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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는 어린이들의 오랜 친구였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만화’ 하면 ‘어린이’를 떠올렸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 땅에 어린이를 위한 만화가 사라졌다. 어린이들의 성장이 빨라지고 일이년만으로도 세대차이가 생겨나는 요즘, 만화 역시 소구계층에 맞게 정교하게 분화되어가고 있다. 아트 슈피겔만과 프랑수아 뮬리가 기획하고 17명의 미국, 유럽 만화가가 참여한 <호롱불>은 세계 각국의 옛날이야기를 만화로 옮긴 책이다. 그렇다면 이 만화책은 그동안 우리 만화시장이 간과하고 있었던 거대한 황금밭, 유아를 포함해 초등학생까지를 포괄하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의 미덕은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옛날이야기들을 볼 수 있다는 점이고, 두 번째 그 옛날이야기들이 탁월한 시각 이미지에 실린다는 점이며, 세 번째 만화 특유의 과장과 뻥이 친근하다는 점이다. 게다가 따뜻하고 인간적인 시각에서부터 시니컬하고 냉소적인 시각까지 어린이들이 보는 옛날이야기라고 무조건 권선징악을 이야기하는 무지막지함을 피
세계 각국의 옛날이야기 <호롱불>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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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안에는 뉴욕의 풍광이 있다. 고급상점이 즐비한 매디슨 애버뉴, 방치된 폐차와 낙서가 지저분한 할렘과 러시아인들의 가득한 리틀 오데사까지. 그리고 열한살에 강간당하고 친부가 마피아에게 노리개로 팔아버린 뒤 몸을 팔고 살인하며 살아가는 소냐의 이야기는 ‘뉴욕’이라는 공간을 벗어나서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설정이다. 뤽 베송이 <니키타>에서 제시한 ‘어린 시절부터 길들여진 살인병기 여성’이라는 설정과 유사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제롬 샤린이 시나리오를 맡은 자크 드 루스탈의 <화이트 소냐>는 주인공이나 이야기, 구체적인 플롯에 이르기까지 하드보일드한 누아르영화를 연상시킨다. 주인공 소냐는 자매애(어쩌면 레즈비언일 수도 있는)에서 힘을 얻어, <화이트 소냐>라는 제목이 상징하는 대로 남성의 욕망과 매춘과 폭력을 일삼는 마피아 조직에 대항하기에 이른다.하드보일드한 이야기, 강렬한 색의 향연기왕 누아르로 갈라치면 이미지에 있어 극단적인 흑백의 명암대
야수, 자매들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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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으로 가는 타임머신-에어서플라이 라이브 인 서울>내한공연을 많이 해서일까, 에어 서플라이는 친근하고 편안하게 느껴지는 팝그룹이다. 1982년 잠실체육관에서 열렸던 첫 공연 이래 1994년까지 에어 서플라이는 네번의 내한공연을 했다. 7년 만의 내한공연인 이번 무대는 그동안의 추억을 나누는 자리. 리드보컬 러셀 히치콕, 기타 그레이엄 러셀, 드럼 마크 윌리엄스, 베이스 존 라이트풋, 피아노 제드 모스 등 이제는 머리가 희끗희끗해진 멤버들이 여전한 열정으로 연주하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길 떠나는 가족>세종문화회관 소극장/ 10월7일까지 화∼목 7시30분, 금∼토 3시·7시30분, 일·공휴일 3시(10월2∼3일 3시, 월 쉼)/ 서울시극단/ 02-399-1647화가 이중섭의 생애와 예술가로서의 행적을 하나의 파노라마로 엮어낸 연극. 천재화가의 비극적인 개인사를 통해 한국현대사를 담는다. 소, 게, 호박꽃 등 향토적 소재뿐만 아니라 동심의 세계, 가족간의
공연...<추억으로 가는 타임머신>, <길 떠나는 가족>, <진품명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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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itter> Mariah Carey머라이어 캐리가 향후 5장의 음반을 낸다는 조건으로, 업계 최고기록인 1억1700만달러를 받고 버진 레코드로 옮긴 뒤 발표한 첫 음반. 그녀가 처음으로 주연과 제작을 맡은 영화 <All The Glitters>의 사운드트랙용으로 만들어졌다. 젊은 여가수의 성공담을 그린 영화에 어울리는 달콤한 발라드와 경쾌한 댄스곡으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머라이어 캐리‘표’ 음반. 첫 번째 싱글인 <Loverboy>는 카메오의 <Candy>를 차용하고, 카메오가 직접 녹음작업과 뮤직비디오에도 참가했다. 래퍼 다 브랫, 루다크리스 등이 함께한 리믹스곡 <Loverboy Remix>가 더 흥겹다.<Blue Boy> Ron Sexsmith드림비트 발매캐나다 출신의 포크 싱어송라이터 론 섹스스미스의 4번째 음반. 95년 데뷔한 론 섹스스미스의 우울하고, 나지막한 노래는 레너드 코언, 잭슨 브라운 등을 떠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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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올해 말 앤드루 로이브 웨버의 뮤지컬로 만나게 될 <오페라의 유령>의 원작소설. <오페라의 유령>은 영화, 연극, 뮤지컬 등으로 수없이 각색, 패러디될 정도로 매력적이고 환상적인 이야기다. ‘오페라의 유령’은 언제나 오페라 하우스의 5번 박스석에 앉아 관람을 하는 괴신사. 그는 막 프리마돈나로 발탁된 크리스틴에게 음악 레슨을 해주는 ‘음악의 천사’이기도 하지만 정체를 아는 사람은 없다. 크리스틴이 라울이란 남자를 사랑하게 되자, 질투심에 사로잡힌 ‘오페라의 유령’은 무대에서 크리스틴을 납치한다.참여사회연구소 기획/ 일빛 펴냄/ 1만4천원‘폭력과 야만의 세기’에 대한 진실 규명과 과거 청산, 상처의 치유 그리고 진정한 의미의 역사 바로 세우기를 위해 기획한 두 번째 권. 1권에서는 일제시대부터 1960년까지를, 2권에서는 61년 박정희 정권의 등장 이후 현재까지를 다루었다. 박정희 정권하에서 자행된 인혁당사건과 전향제도, 80년대 ‘5
책...<오페라의 유령>, <20세기 한국의 야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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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찾기 놀이가 있다. 필요 이상으로 머리를 쓰게 만드는 게임디아. 직사각형 모서리에 입구와 출구가 그어져 있고 그 사이는 복잡하게 꼬여 있는 미로들이다. 잔수에 밝은 사람이라면 이를 거꾸로 풀 것이다. 입구에서 시작하면 갈래가 많아서 까다롭지만 출구에서 시작하면 금세 풀린다정반대의 미로가 있다. 작가들이다. 작품 목록표의 역순으로 짚어가면 영영 풀리지 않는 미로들이다. 류시화,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을 읽어보셨는가. 따뜻하가. 그런데 그가 20대 초반에 '안재찬'이라는 본명으로 쓴 불가사의한 언어들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아무튼... 그때 그가 몸담았던 '시운동' 그룹 중에 이륭이 있었다. 자괴와 초월과 불멸의 언어를 분출하다가, 사라졌다가, '느닷없이' <한라산>을 발표함으로써 '이산하'가 된 시인. 이 시인의 최근작을, 단아하고 뼈아픈 언어로 산사의 정경을 한폭에 담아낸 시를, 그 당시 젊은 작품과 연관하여 거꾸로 읽으면 복잡한 미로가 된다.그렇다면
그가 정말 `광주의 피`를 노래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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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욕은 솔직히 부담스러운 뮤지션이다. 사람을 당혹케 하는 힘이 있다는 뜻이다. 그것은 그녀의 수수께끼 같은 외모와 비규범적인 발성과 경탄스퍼운 이미지(연출)과 평범하지 않은 팝송들 모두에서 발휘되는 힘. 그 힘의 총체로서, 말하자면 비욕은 무대 위의 이미지를 일상의 그것에까지 감히 확대 적용해볼 만한 몇 안되는 뮤지션 중의 하나인 것이다. 그리고 그런 점이 그녀가 노래하고 춤추고 연기한 영화 <어둠 속의 댄서>(의 성공) 이후 증폭되었으면 됐지 결코 덜하지 않으리라는 것이 이번 신보 <Vespertine>에 대한 기대였다. 이 기대는 긍정적일 수도 있었지만, 또한 여러 가지 정황상 에고(ego)의 과잉을 염려하게 하는 부분도 적지 않았다. 또 어떤 깜짝 놀랄 '비욕다운' 짓을 해서 우리를 놀라게 할까, 아마 이제까지 가장 뻑적지근한 것이 되지 않을까, 하는.그리고 앨범이 공개되었다. 기대는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그녀는 지금까지 일정한 송라이팅 파트너/프로듀서
우렁한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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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사람들은 `다혈질`로 통한다. 정열적인 지중해의 햇빛 속에서 살아서 그런가. 그들의 음악 역시 그렇다. 루치아노 파바로티나 엔리코 카루소 같은 불세출의 테너들이 지닌 목소리는 `빨간색`이다. 트럼펫과 비슷한 느낌. 이들을 연상하지 않더라도 이탈리아의 음악은 뜨거운 온도를 지니고 있다. 누구의 방해도 받고 싶어하지 않는 고독한 산책자 브람스가 음울한 독일 빵에 사는 동안, 이탈리아에는 화려한 무대에서 드라마틱한 표정으로 사랑과 죽음을 노래하는 가수들을 위해 불멸의 아리아를 작곡하는 로시니가 살았다.이탈리아사람들은 그 음악을 사랑한다. 이러한 이탈리아의 위대한 19세기 오페라의 전통은 오늘날 이탈리아 영화음악 속에 면면히 살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옛날 오페라 부파 시절에서 현대 영화음악에 이르기까지, 이탈리아사람들은 드라마와 음악이 어떻게 맺어질 수 있는지에 관해 훌륭한 사례들을 보여주고 있다. 정열적이고도 서정적인 방식으로, 거의 직접적으로 관객의 영혼에 호소하는 음악들을
시네마 이탈리아노(Cinema Ital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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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슨 웰스>위대성을 재론한다는 게 진부한 거장이 있다면 그건 오슨 웰스다. 그러나 그는 과연 우리에게 온전한 모습으로 알려져 있는 걸까. 한나래에서 펴낸 <오슨 웰스>는 영화사를 뒤흔든 데뷔작 <시민 케인>의 감독, 혹은 <제3의 사나이>의 매혹적인 미지의 사내로 남아 있는 오슨 웰스의 풍요로운 작품세계를 개괄하려는 기획이다. 물론 <시민 케인>은 불멸의 걸작임이 분명하지만, 이상하게도 널리 보여지지 않는 <심야의 종소리> <위대한 앰버슨가> <악의 손길> 등 그의 다른 작품들도 <시민 케인> 못지않은 중대한 미학적 성취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여섯 필자의 논문을 모아놓은 적은 분량의 책이지만, 오슨 웰스 영화세상의 전모를 아는 데는 꽤 유용한 길잡이가 될 만하다<소품으로 본 한국영화사-근대의 풍경>차순하 외 지음/ 소도 펴냄/ 3만원많은 사람의 눈길을 끌진 못하겠지만, 귀한
책... <오슨 웰스>, <소품으로 본 한국영화사-근대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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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전국을 돌며 <얘기노래마당> 공연을 했던 정태춘과 박은옥이 17년 만에 다시 같은 형식의 대화와 노래의 장을 마련한다. 형식적인 멘트를 노래 사이사이 넣는 게 아니라, 정말로 허심탄회하게 관객과 이야기를 나누는 이들의 ‘마당’은 가수들이 대부분 방송이나 디너쇼 등에만 출연하던 그때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번 공연은 모두 3부로 나뉘어 진행된다. 1부는 ‘현실읽기’. 우리 현실의 어두운 부분을 풍자하며 정태춘이 <오토바이 김씨> 등을 부른다. 2부는 ‘우리 살아가는 이야기’. 주부이자 학부모이기도 한 박은옥이 정겨운 이야기와 함께 <봉숭아> <회상>을 부른다. 3부는 ‘다시 첫차를 기다리며’. <동방명주> 등 새 노래와 초기의 서정적 노래 <떠나가는 배> 등이 따로 또 같이 불린다.문예회관 대극장/ 9월25∼27일 8시/ 포즈댄스시어터/ 02-7665-210컨템포러리 재즈무용단 포즈댄스시어터가 뉴욕의 재즈댄스
<다시 첫차를 기다리며>,<서울&뉴욕 재즈댄스 페스티벌 I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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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of the Best> 퍼니 파우더난장뮤직 발매록을 바탕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결합하는 3인조 밴드 퍼니 파우더의 두 번째 앨범. 강력한 기타 사운드를 힙합 리듬으로 담아내는 <五俠>이나 단선적인 베이스 리듬과 모던록적인 요소를 녹인 <나이트에 가서 토끼춤을 출때> 같은 곡은 이들의 재치를 느낄 수 있게 한다. 같은 음반사 소속인 자우림의 멤버들이 참여한 <찢어져!>는 가장 대중적 느낌이 나는 곡. 1997년 인터넷을 통해 데뷔한 ‘사이버 밴드’답게 음반 전체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려놓고 누구에게나 음악을 들을 권리를 부여한다는 점이 재미있다.<Get Ready> New Order워너뮤직 발매8년 만에 돌아온 신스팝의 본가 뉴 오더의 신작. 포스트 펑크밴드 조이 디비전에서 댄스 취향의 음악으로 극적 변신했던 이들의 영향권은 상당히 넓은 편이어서 펫 숍 보이스, 데페시 모드 같은 밴드 또한 동시대에 활동했음에도 뉴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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