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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구, 이거 돈깨나 깨졌어…. 그렇게 말하면서 이시영(시인·당시 <창작과비평사> 부사장)은 이 책을 건네줬었다.창비야 원래 책 인심이 후한 데고, 내가 ‘사회주의자’ 시늉을 요란히 한 적도 있지만, 그렇다고 달라지도 않는데(사실 그런 책이 있는지도 몰랐다), 더군다나 고가의 사전을 거저 준다는 것은, 장사는커녕 애초부터 손해볼 생각하고, 아니 거의 재산 사회환원 차원의 기증용으로 만들었다는 뜻이겠다. 이시영도 말만 그랬지, 표정은 세금낸 사람의 억울함 플러스에 후련함 마이너스로 덤덤했다.이 책은 사실 운이 좋다. 사회주의운동이 퇴조 정도가 아니라 부관참시되던 1996년에 나온 것.아나키스트 운동사는 마지막 아나키스트들이 십시일반하여 300부 한정판으로 찍었고 시중에 나오지 않았다. 나는 그 책을 펴낸 이중 하나인 이진섭에게 한권 선물받았었다. 이진섭은 한때 기자였다가 당시 출판사 근무를 했는데 창비에 <동의보감> 원고를 주선해준 일등공신이다. 지금은 소식이 없
<한국사회주의운동 인명사전> 강만길·성대경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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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 룸>을 감독한 데이비드 핀처는 미국인들의 일상적 심성 안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들을 즐겨 그려낸다. <쎄븐>에서도, <파이트 클럽>에서도, 그는 뒤틀린 미국인들의 마음 뒤안길을 속속들이 찾아다녔다. 이번에는 9·11 테러 이후를 살아가는 미국 중산층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있다. 외부의 어떤 공격으로부터도 안전한 방이라는 뜻인 ‘패닉 룸’은 9·11 테러 이후 새로운 관심사의 하나라고 한다. 마돈나도 자기 집에다가 이런 방을 설치했다고 전해진다. 뉴욕에 사는 이혼녀 조디 포스터가 딸과 함께 이사온 날, 이 집에 설치된 패닉 룸에 숨겨진 돈을 노리는 침입자가 들어오고 조디 포스터 모녀는 안전을 위해 오히려 패닉 룸으로 숨어들어간다. 거기서부터 드라마가 성립한다. 핀처는 히치콕의 스릴러, 인질영화, 도둑영화 등 몇개의 장르를 넘나들며 조합한 컨벤션을 가지고 그 대치상황을 꾸며낸다.음악은 하워드 쇼어가 맡았다. 이 사람은 지난해 <반지의 제왕
<패닉 룸>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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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계의 ‘큰손’들이 뭉쳤다. SBS프로덕션과 대원씨앤에이홀딩스, 손오공, 에펙스디지탈은 2003년 4월 방영을 목표로 39부작 30분 TV시리즈 <범퍼 킹> 제작에 들어갔다. 지난해부터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했던 이들 회사는 여러 작품을 검토한 끝에 레이싱 카 경기를 다루는 <범퍼 킹>을 함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방송사, 해외 배급사, 캐릭터 유통사, 제작사가 전략적으로 한 작품을 추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주목을 끈다. 그만큼 마케팅 전략을 확실하게 세우겠다는 의지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범퍼 킹>이 여타 TV시리즈와 다른 점이 몇 가지 있다.먼저 26부작이라는 공식을 깨고 39부작으로 구성되는 점이다. 이는 자본금 회수 사이클이 긴 애니메이션의 특징을 고려한 것이라고. 제작사인 에펙스디지탈은 “애니메이션이 오래 기억되기 위해서는 시청자들이 오래 작품을 기억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13부작이나 26부작은 기억될 만하면 끝나고
강백호, 레이싱카를 타다, <범퍼 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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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만화책이 있다. 내용과 겉포장이 잘 조화를 이룬 책이다. 책이야 내용만 좋으면 되는 것이 아니냐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책꽂이에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모양도 중요하다. 시인 김정환은 “내용은 머릿속에 진열은 모양 예쁜 걸로만 한다”고 자신의 신조를 밝히기도 했다. 내용을 머릿속에 집어넣지 못하는 나는 내용과 모양이 함께 조화를 이루는 책이 좋다. 그래서 고급스러운 장정에 다양한 디자인으로 무장한 프랑스나 일본 만화에 마음을 빼앗기는 건지도 모르겠다.한때 우리나라에도 고급스러운 만화책들이 나온 적이 있었다. 50년대에 잠깐 출판되었던 서점용 만화책이나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까지 나왔던 백제, 까치의 단행본(길창덕, 박수동, 고우영, 강철수 등)은 무척이나 고급스러웠다. 그러나 조악한 지질과 그저 저가에 묶어내기 급급한 만화방 만화는 만화를 ‘책’이 아닌 다른 무엇으로 만들어갔다. 90년대 다시 서점용 만화책이 등장했고, 일본의 만화시스템을 받아들인 국내 만화출판사들이
이두호 <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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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산문화사가 발행하는 두개의 잡지 <쥬티>와 <웁스>가 ‘끝내’ 폐간되었다. 그중 한 잡지는 이 지면을 빌려 과도한 기대감을 드러냈을 정도로 성공을 기원했는데 어처구니없게 끝나버렸다. 마지막 기대에 실망한 지금, 전혀 다른 토양에 이식된 일본식 만화시스템과 그 시스템에 안주한 사람들에 대한 기대를 공식적으로 철회한다. 그들은 자신의 한계를 돌파하지 못한다. 청원하고 탄원하기보다는 돌파해야 할 시점인데 청원이나 탄원조차도 찾기 힘들다. 결국 시장 돌파는 만화전문 출판사들이 아니라 새롭게 이 시장에 뛰어드는 일반 출판사나 신생 출판사의 몫이 될 것이다. 일반 출판사들이 펼치는 세밀한 기획과 마케팅은 물량을 만들어대기 바쁜 만화 출판사에서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었다. 만화 출판사 중 새로운 만화를 출판하며 보도자료를 보낸 경우는 한두번에 불과할 정도다. 반면, <객주>나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같은 하드보드 양장의 재판본이나 <비빔
<쥬티> <웁스> 폐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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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초록&보라 3가지 색깔 콘서트>대학로 컬트홀6월22일 7시, 23일 5시·7시30분공연예술기획이일공 02-7665-210PC통신 나우누리의 아카펠라 동호회에서 전문 아카펠라 연주그룹으로 성장한 아카펠라 그룹 키씽의 콘서트. 메이저 세븐, 가스펠라, 잉어즈 등 3개 소그룹이 빨강, 초록, 보라를 주제로 한 레퍼토리를 공연한다. 메이저 세븐은 <베사메무쵸> 등 빨강의 느낌을 주는 곡을, 가스펠라는 <오페라의 유령> 등 초록빛 느낌의 곡을, 잉어즈는 에릭 클랩튼의 등 보라빛 느낌의 곡을 각각 들려준다.<슈가도넛 단독공연> 쌈지스페이스6월21일 7시30분02-422-8111산뜻한 선율과 경쾌한 펑크 사운드가 만난 밴드 슈가도넛의 단독 공연. 2000년 5월에 결성된 슈가도넛은 4인조 록밴드. 지난해 쌈지사운드페스티벌에서 ‘숨은 고수’로 등장한 이들의 음악은 브릿팝, 펑크 등 하나의 틀에 머물기보다는 명랑한 에너지와 감성적인
빨강&초록&보라 3가지 색깔 콘서트/슈가도넛 단독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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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그림의 미술사>조이한 웅진닷컴 펴냄1만3천원
현대인의 시각에서 보면 특별히 도발적일 것도, 발칙할 것도 없는 마네의 <올랭피아>가 당시엔 그토록 사람들의 비위를 거스른 이유는 무엇일까? <위험한 그림의 미술사>는 그에 대한 자세한 해답을 제공한다. 카라바조, 프리드리히, 마네, 뭉크, 뒤샹 등 바로크에서 현대까지 시대를 앞질러가 시대와 불화할 수밖에 없었던 다섯명의 화가와 그들의 작품에 얽힌 스캔들을 통해 시대와 예술의 상관관계를 흥미롭게 제시한다.
위험한 그림의 미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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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ctory-The World Champions>유니버설 발매 이영애가 등장하는 KTF 월드컵 응원 광고의 배경음악으로 친숙한 <Champions>가 수록된 컴필레이션. 소프라노 조수미가 부른 <Champions> 이외에도 스포츠영화 등에 수록됐던 흥겹고 빠른 템포의 음악 19곡이 실려 있다. <프리실라>를 비롯해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쓰였던 글로리아 게이너의 <I Will Survive>, 80년대 나이트클럽에 온 듯한 신나는 다이어 스트레이츠의 <Walk of Life> 등을 비롯해 라이트하우스 패밀리, 브라이언 애덤스 등의 노래들이 월드컵 분위기를 돋운다.<The Sting>킬러 비즈록레코드 발매우탕클랜의 핵심 멤버 RZA가 주도하는 힙합사단 킬러 비즈의 두 번째 음반. 킬러 비즈는 RZA와 역시 우탕클랜의 멤버인 덱, 여러 명으로 구성된 킬 아미, 블랙 나이츠, 솔로몬 차일즈 등 많은 래퍼들이 모
Victory-The World Champions/The Sting/All Around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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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맛이 가는지, 참 희한한 일을 겪었다.72년 보성고등학교를 62회로 졸업한 뒤 동창회란 데를 나가본 적이 없었다. 중뿔나서가 아니다. 징역 사느라 군복무 하느라 연락이 끊겼고 제대 뒤에는 구류에 수배에 또 무슨무슨 일에 도무지 어수선한 인생을 산 터라, 더군다나 공개단체 일로 ‘모임’이란 말만 들어도 신물이 넘어오는 심각한 사태니 ‘동창회 습관’이 싹부터 잘렸던 것.그래서 30년 만의 홈커밍데이 때도 가지 않았는데 이승철이 전화를 한다. 그는 평소 천하대장부 마음씨로 나를 주눅들게 하면서 학교 운영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동기동창. <벼룩시장> 부사장이다.야, 우리 담임 이용태 선생님 말야, 이민 갔다가 들어오셨는데 아무래도 마지막 방문이 되실 것 같아. 그래서 3학년 2반만 따로 한번 더 모이기로 했거든….거참 신기하군. 한달 전쯤인가, 그땐 ‘홈커밍데이’ 얘기도 없었을 땐데, 고등학교 시절 그 선생님 댁에 갔다가 먹었던 딸기 셔벗 맛이 느닷없이 생각나서 마누라한테
30년 전 고교 동창회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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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이 기획한 <묻지마 패밀리>는 세편의 중편을 한데 모으고 있다. 다 다른 영화지만 배우를 비롯하여 서로 연결되는 고리들을 가지고 있다. 장진의 기획력. 감독은 다 다르다. 박상원, 박광현, 이현종 세 감독 모두 신인이다. 색깔도 모두 다르다. 박상원이 감독한, 시리즈의 첫 번째 영화인 <사방에적>은 장진 냄새가 가장 짙게 풍기는 작품이다. 시나리오가 탄탄하다. 이 영화는 장르영화적 클리셰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장진이 그걸 가지고 논다. 두 번째 영화는 박광현이 감독한 <내나이키>. 세 작품 중 가장 감각적이고 자연스럽다. 8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세 번째 영화는 이현종 감독 작품인 <교회누나>. 연애영화다.이렇게 다 다른 색깔을 지닌 영화지만 음악은 한 사람이 맡아 했다. 한재권. 그는 이미 여러 번 소개했다. <킬러들의 수다>에서, 그리고 <피도 눈물도 없이>에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화할 수 있는 영
<묻지마 패밀리>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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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소설가들은 자신을 1인칭으로 해 고백의 이야기를 전한다. 개인사 속에 각인된 사건들을 진실된 문장으로 드러내는 그 작품들 중에는 소설가라는 직업 자체에 대한 깊은 회의를 담고 있는 경우도 없지 않다. 영화감독들 중에도 자신이 겪어온 영화계를 무대로 한 작품들을 발표한 경우들이 있다. 로버트 알트먼의 <플레이어>처럼 그 대부분은 영화세계의 허상을 비꼬는 작품들이다. 만화가들 역시 자신의 분신인 만화가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거나, 아예 자기 스스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들을 그려낸다. 그런데 이 고백의 만화는 고백의 영화, 문학, 드라마가 근접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양을 자랑하고, 그 성격까지 전혀 다르다. 어쩌면 그것이 만화 문화의 본질일지도 모르겠다.만화 잡지를 탐독하는 독자들이라면, 만화가 스스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만화들을 쉽게 보아왔을 것이다. ‘화실 일기’ 정도로 통칭할 수 있는 이 만화들은 처음에는 단순한 팬 서비스에서 출발해 이제는 만화 잡지에서 절대 빠뜨
김나경의 <사각사각>등 만화가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