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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네 얼간이> 걱정원 요원들
[정훈이 만화] <네 얼간이> 걱정원 요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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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공부 안 하고 놀잖아요.” 게임 중독법에 찬성하는 어느 학부모의 말. 요즘 한창 논란 중인 게임 중독법 입안자들의 속내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말이다. ‘중독’이란 표현을 빌려 게임을 질병 목록에 소환하고 있지만, 이 법안의 발의자들뿐만 아니라 찬성자들에게 사실 건강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한국인이 하루 평균 TV를 시청하는 시간은 3시간9분, 스마트폰은 1시간57분. 인터넷 게임 시간보다 더 길다. 전자파, 안구 피로, 운동 부족 등을 따져보아도 이쪽이 건강에 훨씬 더 해롭다. 게다가 성형공화국 한국의 성형 중독과 다이어트 중독은 어떤가? 건강상의 이유라면 이 행위들도 의당 중독법으로 다스려야 할 거다. 아차, 기왕에 만드는 김에 비만을 유도하는 햄버거와 치킨 중독법도 제정하면 금상첨화겠다.
애초에 게임만을 관리 대상에 넣은 게 패착이다. 아이들 노는 꼴은 죽어도 못 보겠는 한국 학부모들의 ‘공부 중독’을 인질 삼은 채 게임으로 표상되는 놀이와 여가 문화를 단속함으로
[이송희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놀이를 허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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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기 때문에, 언제나 좋아하는 드라마만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취향에 안 맞아도, 완성도가 떨어져도 일단 열심히 봐야 글을 쓸 수 있다. 그래서 ‘다시보기’ 창을 띄워놓고 중요한 내용이나 떠오르는 단상을 적다 보면 메모장에는 어느새 눈물의 이모티콘이나 외마디 비명이 난무한다.
다만, MBC <오로라 공주>는 그 정도로 극복할 수 있는 드라마가 아니었다. 한동안 이 드라마를 보는 내내 나는 친구들과 만들어놓은 채팅방에 <오로라 공주>를 중계했다. 심지어 오로라(전소민)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친구들에게, 민폐라는 걸 알면서도 멈출 수 없었던 건 이 미친 세계를 혼자서 보고 있자니 정말 미쳐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서른 넘은 남동생이 잠자리에 들면 침대가에 둘러앉아 주기도문과 반야심경을 외는 황마마(오창석)의 누나들에, 푸드 코트에서 혼자 밥 먹는 사람을 둘러싸고 시비 거는 오로라의 올케들에, 야무지고 경우 바른 아가씨로 설정되어 있지만 그냥 고집 세고 눈치
[최지은의 TVIEW] 왜 인기인지 궁금하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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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즈 다이어리] <더 파이브> 다섯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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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그래비티> 무중력, 무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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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특별한 아니, 아주 특별한 식사모임이 있었습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이런저런 저녁모임이 많습니다만 정말 특별한 모임이었습니다. 제가 현장 사진을 찍어서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홍콩, 인도 여행서로 유명한 인도환타옹께서 “와 여기 분위기가 완전 양산박이네요”라고 댓글을 남겨주셨더군요. 제 맞은편에는 노지심 선수도 있었으니 맞긴 맞는 말입니다. 11월9일 토요일 등촌동에 있는 한 아파트에 거구의 사내들이 속속 집결했습니다. 이날의 주인공은 WWA 챔피언 이왕표. 담도암으로 세 군데 병원을 오가며 수차례 수술 끝에 생사를 오가는 전투를 벌인 그가 석달 남짓한 병원 생활을 마치고 집으로 귀환했기에 이를 축하하는 자리였습니다.
솔직히 생각도 못했습니다. 아니, 상상도 못했습니다. 제가 프로레슬링에 입문했던 13년 전. 그때 이왕표 회장은 너무 거대해서 일부밖에 보이지 않는 산맥 같은 남자였습니다. 탈아시아급의 하드웨어 스펙. 레전드 김일의 첫 번째 내제자 수련을 통해서 만들어진 전투력까
[김남훈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시간의 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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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회사 팀장인 채송하(염정아)와 제약회사 부장 민상식(정준호)은 숙취해소 음료 광고건으로 처음 만났다. 두 사람은 밥벌이의 고단함을 공통분모 삼아 점점 가까워지고 어느덧 서로를 이성으로 의식하는 마음이 싹튼다. 그리고 아파트 엘리베이터는 직장 로맨스의 주인공이었던 두 사람을 각자의 가정으로 실어나른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마침 송하의 남편인 외과의 안선규(김유석)와 과거 간호사였던 상식의 아내 홍경주(신은경)도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로 빈 음식 그릇을 주고받던 참이다. 같은 아파트, 같은 층에 사는 두 부부의 크로스 로맨스. JTBC 드라마 <네 이웃의 아내>에서 양쪽 부부가 한자리에서 조우하는 순간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이루어졌다.
아파트를 배경으로 한 불륜은 드라마에서 적잖이 반복된 소재다. 결혼 이후 단절되는 로맨스와 성생활을 코믹하게 다룬 2003년작 MBC 드라마 <앞집 여자>에서는 같은 층의 이웃으로 살던 두 여자가 공교롭게도 모텔에서 마주치며
[유선주의 TVIEW] 올 어바웃 ‘아파트 불륜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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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즈 다이어리]<토르:다크월드> 신발매 토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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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올 이즈 로스트> 아임 킹 오브 더 월드
[정훈이 만화] <올 이즈 로스트> 아임 킹 오브 더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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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과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자연스레 ‘진로’라든지 ‘취업’이라든지 하는 문제에 대해 예전보다 좀더 많이 그리고 깊이 생각하게 된다. 방송국에 있을 때도 그같은 고민을 하는 조연출이나 보조 작가들이 적지 않았지만 그때는 지금보단 좀더 부담 없이 이야기를 나눴었다. 그런데 ‘선생’이라는 입장은 말 한마디가 조심스러워지게 만든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이유로, 말로 털어내지 못하고 머릿속으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러면서 깨닫게 된 게 어떤 전제 하나에 대해 내가 몹시 거슬려 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건 다름 아닌 ‘꿈’을 ‘직업’과 동일시하는 인식이었다.
20대는 자신의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이왕이면 자기의 꿈과 직업을 일치시키고 싶은 게 당연하다. 하지만 그건 하나의 바람이지 꼭 그래야 한다는 당위는 아니다. 꿈은 직업이 될 수도 있고, 직업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추구할 수도 있다. 또한 애초에 직업으로 삼을 수 없는 꿈도 있다. 꿈의 범주와 직업의 범주
[김진혁의 디스토피아로부터] ‘f(꿈)=직업’의 오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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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NO, 사랑은 YES>라는 만화를 본 건 중학생 때였다. 조별 과제를 함께하던 친구의 방에서 우연히 펼쳤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과제는 친구 혼자 하고 나는 “다음권 없냐?”며 초조해하고 있었다. 그게 일본 만화 <꽃보다 남자>의 해적판이라는 건 나중에 알았다. 일본 문화 개방 전이라 배경이 프랑스로 바뀌어 있던 만화의 여주인공 이름은 비앙카, 또 다른 해적판 <오렌지 보이>는 한국 배경이었는데 남주인공 이름은 황보명이었다. 물론 이름은 상관없었다. 지구상에서 손꼽히는 재벌 가문의 아들이 가난한 집 딸을 좋아하며 괴롭히는데 다른 재벌 아들도 같은 여자아이에게 잘해주며 좋아하고, 명품으로 칠갑한 채 전용기를 타고 다니는 이 미남들이 다 고등학생이라는 게 중요했다. 머리카락이 귀밑 3센티미터 아래로 내려오거나 교복 치마가 무릎 위로 올라가면 손바닥을 맞던, 학생의 사치는 죄악이고 연애는 날라리들만 하는 거라 배우던 우리에게 <오렌지 보이>
[최지은의 TVIEW] 쓴맛뿐인 길티 플레저 <상속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