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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한국판 제목은 만화라는 매체의 진보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작가 스콧 맥클루드가 만화의 내적 형식에 대한 빼어난 저작인 <만화의 이해>(시공사 출간)의 저자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 책(만화)도 내가 만화에 대해 알고 있는 두세 가지 것들에 알아야 하는 두세 가지 것들을 더한 ‘새로운’ 만화의 진보를 경험하는 즐거운 여행이 되리라고 생각했다. 스콧 맥클루드가 자신의 웹사이트(http://www.scottmccloud.com)에서 보여준 다양한 탐색의 종이 버전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은 나의 소박하며 단순한 기대를 짓밟았다. 이 책은 읽는 내내 나를 불안하게 했으며, 불편하게 했다. 애써 외면하고 잊어버리는 조악한 현실과 불안한 미래의 그림은 페이지와 칸을 통해 나의 영혼을 잠식했다.<만화의 미래>라고 번역된 <Reinventing Comics>는 엄격한 의미에서 ‘만화의 미래’에 대한 다채로운 예측이 아니라 ‘만화
변화의 강가에 서서, 무엇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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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5년 처음 시작된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은 3년간 매년 개최되다가 1999년부터 격년제로 운영되었다. 그런데 지난 11월18일 (사)SICAF조직위원회는 결과보고를 통해 SICAF를 매년 개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만화 및 애니메이션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보여질 콘텐츠의 양도 늘어나 매년 개최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특히 이번 SICAF 2001에서 조사한 관객 설문조사에 따르면 관람객의 56%가 매년 개최를 지지했으며, 격년제 개최를 요구한 관람객은 10%에 불과했다. 사단법인 SICAF 조직위에서는 SICAF 행사를 매년 개최하며, 국제영화제와 SPP를 좀더 발전시켜 명실상부한 세계 최초의 허브형 페스티벌을 정착시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SICAF조직위에 참여한 만화, 애니메이션 관련 5개 단체(사단법인 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 사단법인 한국만화가협회, 사단법인 한국만화애니메이션학회, 사단법인 우리만화발전을위한연대모임,
만화애니메이션진흥위원회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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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기억을 더듬어봐도 위인전을 재미있게 읽은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성웅 이순신이나 헬렌 켈러를 읽으면서 경외감을 품기는 했지만 엄격히 말해 재미있었던 건 아니다. 자칫 딱딱하고 뻔하게 느껴질 수 있는 위인전은 그래서 애니메이션으로도 부담스러운 장르인 게 사실이다. 그런데 한혜진·안재훈 감독이 지휘하는 신작 한편이 있으니, 바로 플래시애니메이션 <바다의 전설 장보고>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해상왕 장보고를 주인공으로 하는 이 작품은 여러모로 보기 드문 프로젝트다.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이른바 동시다발적인 프로젝트라는 것. 서울무비에서 진행중인 <바다의 전설 장보고>는 TV 시리즈와 플래시로 함께 진행되고 있다. 제목이 같은 두 시리즈는 그러나 전혀 다른 컨셉으로 펼쳐진다. TV 시리즈가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SF 스타일이라면, 플래시는 공식에 충실한 위인전. 그런데 고리타분하기 쉬운 후자가 전혀 지루하지 않은 것은 웬일일까. 플래시 <바다의
고리타분한 위인전은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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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부터 노동문화 안에 자리하고 있었지만 그 중요성과 역할에 비해 ‘우리문화’로 자리잡지 못했던 노동만화의 역사를 다시 쓰는 소중한 계기를 마련하고자 개최되는 은 흩어진 노동만화를 한자리에 모으고, 노동만화일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을 비롯해 투박하고 재미없는 만화라는 고정이미지에서 탈피하여 노동만화의 새로운 이미지를 다지는 장이 될 예정이다. 주요 전시는 ‘시대전’, ‘작가전’, ‘주제전’, ’야외전시’ 등으로 구성되며 만화강습과 직접 만화를 그려보는 체험을 즐기는 ‘만화체험마당’ 등의 부대행사가 있다.
전시... <2001 노동만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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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방언 Live in seoul 2001> The Light from Heaven: Pan-O-Rama
아시아적 감수성을 자유로운 서양적 그릇에 담아 월드뮤직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던 제일동포 피아니스트 양방언의 3번째 단독공연. MBC드라마 <상도>의 메인 타이틀 음악 <Too Far Away>, 2002 부산 아시안게임 공식음악인 <Frontier!-Voices from the East>를 포함하여 <Only Heaven Knows> <Into The Light>를 중심으로 자신의 음악세계를 총망라하는 공연을 보여줄 예정. 이날 공연에는 원일, 민영치, 김웅식, 유열, 이병우 등이 게스트로 참여한다.
공연... <양방언 Live in seoul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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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시와 소설, 산문 중 정원에 관한 것들을 가려뽑고 그가 직접 그린 수채화와 친필원고, 흑백사진들을 수록한 책. 비인간적인 기계문명에 반기를 들고 자연에서 삶의 근원을 발견하고 성숙에 이른 작가는 정원에서 무엇을 발견했는가? “아주 이따금, 씨앗을 뿌리고 수확하는 한순간, 땅 위의 피조물 가운데서 유독 우리 인간만이 이같은 사물의 순환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이상한 일인가 하는 생각이 떠오른다”는 헤세의 말은 자연친화적인 사상을 낮은 목소리로 설파한다.
책... <헤르만 헤세의 정원 일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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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eli Di Toscana> 안드레아 보첼리 감미로우면서도 낭만적인 울림을 지닌 비브라토로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탈리아의 테너 가수 안드레아 보첼리의 새 음반. 시각장애로 오페라 가수의 꿈을 온전히 이룰 수 없었던 보첼리는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경계를 허물고 대중에게 친밀하게 다가서는 가수다. 이번 음반 역시 팝적인 감각과 클래식한 선율의 만남. 그 특유의 비장한 서정이 돋보이는 <Melodrama>, 부드러운 팝발라드 <Someone Like You>, 첫아들과 대면한 감흥을 담은 소네트에 곡을 붙이고 U2의 보노가 낭독에 참여한 <L’Incontro> 등이 담겨 있다.<Carmine Appice’s Guitar Zeus 2001> 카마인 어피스 원뮤직 엔터테인먼트바닐라 퍼지 출신의 드러머 카마인 어피스와 헤비메탈계의 내로라 하는 기타 주자들이 모여서 만든 프로젝트 음반. 신 중의 신 제우스의 이름을 따온 ‘기타의
음반... , , <영화속의 클래식 명선율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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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령의 음반은 누구에게나 쉽게 권할 수 있는 무난한 음악은 아니다. 음울하고, 묵직하고, 거칠고, 조금은 낯설기 십상이다. 생략이 많은 가사는 내밀한 몽상의 기록에 가까워 가벼운 공감을 유도하지 않고, 전위적인 질감의 배음 위에서 종종 불협화음이나 파열음으로 터지는 기타 사운드 역시 듣기 편안한 선율은 아니다. 하지만 조금은 허스키한 목소리로 읊조리고 내지르는 그의 몽상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이질적인 불편함의 정체가 솔직함이란 사실을 깨닫게 된다. 세상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 그래서 주류 대중음악의 어법에도 연연하지 않는, 길들여지지 않은 자신만의 소우주. “나를 용서해줘/ 너와 같지 않아서/ 하지만 알고 있니/ 난 그렇게 망가지진 않았어”라는 <우주>의 가사처럼, 그의 음악은 다수의 질서에 ‘망가지지 않은’ 사적인 몽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최근에 발매된 2집 <태양륜> 역시 그러한 사적인 몽상이, 매끈하게 깎이지 않은 소리가 여전히 매력적이다.많은
격한데 부드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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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택은 독일에서 문학을 전공한 대학교수고 외모가 준수하지만 의외로 연극관이 과격하고, 또 그중 드물게 성실한 연출자다. 그가 고트프리드 벤 등의 독일 현대시 몇편을 들고 와서 손수 한줄 한줄 번역을 해주면서 뭔 일을 좀 같이 해보자고 했던 첫 대면 때 나는 그의 ‘순진한 성의’가 요즘 풍토에 너무나 신기한 거라서 속으로 유쾌하게 웃었었다.아직도 제대로 파악을 한 것은 아니지만(그와 나는 세번 만났다) 그는 독일문화권 연극 중 특히 오스트리아 작가들의 실험극을 자주 무대에 올리는 모양인데 내가 알기로 그 분야는 이를테면 현대 연극의 ‘연옥’쯤 된다. 즉 실험극의 ‘스타 자리’는 베케트 등 실존-부조리연극 창시자들에게 내준 채 실험극은 전통을 지리하게, 어떻게 보면 무모할 정도로 20년 이상 이어가고 있는데 그 현상 자체가 시시포스의 과업처럼 보일 뿐 정작 베케트의 명성을 잇거나 극복하는 화제작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하긴 베케트의 자살은 베케트 전통 자체의 자살을 뜻하는지도
부조리극을 진 시시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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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 이른바 ‘벨 에포크’(Belle Epoque)시대의 퇴폐와 자유의 상징인 ‘물랭루주’는 따지고 들어가다 보면 제국주의의 산물이기도 하다. 식민지에서 건너온 은화로 사람들은 흥청거릴 수 있었고 그 속에서, 그 분위기와 일정하게는 연루된 채로, 정서적으로는 대치상태 속에서 예술가들은 보헤미안적인 삶을 살며 압생트를 마실 수 있었다. 거기서 모던이 나왔다. 그리고 100년이 지났다. 영화 <물랑루즈>는 그 100년이라는 시간적 간격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두 시간대의 ‘세기말’을 덧대어 놓음으로써 그 100년에 관해 유쾌하게 성찰하고 있다. 100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까? 지성, 혁명, 전위의 시대를 거쳐 팝의 늪을 건너 혼성모방의 시대에 이르렀다. 그러고나서 서양사람들이 얻은 결론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진실은 없다’는 것이다.마치 고담시를 연상케 하는 음울함을 지닌 공간으로 설정된 <물랑루즈> 속의 물랭루주는 ‘진실 없음’의 공허를 드라마화하는 데
리믹스에 의한, 리믹스를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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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3천원에서 1만원 정도면 살 수 있는 영화 비디오도 사보기보다 빌려보기를 좋아한다. 최근에 판매용 영상물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DVD타이틀도 2만5천원 이상 나가면 비싸다고 아우성이다. 물론 각 나라의 경제적 환경에 따라 비교 기준이 다를 수 있겠지만, 세계적으로 영상소프트의 값이 높기로 가장 악명높은 나라 중 하나인 일본에서는 웬만한 영상소프트의 개당 가격이 5만∼20만원을 호가한다. 소득이 높고 마니아가 많은 나라라곤 하지만 한명이 살 수 있는 애니메이션 소프트의 수는 한정되게 마련이다.이러한 사정이다보니 소프트판매를 위한 여러 가지 판촉활동을 벌이게 되는데 그중 한 예가 ‘희소성’과 ‘특이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초회 한정판’, ‘한정 생산판’이라는 문구다. ‘초회 한정판’은 초기에 구매한 사람들에게는 ‘포스터’나 ‘특전박스’, ‘전화카드’ 등 일반판과는 다른 특전을 부여하는 것이고(예전에는 보통 가격이 2∼3배였지만 최근에는 가격이 똑같은 경우도 종종 있다), ‘
하나를 위한 이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