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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부호의 장남으로 태어나 풍각쟁이는 안된다는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가수로 데뷔했다. 베트남전에 파병돼 2년간 복무했고, 전역 후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노래 <님과 함께>를 발매해 대한민국 가수 중 최초로 ‘오빠’라 불렸다. 1980년대 군사정권의 정치적 탄압을 받아 낙향, 도미했지만 이후에도 <빈잔> <둥지> 등이 두번이나 역주행 히트하며 70대 후반의 나이에도 여전히 현역 가수로 무대에서 절정의 가창력을 뽐낸다. 영화래도 ‘이건 설정 과다 아니야?’라는 소리를 들을 법한 이 서사의 주인공은 가수 남진이다. 영화 <오빠, 남진>은 올해 6월 출간된 동명의 도서와 마찬가지로 한국 근현대사, 대중음악사, 팬덤문화사에서 남진이 차지하는 좌표를 짚고 그가 각 역사의 흐름을 어떻게 선도했는지 설명한다. 여전히 ‘영원한 오빠’, ‘원조 오빠’로 소개되는 일이 가장 좋다는 가수 남진과 <씨네21>이 나눈 대화를 전한다.
- 한국
[트랜스크로스] 오빠의 긍지, 가수의 책임감, <오빠, 남진> 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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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국회를 호령했던 유능한 정치부 기자 상연(김재화)은 발달장애를 지닌 아이 지우(빈주원)를 낳게 되면서 180도 다른 삶을 살게 된다. 경력은 중단되고 지우의 치료와 학교생활을 뒷바라지하느라 상연 본인의 인생이 완전히 사라질 정도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상연은 지우의 쌍둥이 누나 지수(이하린)의 따스한 말 한마디, 같은 처지인 대학 선배 영화(김채원)의 현실적인 조언, 지우가 가져다주는 작은 행복에 힘입어 삶을 이어간다. 불가항력적인 삶의 혼란 앞에 선 상연은 대개 슬퍼하며 때론 지나치게 섬뜩하고 종종 묘할 정도로 행복해한다. 이처럼 갈피를 잡기 힘든, 한 인간의 복잡다단한 감정을 날것 그대로 드러낸 김재화 배우의 연기는 평소 인물의 ‘무표정과 심연’을 드러내고 싶었다는 그의 목표에 굉장히 가까이 닿은 듯하다.
- <밀수> 인터뷰 때 양양으로 이사 갔다는 근황을 전했다. 생활은 어떤지.
= 이사 간 지 만으로 딱 2년째인데 아주 만족스럽다. 아예 자리를 잡으려
[인터뷰] 상연이 재화에게, <그녀에게> 배우 김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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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기억법> <너는 나의 봄> <돼지의 왕> <어쩌다 마주친, 그대> <이로운 사기>까지. 2020년대 들어 배우 김동욱은 무게감 있는 작품을 선택해왔다. 그렇기에 그가 코믹극 <강력하진 않지만 매력적인 강력반>(이하 <강매강>)에 출연한다는 소식은 의외로 다가왔다. 그의 필모그래피를 돌아보면 그 안엔 일찍이 일일시트콤 <못 말리는 결혼>(2007)이 있었고 MBC 연기대상 수상작인 오피스 코미디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2019)이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SNL 코리아>에 2번 출연했고, 2022년 <씨네21>과 가진 인터뷰에선 “코믹 연기는 내가 제일 잘하는 분야라는 자부심이 있다”라는 말까지 한 적 있다. 그러니까 사실 김동욱은 코미디 장르와의 재회를 그 어떤 배우보다 기다려왔는지 모른다. 그에게 선택받은 <강매강>은 <하이킥!&g
[인터뷰] 코미디에 진심, <강매강> 배우 김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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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나쁜 남자’가 각광받던 시절이 있었다. 로맨스 드라마의 가난한 여자주인공에게 적대적인 말을 쏟아붓다가 결국 사랑에 빠지고, 벽에 여자를 밀치며 강제로 키스하는 장면이 ‘사랑’이라고 포장되던 시절 말이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헤테로 로맨스를 소비하던 여성들은 ‘유해한 남성성’(toxic masculinity)의 범람을 경계하며 공생 가능성 있는, 최소한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것 같은 남성의 조건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지난 몇년간 ‘선하게 잘생겼다’며 각광받던 남자배우들, 이를테면 박보검이나 차은우의 인기를 이같은 맥락에서도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로 상한가를 올린 정해인 역시 ‘무해함’의 대표주자로 호명되던 스타였다.
오랫동안 정해인은 누군가에게 험한 소리를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남자였다. 선하고 해사한 얼굴로 다정하게 말하는 그가 위협의 주체가 되는 것은 좀처럼 상상되지 않는다. (본능적으로 ‘우리 편’, ‘나쁜 편’을
[커버] 과시 없이 본질에 가닿는, <베테랑2> 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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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 박스오피스에서 선전한 <메리 마이 데드 바디>의 스핀오프로 넷플릭스 시리즈 <정강 경찰서>가 나왔다. 전작의 산업적 성공이 시리즈화에 끼친 영향이 있나.
청웨이하오 <메리 마이 데드 바디>에 대한 시장 반응을 알기 전에 시리즈화를 결심했다. <메리 마이 데드 바디>를 촬영할 때부터 이미 허광한과 배우들 사이의 케미스트리가 남다르다는 것을 확신했고, 이 그룹을 중심으로 범죄 코미디 시리즈를 확장한 것이다.
인전하오 황당하게 웃기면서도 범죄 수사를 정교하게 풀어나가는 코미디가 목표였다. 동시대 시청자들에게 유효한 오락거리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에 대한 나름의 답이기도 하다. 복잡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볍게 볼 수 있는 미니시리즈에 일상을 치유하는 힘이 있다고 봤다. <정강 경찰서>는 그리 길지 않은 에피소드 구성이기 때문에 시리즈를 한번에 몰아볼 수 있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 ‘잘못
[인터뷰] '한끗 차이로 웃기기', 2024 국제방송영상마켓 찾은 넷플릭스 시리즈 <정강 경찰서> 청웨이하오, 인전하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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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스토어와 굿즈 대란부터, 푸바오를 보며 우울증을 극복했다는 고백까지. 대한민국 최초의 자연번식 판다 푸바오는 단순한 인기를 넘어 거대한 신드롬이었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만큼, 중국 반환이라는 이별 소식은 대중에게 큰 슬픔을 안겼다. 다큐멘터리 <안녕, 할부지>는 예정된 작별의 순간을 앞둔 푸바오와 주키퍼들의 시간에서 출발한다. 가장 가까이서 푸바오를 향한 송가를 써낸 이는 심형준 감독이다. 사진, 뮤직비디오, 광고, 드라마, 예능, 미술과 밴드까지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그가 그려낸 푸바오 이야기는 어떤 형태였을까. “떠나보내는 이들의 감정에 온전히 싱크를 맞추었다”고 고백한 심형준 감독으로부터 <안녕, 할부지>의 촬영기를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 사진작가로 시작해 뮤직비디오나 CF 등 비주얼이 강조되는 작업을 이어왔다. 기존 작업과 다큐멘터리 촬영 사이에는 어떤 차이점이 있었나.
= 촬영에 들어가기 전엔 이미지를 중시한 내 성향을 따라 뷰
[인터뷰] 저마다 다른 이별의 방식대로, <안녕, 할부지> 심형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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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한 지 몇분이 지났을까. 허남준이 지닌 독특한 호흡과 말의 리듬을 따라 ‘제2의 지문’이라는 성문, 음성의 무늬를 그려보고 싶어졌다. 드라마 <유어 아너>의 캐스팅 카드를 손에 쥔 유종선 감독이 다른 마음을 품었을 리 없다. “호흡을 자기 마음대로 쓴다. 좋은 쪽으로 이상하다”는 평가와 함께 역할을 제안받은 허남준은 “벌벌 떨면서” 피 칠갑의 범죄극을 첫 주연작으로 만나게 됐다. 보고 자란 것이 아버지(김명민)의 폭력 성향인 데다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부재로 고통받은 한 소년이 선택할 수 있는 최악의 경우인 김상혁은 그간 치외법권적 삶을 살아온 대가로 인간 허남준을 만나 철저하게 해부됐다. “상혁이는 공허했고 고립되어 있었지만 죽고 싶거나 살아갈 의지가 없는 건 아니었다. 살아서 할 게 너무 많았을 것이다. 순간순간 필요한 자극을 좇고 그것이 채워지면 삶은 그냥 살아졌던 것. 생각 없음에서 오는 악, 그것이 김상혁이라고 생각한다.” 이야기꾼이 창조한 가상의 발명품 악인
[WHO ARE YOU] <유어 아너>, 허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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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수민은 1969년에 경력을 시작하여 <영심이>의 영심이, <달려라 하니>의 나애리 등을 맡으며 한국 성우계에 굵직한 발자국을 남긴 베테랑 중 베테랑 성우이자 배우 차태현의 어머니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연기에 있어서는 계속하여 자신을 ‘초년생’이라 부르며 겸손을 보이는 4년차 배우이기도 하다. <문경>은 그가 처음으로 주연급 역할을 맡은 작품이다. 배역인 유랑 할매는 손녀 유랑(김주아)의 아픈 비밀을 품고 살아가지만, 도시에서 온 문경(류아벨)과 비구니 가은(조재경)의 고민마저 넉넉하게 해결해주는 ‘진짜 어른’이다. 작중 유랑 할매처럼 관록과 온화한 미소가 가득했던 그와의 대화를 전한다.
- <문경>에 출연하기로 한 이유는.
= 대본을 보자마자 좋다고 생각했다. 요즘 들어서 많은 영화가 너무 센 자극만 주려고 하는 것 같더라. 나와 내 지인들처럼 서정적인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문경>이 충분히 사랑받을 수
[인터뷰] 신인처럼, 베테랑처럼, <문경> 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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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은 배우 조재경에게 수많은 처음을 안겨주었다. 처음으로 주연으로서 장편영화의 현장을 경험했고, 출연작 <문경>과 함께 처음으로 전주국제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밟았으며 함께 출연한 배우들과 잡지의 표지까지 장식했다. <문경>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비구니 스님인 가은으로, 도시 문경에 휴가를 온 문경(류아벨)과 강아지 길순의 주인을 찾아주고자 한다. 말수는 적지만 가은의 눈빛에는 항상 상대를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담겨 있다. 들뜬 표정으로 <씨네21>의 촬영 현장에 임하던 그는 가은에 관해 이야기를 할 때면 언제 그랬냐는 듯 한없이 진중해졌다. <문경>을 촬영한 이후로 “편견 없이 사람과 사물을 바라볼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그의 말에서 그가 작품에 얼마나 깊게 몰입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 오디션을 통해 <문경>에 합류했다. 처음부터 가은 역으로 오디션을 봤나.
= 그렇다. 가은이 문경에게 자신의 과거를 털
[인터뷰] 진심 건네기, <문경> 조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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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류아벨의 예리하면서도 열정적인 모습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문경>에선 그의 또 다른 얼굴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류아벨이 연기한 <문경> 속 주인공 문경은 강도 높은 업무와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번아웃을 겪는다. 잠시 휴가를 내고 떠난 곳에서 그는 비구니 스님 가은(조재경), 강아지 길순, 길순을 자신의 반려견으로 착각한 할머니(최수민)를 차례로 만난다. 서울의 치열한 일상에선 볼 수 없던, 삶을 대하는 그들의 여유로운 태도를 지켜보며 문경은 많은 것을 느낀다. 영화의 리듬에 몸을 맡기면서도 류아벨은 어깨의 힘을 빼고 다시 주어야 할 타이밍을 기민하게 알아채며 촬영에 임했다.
- 영화에서 도시 문경은 치유와 쉼의 공간으로 묘사된다. 이전에 문경에 가본 적이 있나.
= 주로 촬영 때 많이 갔다. 영화에선 평화롭게 그려지지만 현장은 늘 치열하다. 작품에 몰입하다 보니 경치를 즐길 여유까진 없었다.
- <문경>에 출연하기로 결심한
[인터뷰] 모든 것이 자연스러워야 했다, <문경> 류아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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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공간은 그 자체로 영화가 된다. <문경>은 경상북도 문경시의 전원적인 풍광을 후경에 넉넉히 펼쳐놓고, 그 앞에는 문경의 자연을 만끽할 필요가 있는 인물들을 가져다둔다. 부당한 고용 및 업무 환경이 당연시되는 직장 생활에 지쳐 문경에 여행 온 도시인 문경(류아벨)과 구도자로서 수행 중인 비구니 가은(조재경)이 그 주인공이다. 둘은 교통사고를 당한 강아지 길순의 주인을 함께 찾고자 하는 로드무비의 서사에 오르고, 문경에서 손녀와 함께 사는 유랑 할매(최수민)의 집에 당도하기에 이른다. 모두의 아픔이 하나로 모이는 이 집에서 슬픔은 느리게 공유되고 삶은 회복된다. <반두비> <컴, 투게더> 등으로 독립영화계에 굵은 직선을 그려온 신동일 감독의 신작 <문경> 은 베테랑 반열에 오르고 있는 류아벨 배우, 장편영화에서 첫 주연 배역을 맡은 조재경, 최수민 배우의 색다른 만남을 통해 문경 선유동계곡의 물만큼 맑고 유한 영화로 완성됐다.
*이어
[커버] 느리게 흘러가는 풍경에서 배우다, <문경>의 배우 류아벨, 조재경, 최수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