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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을 과감하게 열고 외국 자본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것만이 우리 경제를 살릴 길이라고 확신합니다.” 전 경제부총리 김재갑(이호재)의 자서전 출판기념회 연설 내용이 너무나 앙상해서 웃음이 터졌다. 한국 경제가 외국 투기자본의 ‘먹튀’를 경험하기 이전의 회상 장면인가 싶었으나 2014년 현재 시점이다. 4조원이 넘는 가치의 한민은행을 1조원대의 헐값에 가져가겠다는 국제적 헤지펀드 팍스의 한국 지사장 마이클 장(엄기준)에게 제값을 치르라고 저항하는 사위이자 금융정책국장 서동하(정보석)를 제지할 때도 “금융시장이 개방돼야 우리 경제가 살아난다”라고 하며 책상다리 긁는 소리를 하고 있더라. 어찌된 일일까?
KBS <골든크로스>는 특정 개인, 조직, 기관과 관련이 없음을 고지하고 있으나, 사건의 디테일은 2003년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과정을 떠올리게 한다. 론스타쪽 대리인이었던 거대 로펌 그리고 외환은행의 자기자본비율 전망치가 9%대에서 6%대로 급락해
[유선주의 TVIEW] 종잇장 같은 악인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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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즈 다이어리] <역린>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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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 백작? 아니다. 아수라는 그렇게 양념 반 프라이드 반으로 깔끔하게 떨어지는 혼돈이 아니다. 아수라는 더 어지럽고 난잡한 것이다. 아수라는 고대 인도 신화에 나오는 선신이었는데, 어쩌다가 불교로 흡수되면서 원하지 않는 악역을 맡은 신이라고 한다. 제석천이랑 싸워서 재앙과 기근을 경품으로 타갔단 얘기도 있고, 아수라들이 죽어서 쌓인 전쟁터가 혼돈에 빠지자 그걸 경품으로 착각하고 일부러 져주었다는 얘기도 있고. 믿거나 말거나. 어쨌든 본의 아니게 불교에 위장취업하게 된 아수라는, 섭섭함을 숨기지 못하게 깽판을 치게 되었으니, 그게 바로 아수라다.
그래. 난장판 혹은 깽판이란 말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주의할 것. 더 어지럽히고, 더 어질러놓는다고 해서 아수라장이 되진 않는다. 특히 요즘같이 삶 자체가 아수라장인 시기엔 웬만한 아수라장으로는 전두엽에 기별도 안 간다. 살면서 깽판을 하도 보니 이젠 영화 속에서 어설프게 연출된 깽판 장면을 보게 되면 감독과 제작진의 고충
[곡사의 아수라장] 갈팡질팡하는 인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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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가자! 안드로메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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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화창한 아침나절 바다 한가운데로 배 한척이 가라앉고 있었다. 순식간에 온갖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 순위를 잠식해버린 그 이름 ‘세월호’. 언론에 공개되기 몇분 전만 해도 그저 타본 사람이나 기억했을 소소한 이름 하나가 초혼에 바쳐진 그것처럼 모든 이들의 간절함 속에 여기저기 토해지기 시작했다. 어두컴컴한 밤 폭우 속 느닷없는 파도에 휘말려 손도 써볼 새 없이 뒤집힌 상황이라면 그 소요 그 소란에 어떤 수긍이라도 가련만 마른하늘에 배 떨어지는 이 전대미문의 참사를 놓고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해낼 수 있는 자, 그 누구일지 한편 궁금해지기도 하는 바였다. 그럼에도 분명한 건 큰 덩치를 어쩌지 못한 채 가라앉은 배, 그 안에 내 자식 내 부모 내 형제가 갇혀 있음에도 아이고 배야 그저 외쳐부르는 것 말고 네 할 일은 없다 못질 쾅쾅 해댄 손모가지가 내 국가란 사실이었다. 죽어가는 국민을 살려내지 못한 것만으로도 국가가 져야 할 죄목은 얼마나 무거운가. 그럼에도 아래로 더 아래로 네 탓이
[김민정의 디스토피아로부터] 201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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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과 드라마가 줄줄이 결방을 알렸다. 시사회 연기 소식이 속속 날아왔다. 배우들의 인터뷰도 취소되었다. 얼마를 쏟아부은 영화, 몇년이 걸린 앨범 소식도 사라져버렸다. 청해진해운 세월호가 서해 아래로 가라앉으면서 모든 것이 멈췄다. 그럼에도 일상은 멈출 수 없이 흘러간다. 다만 문득 머리가, 몸이 멈추곤 한다.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 믿을 수 없을 만큼 한심해서. 살아 있는 내가 너무 무력해서. 이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알 수 없어서.
TV는 지옥이었다. 성수대교가 뚝 잘리고 삼풍백화점이 무너지는 거짓말 같은 광경을 이미 봤는데도, 일주일이 넘는 시간 동안 배 안에 갇혀 있던 사람 하나도 살아 돌아오지 못하는 상황을 지켜보기만 해야 한다는 건 끔찍할 만큼 비현실적인 현실이었다. 특보는 끝없이 슬픔과 분노를 쥐어짜냈고 자극적인 영상과 오보가 쏟아졌다. 민간잠수부를 자처한 이의 인터뷰를 방송한 MBN은 그의 말이 거짓임이 드러나자 사과에 앞서 “방송사의 의도와 관계없이 인터넷과 S
[최지은의 TVIEW] 멈춰 선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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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즈 다이어리]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진정한 재능
[헌즈 다이어리]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진정한 재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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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우린 모두 알고 있다. <시네마 천국>을. 영화로 꿈꾸던 꼬마 토토와 꿈지킴이 알프레도와의 우정, 그리고 그 아름다웠던 키스 장면들.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사위원같은 신부님이 미친 듯이 검열했지만, 끝까지 살아남아 인생의 아름다움에 대해 교훈을 주던, 그 <시네마 천국>. 그러나 우리는 모두 알지 못한다. 시네마지옥이 있다는 것을. 시네마 파라디소의 정반대말, 시네마 인페르노. 지옥이니 아름다울 리 없다. 요상하고, 이상하고, 망측한 영화들이 즐비한 지옥이란 말이다. B무비? 시네마지옥은 B무비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CDF급 망작들을, 한편도 아니고 예닐곱편을 연달아서, 그것도 저녁 7시부터 다음날 새벽 7시까지 밤새도록 달려보는, 정말 버텨야 하는 지옥 같은 영화 상영회다.
얼마나 지옥스러운지 상영목록을 한번 볼까나? 에드 우드 감독의 <외계로부터의 9호 계획>은 예의상 틀었다고 치자. 북한의 <장군의 아들>이라는, 국군들이 대
[곡사의 아수라장] 고통의 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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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다이버전트> 핵심부서 5개
[정훈이 만화] <다이버전트> 핵심부서 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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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심 걱정 없이 해맑아서 골치였던 상사가 갑자기 어두워졌다. 부잣집 막내아들로 태어나 놀기만 하다가 그 천성을 버리지 못하고 직장에서도 계속 놀고만 있는 철부지로 살아온 세월이 어언 반세기, 상사에게도 드디어 험한 세상의 그림자가 드리운 것인가. 나는 기뻤다. 기쁜 나머지 3X년을 갈고닦은 필살의 애교를 장착하고 그에게 다가가 물었다. “부당니임, 요즘 무슨 걱뎡 있으쩨요?” 그는 흠칫했다. 겁먹은 것 같았다. “아니, 뭐… 옆집에 무당이 이사를 와서….” 굿이라도 한다는 건가. “그건 아닌데… 그 무당이… 닭을 잡아.” 겁먹은 그의 눈이 촉촉해졌다.
상사의 이웃인 박수무당은 이따금 두집 사이 공터에서 하얀 수탉을 잡아 피를 뿌린다고 했다. 심약한 도련님은 그 피비린내와 비명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하지만 태생이 잡초인 나는… 오옷, 제대론데! 흥분하고 말았다. 나도 연화보살과 같은 건물에 살아봤지만 닭 피는커녕 병아리 눈물도 구경 못했다. 이것이 말로만 듣던 진짜 무당이구나,
[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이런 무당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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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21일 일기에 <론 서바이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사방이 레드 라이트다. 니콜라스 윈딩 레픈의 <온리 갓 포기브스>에 없는 것은 동기와 캐릭터이고 넘치는 것은 운명과 조명이다.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 감독에게 특별히 헌정된 영화답게 <온리 갓 포기브스>에는 조도로프스키의 컬트 <성스러운 피>의 그녀 못지않은 ‘지옥에서 온 엄마’(크리스틴 스콧 토머스)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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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과 실화에 기대지 않은 오리지널 시나리오가 소수파로 밀려나고, 예고편은 물론 예고편의 예고편, 예고편의 속편이 시간차 배포되는 시대에, 신작 영화를 아무 정보 없이 보러 가는 일은 점점 드물어진다. 경험이 축적되면서 ‘나쁜 전조(前兆)’의 목록도 나름 생긴다. 촬영 과정의 잡음, 밑천을 몽땅 노출하는 트레일러, 뷔페식 장르 명명(예컨대 ‘휴먼액션멜로 대서사극’), 언론 시사가 없거나 늦다는 소식 등등을 접하게 되면 영화 기자들은 <스타워즈>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무)자막의 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