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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환하게 웃으면서 봤던 게 <열대펭귄 페닝>이다. 오는 12월 MBC에서 방영될 예정인 <열대펭귄 페닝>은 보는 사람 마음까지 환하게 만드는 3D 시트콤애니메이션이다. 일단 밝은 색감과 경쾌한 음악이 압도적이다. 초록색 잔디밭 위를 통통 날아다니는 무지개 빛 기구를 보고 있자니 장난감 마을이 저절로 떠오르고, 뒤뚱뒤뚱 걸어다니는 캐릭터들을 보고 있자니 동화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달나라에 사는 토끼는 떡방아를 찧는 게 아니라 자기 얼굴을 새긴 파이를 만들고 있고, 귀여운 우주선이 별사탕같이 생긴 행성 사이를 지나다닌다. 게다가 외계인은 펭귄 모양!이야기는 달나라에서 돌아오던 외계인들이 호두 모양의 행성을 피하려다 남극에 불시착하면서 시작된다. 지구에 도착한 코코스 행성 외계인들은 처음에는 얼음과 눈 때문에, 다음에는 자기들과 닮은 펭귄을 보고 놀란다. 자기들하고 닮았으니까 의심할 것도 없이 펭귄이 지구상에서 가장 진화된 생물이라고 생각한 외계인들은 갖은
명랑 펭귄 성공기,<열대펭귄 페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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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교정의 독자는 열성적이다. 플래시를 이용한 책 광고 동영상을 만들기도 하며, 구하지 못한 작품을 구하기 위해 웃돈도 마다하지 않는다. 작가 권교정도 열성적이긴 마찬가지다. 스스로 홈페이지를 만들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벤트도 개최한다. 이곳에서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은 풍부하고, 인터넷 특유의 가벼움보다는 사람에 대한 이해에 기반한 깊은 마음이 느껴진다. 가만 보니 홈페이지와 그 홈페이지를 찾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커뮤니티, 그리고 그들이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모든 과정이 마치 권교정의 만화 같다. 만화와 작가, 그리고 그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서로 닮아가나보다. 작가와 독자의 열정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느끼고 싶다면, ‘http://www.gyoworld.com’을 방문해보자. 꽤나 방대한 메뉴에 놀라고, 그 모든 것을 꼼꼼하게 만든 작가의 정성에 놀랄 것이다.
권교정 홈페이지 교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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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에로비디오영화의 전략적 제목짓기를 흉내낸 것처럼 보이는 ‘강한’ 남성지향 만화들의 덜떨어진 제목에 비해 여성작가들의 만화제목은 매력적이다. <호텔 아프리카> <바람의 나라> <불의 검> <스타가 되고 싶어?>처럼 제목을 떠올리면 작품이 오버랩되는 잔잔하면서도 강한 힘을 느끼게 해준다. 권교정 역시 제목을 꽤나 잘 만들어내는 작가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잡지의 폐간으로 중도하차한 비운의 SF만화 <제 멋대로 함선 디오티마>, 우스개 만화처럼 보이는 제목이지만 꽤나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제 멋대로’는 기존 통념과 관념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규칙이 지배하지 않는 랜덤한 우주 혹은 그 우주공간을 사유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비유적으로 드러내는 수식어다. ‘함선’이라는 정의도 멋스럽다. 작품을 보면 이해하겠지만 공간배경은 ‘함선’이라기보다는 ‘우주정거장’이다. 그런데 주인공 나머 준은 부임한 첫날 연설에서 디오티마가 우주정거장
권교정 <어색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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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심사가 참 묘하지. 일껏 사람 얘기 빼고 문학 얘기만 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심사가 제목에 배어 있건만, 그렇기 때문에 나는 더욱 황현산이라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진다.내가 알기로 황현산은 대학 재학 시절 ‘너무도 눈부신’ 글솜씨로 같은 대학 동기며 ‘문청’이었던 김인환(평론가·고려대 교수)을 상당 기간 동안 ‘절망적으로 절필’케 만들었고(이건 김인환이 지난해에 김환태 문학상을 받으면서 쓴 ‘자전적 소감’에서 밝힌 얘기다), 그래놓고나서는 무슨 심사였는지 스스로 절필, 소설가 김원우가 쓴 장문의 편지를 받고서야 평단에 뛰어들었다(이 얘기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김현이 살아 있었다면 황현산과 김인환은 ‘분지’ 편집진에 합류하고, 사태는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이건 내 추측이다).어쨌거나 ‘등단’ 12년 뒤 첫 평론집. 480페이지에 달하는 두툼한 분량의 시인-작품론 모음집이지만 그는 분명 프랑스 문학에 대해 한권 이상, 폭넓은 문학평론 한권 이상, 그리고 잡문 한권
황현산 평론집 <말과 시간의 깊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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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붓으로만 그리는 게 아니듯 음악을 콩나물 대가리로만 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콩나물 대가리를 능수능란하게 잘 솎아내는 프로페셔널 음악가도 있지만 꼭 그 실력이 음악실력과 동격인 것은 아니다. 의외로 음악을 하는 ‘감’은 생활에서 많이 얻어진다. 특히 대중음악의 경우는, 음악 자체가 삶의 환경을(정확히는 ‘소리의 환경’)을 이루는 요소의 하나이기 때문에 삶의 흐름을 제쳐놓고는 좋은 음악을 해낼 수가 없다. 경적 소리, 보일러 소리, 모터 돌아가는 소리, ‘배추사려’ 하고 외치는 어느 배추장수 아저씨의 목소리와 어디선가 라디오 같은 데서 들리는 친근한 음악 소리는 구별없이 섞인다. 음악은 우리의 기억 속에 ‘음악’으로 새겨지는 것이 아니라 그 환경의 일부로 새겨진다.가수 윤종신은 주로 그 ‘환경의 일부’로 새겨진 음악들의 형식을 의도적으로 참고함으로써 호소력을 획득해왔다. 그가 히트시킨 ‘두왑’ 스타일의,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복고적이고 따뜻한 노래는 그냥 ‘음악’이 아니라 우리
<라이터를 켜라>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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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8월9일부터 11일까지 일본 빅사이트에서 열린 ‘코믹마켓 62’에 모인 마니아들 사이에는 예전과는 다른 분위기가 흘렀다. 이곳에서 거래되는 각종 동인지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상당수를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대회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일반용이나 야오이, 성인용을 모두 포함). 1996년 스톡홀름에서 열린 ‘아동의 상업적 착취에 반대하는 회의’에서 동남아 어린이 성매매의 주범으로 비난받은 일본은 1995년 5월 가결, 같은 해 11월부터 실시된 ‘아동 매춘, 아동 포르노 금지법안’을 시행해왔다. 원조교제나 어린이 누드사진들의 규제수단으로 쓰인 이 법은 올해 11월 개정될 예정인데, 그 개정 내용에 ‘그림’의 부분이 포함되면서 일본 애니메이션, 만화, 게임계는 큰 혼란에 빠져 있는 상태다. 이 법에서 ‘아동’이라 칭하는 기준은 ‘18세 미만인 자’로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아동’ 및 ‘청소년’의 범위를 포괄하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18세 미만 또는 설정상 18세 이상이라도 18
미소녀 캐릭터의 종말?<신세기 크림레몬 시리즈-아미 Recontr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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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어린이 잡지 <새소년>에 연재되어 큰 사랑을 받았던 (게임문화)이 복간되어 나왔다. 만화가 김형배는 당시 <로보트 태권 브이>의 만화판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자 그에 힘입어 자기 고유의 창작물을 발표하게 되었는데, 이 작품은 그의 작가적 색채를 분명히 함과 동시에 국내 SF만화사의 새로운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20세기 말 전세계에서 공산주의 세력이 사라진 뒤 그 잔당이 벌이는 악행에 맞서 정의로운 소년소녀들이 최첨단의 기술로 무장해 싸운다는 이야기로, 설정상으로는 당시의 ‘반공 이념’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어린 독자들을 설레게 하는 미래의 과학 무기와 장비, 그리고 정의를 지키기 위한 불굴의 희생정신에 대한 묘사는 지금도 높게 평가받을 만하다. 특히 주인공 소년이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다는 설정은 당시 독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기도 하였다.만화 가이드 20021990년부터 한국어로 출간된 출판만화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20세기 기사단 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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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만화의 남성 영웅들만큼이나 만화사를 화려하게 수놓은 여성 아티스트들이 있다. 최근 애장판으로 새 모습을 보인 미우치 스즈에의 <유리 가면>과 뒤늦게 정식 발간된 아리요시 교코의 <스완>이 대표적이다. 오직 연극에 대한 열정으로 자신을 억누르는 모든 콤플렉스를 벗어나는 소녀, 발레계의 미운 오리 새끼였지만 훈련에 훈련을 거듭해 최고의 프리 마돈나가 되어가는 소녀. 분명 그들은 열혈의 시대였던 1970년대의 상징이지만, 바로 지금도 그녀들의 뒤를 잇는 열렬한 예술혼의 소유자들이 있다. 소다 마사히토의 <스바루>가 춤을 위해 쏟아내는 땀방울의 양은 <스완>의 그것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유리 가면>의 전투적인 연극에 비해 야치 에미코의 <내일의 왕님>이 보여주는 무대는 무척이나 차분해 보이지만 그 열정의 파동은 달라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이제 우리 손에 최고의 피아니스트를 향해 달려가는 한 소녀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클래식과 개그의 협연 <노다메 칸타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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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바쇼>대학로 폴리미디어 씨어터9월29일까지 평일 7시30분금 4시·7시30분토 4시·7시30분일·공휴일 2시·5시(월 쉼)SBSi, 락산엔터프라이즈02-741-8357비언어 퍼포먼스다. TV 방송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칼라바로 분장한 ‘칼라바맨’들을 내세웠다. 그들이 악기를 연주하고, 택껸 대결, 눈싸움 등의 난장을 벌인다. 관객이 직접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 칼라바맨을 호출하는가 하면, 배우와 관객이 무대와 객석을 맞바꾸는 과감한 쇼다.<투츠틸레만스 내한공연>예술의전당 콘서트홀8월24일 3시(주)이엠지 엔터프라이즈02-566-1272, 1588-7890작고 소박한 은빛 악기, 하모니카가 들려주는 재즈 넘버를 감상할 수 있는, 벨기에 출신의 뮤지션 투츠 틸레만스의 첫 내한공연. 올해 80살의 틸레만스는 엘라 피츠제럴드, 퀸시 존스, 빌 에반스, 빌리 조엘 등의 뮤지션들과 콘서트와 녹음작업을 해온 노장이다. <미드나잇 카우보이> <프렌
칼라바 쇼/투츠 틸레만스 내한공연(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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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밖의 한국영화사>
김학수 지음
인물과 사상사 펴냄
각권 9천원
한국영화의 태동기부터 현재까지 영화계 주요 사건들을 연대순으로 정리한 책. 변사의 파워가 막강했던 무성영화 시절의 에피소드, 한국영화의 중흥기였던 60년대, 호스티스영화와 유신기, <애마부인>과 80년대 등을 거쳐 산업화 초기 단계에 접어든 현재의 한국영화계를 신문과 잡지기사 등 관련자료들을 풍부하게 인용해 정리했다. 끝머리에 한국적 특수용어(?)인 ‘민족영화’에 페이지를 할애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스크린 밖의 한국영화사(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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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베이지>김광진서울음반 발매곱고 담백한 미성이 돋보이는 김광진의 4번째 독집음반. 입센의 희곡이자 그리그의 음악으로 잘 알려진 <페르귄트>에서 소재를 따온 <솔베이지의 노래>, 그리스 신화와 영화에서 영감을 받은 <오딧세이의 항해><글래디에이터> 등 감미로운 선율에 실린 한편의 사랑 이야기 같은 곡들을 필두로, 실제 증권가에서 근무했던 경험에 바탕해 일상의 피로를 드러낸 모던록풍의 <출근>, 디스코 리듬을 차용한 <동경 소녀>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면서도 서정적인 감성이 넘치는 음악을 들려준다.<Live From New York City, 1967>사이먼 앤 가펑클소니뮤직 발매1967년 뉴욕에서 있었던 사이먼 앤 가펑클의 공연실황. 자갈이 깔린 길을 경쾌하게 걷는 리듬이 신나는 , 단호한 음성과 흔들리지 않는 하모니가 인상적인 <I Am a Rock>, 그리고 불멸의 히트곡 까지 무려
솔베이지/Live From New York City/Welcome 2 The Infected Area(음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