식자, 다수성과 소수성. 이분법적으로 나뉘는 현실의 점검표 앞에서 많은 관객은 토드 필드 감독의 의중을 궁금해할 것이다.
- 처음 <TAR 타르>를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 이 캐릭터에 대해 오래 생각해왔지만 정확히 어떤 모습으로 그려야 할지 막막했다. 그러다 록다운이 막 시작된 2020년 3월
[인터뷰] ‘TAR 타르’ 토드 필드 감독, “권력에 대하여”
-
정회린이 <다음 소희>에서 자신이 맡은 준희에게 낯가림 없이 다가갈 수 있었던 첫 번째 이유는 영화 촬영이 고향 전주에서 진행됐기 때문이다. “중고등학교 시절 만날 걷던 길거리”를 준희가 되어 친구 소희(김시은)와 함께 누빌 때 그는 감회가 새로웠다. 두 번째 이유는 닮은 성격 때문이다. 준희에게서 그는 “밖에서는 밝은 척해도 집에 돌아오면 생각에 잠기던 내향적인” 자신을 발견했다. 준희 나이대에 전주와 서울을 오가며 스트리트 댄서로 활동하던 시절, 서울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려 애쓰던 자신도 봤다. 준희가 마냥 밝은 아이는 아니지만 소희와 놀 때나 라이브 방송을 켜면 영락없이 풋풋한 소녀라 “지금 내 안 어딘가에 남아 있을 10대의 발랄한 면모”를 끄집어내 캐릭터의 속을 채워갔다. 정주리 감독에게 보낸 감사 편지에도 썼듯 ‘나’를 닮은 ‘너’를 연기하면서 “치유되는 느낌을 받았고, 자신을 미워했던 시기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영화 보길 좋아하던 정회린은
[WHO ARE YOU] ‘다음 소희’ 정회린
-
- 반면 차태현 배우는 극중 토르라는 강아지와 가장 많이 호흡을 맞췄다.
차태현 어쩌다 보니. (웃음) 토르가 퍼그라 그런지 코를 고는 듯한 그르렁 소리를 많이 낸다. 이래서 촬영이 가능하겠냐는 우려도 있었는데, 살을 빼면 좀 나아질까 해서 촬영 전에 토르가 다이어트를 좀 했다. 그랬더니 소리가 잦아들더라. 나중엔 그르렁 소리가 토르가 고양이처럼 기분 좋을 때 내는 소리라는 설정이 따로 추가됐다.
유연석 그런 식으로 개들에게 맞춰 설정을 바꾸거나 즉흥적으로 생겨난 신들이 있었다. 예를 들면 웃음 포인트라고 생각한 장면들이 막상 단순히 코미디로만 표현하기 어렵기도 했고, 또 담담하게 가려던 신에서 감정이 올라오기도 했다. 주인에게 학대당하던 개를 구조하는 장면에서도 원래 내가 울먹이는 설정이 아니었다. 그런데 잔뜩 움츠리고 있는 개를 보니 예상치 못하게 감정이 올라와서, 결국 민수가 울먹이며 진국에게 가는 것으로 신이 바뀌었다.
- 로케이션도 다양했다. 새 집사를 찾기 위해
[인터뷰] ‘멍뭉이’ 유연석, 차태현 "배우들과 제작진의 진심이 전달되기를"
-
- <멍뭉이> 시사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유연석 배우가 눈물을 보였다. 그만큼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이 느껴졌는데.
유연석 아니, 정말로 지금까지 제작발표회나 기자간담회에서 그렇게 울어본 적이 없다. (웃음) 스스로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내가 출연한 작품을 보면서 이만큼 많이 울고 웃은 게 언제였나 싶다. 가공되지 않은 개들의 모습을 보니 감동이 크더라.
차태현 개를 키우는 입장이라 더 그랬을 거다. <멍뭉이>는 전에 극장에서 시사를 한번 했었고 이번에 다시 본 건데 처음 봤을 때만큼 여전히 재밌고 뭉클하고, 메시지가 잘 와닿았다.
-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도 울림이 컸나.
유연석 시나리오를 받은 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이었는데 당시 다른 영화들과는 확실히 결이 달랐다. 블록버스터도 아니고 예상치 못한 반전이 있거나 자극적인 소재도 아니었는데 그 자체로도 신선하다는 인상이었다. 무엇보다 영화가 잔잔하게 전하는 메시지가 좋아서 이 시나
[인터뷰] ‘멍뭉이’ 유연석 배우가 난생 처음 기자간담회에서 눈물을 보인 까닭
-
결혼을 약속한 애인이 알레르기로 인해 개와 함께 생활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 민수(유연석). 고민 끝에 사촌형 진국(차태현)과 루니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김주환 감독은 과거 함께했던 강아지에 대한 애정을 담아 전작 <청년경찰> <사자>와는 다른 결의 드라마를 보여준다. 유기견 센터에서 만난 토르, 폭력적인 주인을 피해 집 안에 틀어박혀 있던 공주 등 이들의 여정에 참여한 개의 숫자도 점점 늘어간다. 북적이는 개들과 함께 찾아낸 가족의 의미에 관해 유연석, 차태현 배우는 각자의 진심을 들려주었다.
두 사람과 대화를 나누며 극중 개들을 어루만지는 이들의 손길이 유독 따뜻했던 이유를 깨달았다. 개를 키워본 입장으로서 차태현은 반려인의 실질적인 고민에 공감하고, 유연석은 유기견의 상황에 통감하며 촬영이 끝난 후 리타를 입양했다고 말한다. 애정은 어떤 방식으로든 티가 나기 마련. 그러니 개 알레르기가 있는 애인을 위해 반려견 루니의 새 집사 면
[커버] 사랑하니까, 가족이니까: ‘멍뭉이’ 유연석, 차태현
-
-<애프터썬>이 일으킨 반향은 실로 놀랍다. <사이트 앤드 사운드> <가디언> <인디와이어>가 선정한 올해의 영화 1위에 올랐고, 딸과 함께 튀르키예로 여름휴가를 떠난 젊은 아버지 캘럼을 연기한 배우 폴 메스칼이 2023 아카데미 시상식의 남우주연상 후보로 지명됐다. <애프터썬>이 이같은 지지와 공감을 이끌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이 영화가 슬픔의 표현일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슬픔을 초월하는 사랑에 관해 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째서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자신의 경험과 강하게 연결시키는지 정확히는 알지 못하겠다. 다만 나와 편집감독은 캘럼이 겪는 정신적 투쟁의 ‘가독성’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가령 내 단편영화들은 많은 것을 더 암시적으로 처리했기에 의미 있는 소수의 관객만 설득했고, <애프터썬>에서는 그 비율이 반전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아마도 인간의 내면과 정신적 문제에 대해 점점 더 많은
[인터뷰] ‘애프터썬’ 샬롯 웰스 감독, “기억하려 애쓰는 몸짓”
-
희대의 사기꾼 노상천(허성태)이 사망한 후 8년이 지난 현재,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이는 연쇄살인사건에서 희생자들은 전부 노상천을 가해자로 지목했다. 수상함을 감지한 강력계 형사 구도한(장근석)과 인터넷 매체 기자인 천나연(이엘리야)은 사건에 숨겨진 비밀을 하나둘 추적해간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미끼>의 연출을 맡은 김홍선 감독은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손 the guest> <보이스> 등의 전작과 달리 이번 작품에선 인물들의 심리를 그려내는 데 주목했다고 전한다. 2006년, 2010년, 2023년 세개의 시간대를 오가며 드라마가 진행되는 만큼 “각 화의 부제를 유의 깊게 보면 흐름을 짚을 수 있을 것”이라는 단서도 전했다.
- <미끼>의 시나리오 단계부터 참여했다고.
= 그동안 소위 말하는 센 작품들을 많이 해서 상대적으로 편하게 연출할 수 있는 범죄 스릴러를 기획해보고 싶었다. 김진욱 작가와 긴밀하게 대화를 나누며
[인터뷰] 쿠팡플레이 ‘미끼’ 김홍선 감독, “욕망이라는 미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