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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회 칸영화제 초청작이었던 <만토>(2018) 이후 4년 만에 난디타 다스 감독이 다시 부산을 찾았다. 데뷔작부터 계속해서 인도 사회를 향한 목소리를 내왔던 감독이 세 번째 연출작 <배달의 기사>의 주인공으로 삼은 대상은 ‘라이더’들이다. 팬데믹 사태를 겪은 지난 몇 년 간, 우리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사람들이 필요한 물건들을 운반하기 위해 낮밤을 가리지 않고 노동했던 ‘도로 위의 주인공’ 라이더들을 위해, 난디타 다스 감독은 한 편의 따뜻한 영화를 완성시켰다. 거기에 인도의 국민 스탠드업 코미디언인 카필 샤르마가 주인공 마나 역을 맡아 관객의 마음을 울린다. 두 스타들은 바쁜 일정 가운데 나눈 잠깐의 대화에서도, 자신들이 속한 인도 사회에 관한 속 깊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 난디타 다스 감독은 벌써 네 번째 부산 방문이다.
= 난디타 다스 | 올 때마다 늘 특별한 경험을 하고 돌아간다. 곧 비행기를 타고 돌아갈 예정인데 벌써부터 아쉽다
#BIFF 5호 [인터뷰] '배달의 기사' 난디타 다스 감독, 카필 샤르마 배우 결국 인간의 존엄성에 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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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영웅 Class 1>의 한준희 크리에이터는 <D.P.>에서 함께 작업했던 홍경을 두고 “연기 괴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긴 호흡으로 자기 옷 같은 캐릭터를 만났을 때” 보여줄 폭발력을 기대하며 그를 범석 역에 추천했다. 이전 학교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하다가 시은(박지훈)과 수호(최현욱)가 다니는 학교에 전학을 오게 된 범석은 <약한영웅 Class 1>에서 가장 복합적인 캐릭터 중 하나다. 겁이 많지만 동시에 충동적이고, 또래 친구들을 동경하며 보다 강해지고 싶은 치기 어린 욕망에 사로잡히는 복잡다단한 인물이다. <결백>의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 <정말 먼 곳>의 성소수자 시인, <D.P.>의 군 가혹행위 가해자 등 변화무쌍한 스펙트럼을 보여줬던 그의 필모그래피에서도 <약한영웅 Class 1>의 범석은 우리가 처음 만나는 홍경의 얼굴이다.
-올해 영화제에서 가장 열렬한 반응을 견인하고 있는 작품
#BIFF 5호 [인터뷰] ‘약한영웅 Class 1’ 홍경, “예측 불가능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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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미학적 완결성과 감독의 개성을 고루 성취한 영화다. 낡은 일본식 주택에 세리와 엄마가 살고 있다. 세리는 자꾸 유령이 느껴진다고 호소한다. 이내 영화는 같은 주택에 사는 사나와 토코의 이야기를 교차시킨다. 두 이야기의 인물들이 직접 만나진 않지만, 세리가 느끼는 어떤 기운이 사나와 토코로부터 나오는 건 점차 확실해진다. 그렇게 <우리 집>은 같은 공간, 다른 세계의 두 이야기를 교묘히 겹쳤다가 떼기를 반복한다. 종잡을 수 없는 서사와 규명할 수 없는 세계들의 묘한 병렬이 영화에선 모든 이야기가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감독의 가치관을 증명한다.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GV)에서 자신의 창작론을 깊게, 조목조목 설명하는 기요하라 유이 감독의 모습을 보고 나니 더 많은 궁금증과 기대감이 샘솟았다.
- <우리 집>엔 많은 레퍼런스가 담겨 있는 것 같다. 특히 어떤 사건이나 집단의 실체를 관객에게 다 드러내지 않고 미스터리를 구가하는 방식이
#BIFF 5호 [인터뷰] '우리 집' 기요하라 유이 감독, “영화에선 환상과 현실이 공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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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고 싶은 커다란 나무 같다. 신승호 배우가 맡은 전석대는 가출팸의 행동대장으로 얼핏 보기엔 주인공 일행을 괴롭히는 악역이지만 어딘지 계속 마음이 쓰인다. 전석대는 더 나쁜 무리와 상황으로부터 자기 식구들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방패막이를 자처하고 기꺼이 나쁜 짓에 발을 담그는 캐릭터다. 재미있는 건 이런 복잡한 사연을 알기 전에도 전석대를 미워하긴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나를 지켜주는 거목 같은 존재감은 배우 신승호가 이미 두르고 있는 특질에 가깝다. 우직하고 든든하게, 흔들림 없이 나를 지켜줄 것 같은 존재. 주연보다 눈길이 가는 특별출연. 신승호 배우에게 <약한영웅 Class 1>과의 특별한 인연에 대해 물었다.
-영화제는 처음이라고 들었다.
=아직 영화는 경험이 많지 않아서 내가 영화제에 올 수 있을 거라고 상상을 못했다. 막상 겪어보니 이래서 다들 영화제에 오는구나 싶다. 관객들과 직접 마주하면서 영화를 사랑하는 분들에게 에너지를 받으니 벅차오른다. 무엇보
#BIFF 5호 [인터뷰] ‘약한영웅 Class 1’ 신승호, “단단한 바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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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위기를 사랑하지 않기 힘들다.” 영화제 열기에 동화된 듯 이연 배우는 상기된 얼굴로 기분 좋은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절해고도>(2021)로 작년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했던 이연 배우는 <약한영웅 Class 1>로 다시 영화제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올해 완전 정상화된 영화제의 에너지를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아직 보여주지 못한 게 많으니 기대해달라”는 말이 그저 상투적인 홍보 문구처럼 느껴지지 않는 건 몸짓과 태도에서 묻어나는 진심 덕분이다. 동료들과 연기했던 시간을 회상하며 왈칵 눈물부터 쏟는 이 배우,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영화제는 익숙한데 시리즈로 오니까 새로운 것들이 있나 보다.
=<약한영웅 Class 1>으로 초청된 것도 즐겁지만 올해 영화제의 에너지가 너무 행복하다. 관객들을 직접 만날 때마다 확실한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 <약한영웅 Class 1>은 확실히 극장에서 보니까
#BIFF 5호 [인터뷰] ‘약한영웅 Class 1' 이연, “미워할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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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인식하는 기존의 질서가 해체되는 것과 맞물려 새롭게 구축되려는 인식 틀의 움직임이 있다는 말이 거창하다면, 적어도 변화의 조짐이 존재한다는 사실만큼은 대체로 인정하는 시기일 것이다. 이 점은 다큐멘터리 영역도 마찬가지인데, 그럼에도 그동안 변화가 감지됐던 작품들 사이의 의미관계를 조망하거나 정리하려는 시도는 드물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특별기획 프로그램 중 하나인 ‘21세기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시선’은 새 세기에 등장해 인상적인 자취를 남겼거나 남기고 있음에도 충분히 그 의의를 숙고하지 못했던 작품들을 선보여, 다큐멘터리라는 영토에 어떤 유의미한 지형이 그려지고 있는지 확인할 기회가 되어 준다.
카메라 시선의 권능
이번 기획은 ‘카메라 시선의 권능’과 ‘다큐멘터리 장르를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라는 개념을 염두에 두고 탐험하기를 권한다. 우선 카메라 시선의 권능은 기술 발달에 따른 촬영 장비의 고도화라는 특성에 기댄다. 소형화하고 경량화한 카메라는 이전에
#BIFF 5호 [기획] 21세기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시선, “시선의 권능과 인식의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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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재미없는 영화가 끝나가고 있는 한 극장이 있다. 대부분의 관객들은 눈을 감은 채 각자의 머릿속에 자신만의 영화를 상영하고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이 지루함이 곧 끝난다는 사실에 설레어하며 영화의 마지막을 즐기고 있다. 그때, 그런 관객들과는 달리 함께 영화를 보러 온 연인과의 이별을 상상하고 있는 한 사람이 있다. 그건 영화 <길고 재미없는 영화가 끝나갈 때>의 주인공 민영이기도 하고, 동시에 민영의 모습을 카메라 뒤에서 지켜보고 있는 감독 윤지혜이기도 하다. 장편 데뷔작으로 부산을 찾은 윤지혜 감독과 나눈 짧았지만 재미있는 대화를 전한다.
-어떻게 구상을 시작한 영화인지 궁금하다.
=실제 겪었던 일이 반영된 영화가 맞다. 좋아하는 사람과 영화를 볼 때 그 사람과 한창 좋은 시기였던 때에도 가끔 이 관계의 끝에 관해 상상하곤 했었다. 모든 영화에 끝이 정해져 있는 것처럼 지금 이 관계에도 끝이 있다면 그것이 어떤 모습일지 상상했던 것 같다.
-그중 길고 재
BIFF #5호 [인터뷰] ‘길고 재미없는 영화가 끝나갈 때’ 윤지혜 감독, “거리를 두고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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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디즈 히어로 Nobody’s Hero
알랭 기로디/프랑스/2022년/99분/갈라 프레젠테이션
10월10일/19:30/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
10월11일/09:00/CGV센텀시티 스타리움관
난세는 영웅을 만든다. <노바디즈 히어로>에서도 프랑스를 감도는 테러리즘과 인종차별이란 난류가 몇 명의 영웅을 탄생시킨다. 먼저 알랭 기로디 감독은 지난 영화들과 같이 뻔뻔할 정도의 천연덕스러운 만남으로 다양한 성질의 인물들을 관계시킨다. 지식인 계층의 중년 백인 남성 메데릭이 중년 매춘부 이사도라에게 갑자기 사랑을 고백하며 쫓아다니거나, 종일 굶었다며 구걸하는 아랍계 청년 세림을 집에 들이고 반 동거하게 되는 식이다. 호텔에서 일하는 중학교 3학년의 흑인 소녀 샤를린과 교류하기도 한다. 중요한 점은 메데릭이 만나는 이들 모두가 사회의 어떤 편견에 시달리고 있다는 현실이다. 먼저 이사도라는 매춘부이자 남편 제라드에게 성적으로 억압당하는 중년 여성이다. 세림은 인종·종교적 정체
BIFF #5호 [프리뷰] 알랭 기로디 감독, ‘노바디즈 히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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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별> Star of Ulsan
정기혁 / 한국 / 2022년 / 117분 / 한국영화의 오늘: 비전
10월10일/09:00/영화진흥위원회 표준시사실
10월11일/20:00/롯데시네마 센텀시티 10관
10월12일/15:00/CGV센텀시티 6관
10월13일/20:00/CGV센텀시티 4관
열심히 발버둥 칠수록 점점 깊은 수렁으로 잠길 때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조선소 용접공으로 일하는 윤화는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아들과 딸을 홀로 키웠다. 윤화의 삶은 그야말로 굳은살 덩어리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남편을 잃은 직장에서 평생을 일했지만 돌아온 건 부당한 정리해고 통보뿐이다. 상심한 윤화는 술로 마음을 달래보지만 자식들은 윤화를 외면한 채 그저 고향을 탈출할 궁리뿐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댁의 친척들이 찾아와 남편이 남긴 문중의 땅을 빼앗아가려 하고, 그 와중에 아들은 비트코인으로 거액을 날린다. 도저히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윤화가 할 수
BIFF #5호 [프리뷰] 정기혁 감독, ‘울산의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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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 기사> Zwigato
난디타 다스 / 인도 / 2022년 / 104분 / 아시아영화의 창
10월12일/17:00/롯데시네마 센텀시티 2관
배달 앱 ‘지가토’의 라이더로 일하고 있는 마나는 매일 전쟁 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가 배달 한 건을 완료하는 대가로 받는 수입은 15루피에 불과하기 때문에 마나는 필사적으로 오토바이를 몰 수밖에 없다. 중요한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나의 삶이 근본적으론 하나도 나아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마나가 지가토에 미친 듯이 몰입하는 것은 그가 부귀영화를 꿈꾸기 때문이 아니다. 그의 집착은 오로지 아픈 어머니와 두 아이를 포함한 자신의 가족을 먹여 살리겠다는 책임감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그는 끼니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채 또 다시 오토바이에 몸을 싣는다. 그러나 그의 소박한 소망은 한 고객의 거짓 컴플레인 하나에 너무도 쉽게 무너져 내리고 만다.
칸영화제 초청작이었던 <만토>(2018) 이후 4년 만에 다시
BIFF #5호 [프리뷰] 난디타 다스 감독, ‘배달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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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눈을 들여다보면> Small, Slow but Steady
미야케 쇼 / 일본, 프랑스 / 2022년 / 100분 / 일본 영화의 새로운 물결
10월10일/13:00/롯데시네마 센텀시티 5관
10월13일/13:00/롯데시네마 센텀시티 4관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로 세 청춘의 ‘뜨거운 여름’을 그려냈던 미야케 쇼 감독은 신작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에선 프로 복서 케이코의 뜨거운 한때를 조명한다. 케이코(키시이 유키노)의 ‘눈’을 특별히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그녀가 선천적 청각 장애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케이코는 입을 여는 대신 손과 눈빛으로 타인과 소통하는 사람이다. 그런 케이코가 역시 손과 눈빛이 중요한 복싱에 소질이 있는 것은 우연히 아닐지도 모른다. 영화는 1년 전 프로 선수가 된 케이코의 2년 차 어느 시점으로부터 시작된다. 케이코는 선수로서 치명적일 수도 있는 장애를 지니고도 준수한 성적을 유지하고 있지만, 생계유지를
BIFF #5호 [프리뷰] 미야케 쇼 감독,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