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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코는 식탁이 불편하다. 가족이 함께 모여 식사를 하는 시간에 그녀는 저항감을 느낀다. 겉으로 보면 평범하고, 행복해 보이지만, 노리코네 가족은 서로 ‘관계하고’ 있지 못하다. ‘집단자살’이란 키워드로 일본사회의 병폐를 읽어냈던 <자살클럽>의 소노 시온 감독이 그 연작으로 <노리코의 식탁>을 만들었다. 영화가 완성된 지 2년 만의 한국 개봉이지만, 그는 여전히 영화의 메시지는 유효하다고 말했다. 영화의 홍보를 위해 한국을 찾은 그를 만나, 영화 속 가족의 불안과 그 해답에 대해 물어보았다.
-<노리코의 식탁>은 당신의 ‘자살서클 3부작’ 중 두 번째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영화를 구상하게 된 계기는 뭔가.
=<자살클럽>을 만든 뒤 한 회사로부터 영화를 소설로 써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영화와 똑같은 내용의 소설은 재미가 없을 것 같았다. 전혀 다른 내용으로 소설을 썼고 그게 <자살서클: 완전판>이다. <노리코의 식
일본사회의 어디에서건 불안을 느낀다, 소노 시온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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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재 싸이더스FNH 공동대표의 이미지는 아웃사이더의 그것이다. 학생 시절, 침을 찍찍 뱉으면서 짝다리도 꽤 짚어봤을 법한 인상의 그는 영화계에 들어와서도 주류의 안정적인 길보다는 자신만의 주변부 노선을 밀어붙여왔다. 같은 말이라도 단상에 올라 정돈된 태도로 하기보다 청중 뒷줄에서 육두문자를 써가면서 이야기할 것만 같은 그는 이를테면 비주류형 인간이다. 그래서 “학교 다닐 때 무슨 ‘장’자 붙은 자리를 맡아본 적”도 없었을 그가 한국제작가협회(이하 제협)의 신임 회장이 됐다는 소식은 다소 의외였다. 그것도 한국 영화계가 혹한의 시련을 앞두고 있으며, 제작자의 위상이 바닥으로 떨어진 이 위기의 순간에 말이다. 하긴, 난세에는 무과를 나온 엘리트 장군보다 민병들을 이끄는 평민 출신 우두머리가 더 큰 힘을 발휘하기도 했으니 그가 이 시점에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60여개 회사의 수장이 된 것은 괴이한 일만이 아닐 수도 있다. 제협 회장 당선 직후 그가 밝힌 “격랑을 헤쳐가야 하는 선장의
제작자가 살아야 영화가 산다, 차승재 싸이더스FNH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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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코타, 내게도 목도리를 줘!
흠, 흠, 마이크 테스트를 하고 있습니다, 이제 됐군요.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샬롯의 거미줄>에 출연한 스프링 돼지 윌버라고 합니다. 스프링 돼지가 뭔지 궁금하시다고요. 스프링 돼지란 봄에 태어나서 크리스마스가 되면 입에 사과를 물고 통구이가 되어야만 하는 돼지를 말한답니다. 뭐, 정확하게 말하자면 저는 윌버 역으로 출연한 돼지 50마리 중 하나예요. 하지만! 다코타는 자기처럼 눈이 파랗다면서 저를 가장 예뻐했다고요. 그러니까 제가 이렇게 다코타를 소개하려고 이 자리에 나온 것 아니겠어요? 그럼 지금부터 예쁘고 영리하고 사려 깊은 다코타 패닝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사실 조금 질투가 나기는 하지만 다코타는 이미 사랑하는 애완동물이 있다고 해요. 두살에 글을 읽어 네살에 초등학교 1학년으로 월반을 했다는 똑똑한 다코타지만 어린아이는 어린아이인지, 아주 어릴 적부터 강아지가 갖고 싶다고 엄마에게 졸랐답니다. 그런데 엄마는 언제나 “
<샬롯의 거미줄>의 스프링 돼지, 다코타 패닝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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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후花>는 <영웅>이나 <연인>에 비해 육중하다. 육중함이란 규모의 문제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인물들의 관계를 휘감은 비극의 공기를 장이모가 장인의 풍모로 표현해냈다는 뜻이다. 그 점을 양식적으로 체화해낸 배우들(특히 주윤발)의 몫도 컸다. 장이모가 추구하는 점 중 하나인 하이테크적 탐미주의의 믿음은 몹쓸 만큼 더 강성해졌지만, <황후花>는 <영웅>이나 <연인>이 담지 못했던 비극성을 둔탁하지만 힘있는 골격으로 갖추고 있는 영화다. 중국 내에서는 엄청난 흥행 기록도 세웠다. 그 점에서, 장이모는 <황후花>가 중국 ‘상업영화’의 미래를 보장하는 보험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이기 위해 지금 블록버스터가 중요한 것이지 개인적으로 이런 영화를 계속 찍을 생각은 아니”라고 덧붙인다. 그의 이 말을 어느 정도 진의로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그는 과연 하이테크 블록버스터로 지은 천년왕국에
화려함으로 비극의 의미가 더 커지지 않을까, <황후花> 감독 장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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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선생님을 <이어도>에서 뵙고선 정말 좋아했거든요.” 애정고백의 연속이다. 지난 1월20일, 2007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서 상영된 고 김기영 감독의 영화 <이어도>는 지난 30년간 잊혀졌던 배우 이화시와의 만남을 주선했다. 이미 영화를 통해 이화시를 영접했던 관객은 그녀를 실제로 만난 기쁨에 말을 잇지 못했고, 관객과의 대화 뒤에도 몇몇 관객은 차마 그녀에게 다가서지 못한 채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그들에게 이화시는 전설에나 등장할 법한 신비의 여인인 듯싶었다. 빨간 저고리를 흩날리며 신문으로 얼굴을 가린 채 눈으로 이야기를 하는 이어도의 여인. 그녀는 모여든 관객과 사진을 찍고 사인을 남기면서도 자신을 향한 관객의 시선에 눈을 맞추며 화답했다.
<이어도>에서 손민자를 연기한 이화시는 <파계> <흙> <살인나비를 쫓는 여자> <반금련> 등 김기영 감독의 여러 영화에서 묘한 눈빛연기로 관객을
30년만에 돌아온 <이어도>의 배우 이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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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홍보를 위해서 <유재석·김원희의 놀러와>에 나간다고 들었다. 이런 TV 오락프로그램은 처음 아닌가.
=처음이다. 영화사에서 나갈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줬다. 빼도 박도 못하게. 이번에는 영화가 보여지고, 대화 내용도 영화 위주라니까 나가는 거다. 그런 홍보가 어딨냐. 그리고 두 작품 연속해서 망하다보니 방송만한 매체가 없겠더라.
-<열혈남아> <사랑을 놓치다> 같은 영화들이 흥행이 안 돼 지난해엔 속상했겠다.
=어쩔 수 없는 거다, 뭐. 지난해 상황에서 어떤 영화가 흥행을 했겠냐. 내 운이 거기까지인데. 개인적으로는 지난해까지 너무 안 좋아서 이게 2007년을 시작하는 의미의 영화이기 때문에 무조건 잘됐으면 좋겠다. 그런데 이건 흥행을 말하기에 너무 미안한 영화다.
-그래도 흥행이 될 것 같나.
=모르겠다, 진짜 모르겠다. 민감한 작품 같다. 예전에는 관객에게 ‘영화를 많이 봐줘서 범인을 잡자’고 말하곤 했는데, 이것도 곡해하면 속 보
즐거운 자학을 위하여, 설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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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수로 6년 만의 연기 복귀작이다.
=그동안 연기를 안 하겠다고 한 적은 없다. 좀더 잘할 수 있는 작품을 고르다보니 시간이 길어졌고, 겁이 많아졌다. 한편으로는 많은 분들이 오래 쉬었다고 해주는 게 고마울 때도 있었다. 아직도 배우 김남주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구나 싶더라. (웃음)
-그동안 김남주의 캐릭터는 트렌디 드라마의 도시여성 이미지가 지배적이었다. 하다못해 <왕초>의 민재도 신여성이다.
=그런 이미지가 없는 게 아니지만 사람들이 모르는 또 다른 내 모습도 분명히 있다. 어떤 드라마나 CF에서도 내가 어떤 모습으로 비쳐졌으면 좋겠다고 계획한 적은 없다. 오히려 처음에는 털털하고 보이시한 이미지로 출발했다. 하지만 CF 이미지가 오랜 시간 강조되다 보니까 나를 우아하고 완벽한 이미지로 평가하더라. 실제로는 전혀 럭셔리하지 않다. 커피도 다방커피만 좋아한다. (웃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의 느낌이 어땠나.
=저항능력이 없는 아이를 상대로 범죄를 저지른다는
우아함을 깨버린 도전, 김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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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왜 그랬대? 설경구와 김남주가 영화에 함께, 그것도 부부 역할로 출연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의 첫 반응은 그런 것이었다. 지독한 놈, 징그러운 놈, 상종하기 싫은 놈의 이미지가 뚜렷한 설경구와 널찍하고 잘 꾸며진 P아파트에서 세련된 정장을 입은 채 커피잔을 지그시 들고 있을 것 같은 우아한 여성 김남주의 만남이라니. 그렇게 상극처럼 보이는 두 사람은 2월1일 개봉하는 <그놈 목소리>에서 각자의 기존 이미지를 벗어던졌다. 설경구는 시청자의 인기를 얻고 있는 번듯한 앵커로, 김남주는 노메이크업 상태의 주부로 나온다니, 그 조화가 궁금해질 법도 하다.
그러나 이 부부를 놓고 조화나 어울림 같은 것을 따질 여유는 없다. 1991년 일어난 ‘이형호군 유괴사건’을 바탕으로 하는 <그놈 목소리>에서 이들 부부는 사랑하는 아들을 유괴범에게 납치당하는 절박한 입장에 처하기 때문이다. 가슴이 메이고 숨이 막히며 정신이 까마득해지는 두 사람은 각자의 아이를 떠올리며,
유괴, 피말리는 시간 속에서, <그놈 목소리>의 배우 설경구, 김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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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건 믿음과 의리다
매니저치고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알리고자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건 진정 대중 앞에 나서야 하는 주인공인 배우들의 그림자 안에서 지내는 생활이 몸에 뱄기 때문일 터. 매니지먼트 업체 나무엑터스의 김종도 대표 또한 그런 부류에 속한다. 그가 그동안 좀처럼 매체에 얼굴을 비추지 않았던 건 다소 험악한 분위기의 외모 탓은 아니었을 것이다. 하긴 문근영, 김태희, 김주혁, 김지수, 김민정, 도지원, 유준상, 홍은희, 김효진, 김강우, 송지효, 김혜성 등 30명 가까운 톱클래스 연기자를 돌보다보면 그림자 밖을 벗어날 시간도 별로 없어 보인다. 창립 3년 만에 싸이더스HQ 등과 함께 한국 매니지먼트 산업의 정상권에 선 나무엑터스의 김종도 대표를 환한 양지로 잠시 불러냈다.
-무척 바빠 보인다.
=매니지먼트 사업은 연초 비즈니스가 1년을 좌우한다. 상반기에 어떤 작품에 들어갈지 정해야 하반기에도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상반기에 삐거덕거리면 하반기에도 삐거덕
매니지먼트사 나무엑터스 김종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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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의 설렘을 기억하는 여우
“그림 좀 다시 보여줄래요?” 아무래도 걱정되나보다. 손예진은 사진기자에게 자신의 표정과 자세가 ‘얹혀질’ 애니메이션 장면을 재차 보여달라 한다. 하긴, 스튜디오에 거울 하나 세워놓고 “자, 이제 여우비로 변신해주세요”라는 난감한 주문을 천연덕스럽게 소화하는 일이 쉽진 않을 것이다. “합성이 될 최종 그림을 상상하면서 표정을 지어야 하니까 좀 힘들긴 하죠.” 이런 난처한 경험이 처음은 아니다. 촬영을 끝내고 난 뒤, 손예진은 <천년여우 여우비>(1월25일 개봉)의 캐릭터 스케치만을 보고서 10살배기 소녀와 100살 먹은 오미호(五尾狐)로 수시로 둔갑해 갖가지 기성(奇聲)을 흘려야 했던 때의 곤혹스러움부터 털어놓는다. 덧붙여 자신의 목소리가 진기한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던 순간의 설렘과 기쁨에 대해서도 슬쩍. 난생처음 목소리 연기를 하면서 느꼈다는 그의 감정들은,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인 요요들과 함께 인간세계에 뛰어든 뒤 사랑이라는 낯선 기류
애니메이션 <천년여우 여우비>의 ‘여우비’ 목소리 연기한 손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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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만나러 가면 합석하는 입장이 되거나 누군가 합석하러 온다. 1년 전 영화사봄에서 독립해 영화사집의 대표가 되기 전이나 된 뒤나 어김없다. 인터뷰 섭외가 쉽지 않은 배우나 감독과의 합석이니 반가운 일이다. 딱딱한 비즈니스보다 사적인 이야기가 꽃피는 자리이니 더더욱. 또 그와 대화를 나누다보면 절대보안의 화제작을 포함해 충무로 기대작 시나리오를 훤히 꿰뚫고 있다. 많은 배우들이 그에게 친구처럼 자문을 구해오기 때문이다.
신생영화사로 박진표 감독의 <그놈 목소리>와 허진호 감독의 <행복>을 잇따라 개봉하고, 충무로 ‘블루칩’ 감독들과 또 다른 후속작을 다듬고 있으며, 나아가 새로운 범주의 프로덕션을 꿈꿀 수 있는 건 다 이유가 있는 셈이다.
이유진 대표는 잘나가던 광고사의 고참이 될 무렵 훌쩍 사표를 던지고 <정사> 마케팅으로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은 뒤 <비밀>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4인용 식탁> <
첫 작품 <그놈 목소리> 내놓는 이유진 영화사 집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