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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길호(최준우)는 매일 밤 불안한 걸음으로 밤거리를 서성인다. 술에 취한 아버지에게 맞는 것보다 밤길을 거니는 것이 훨씬 마음이 편했던 까닭이다. 공장 직원인 기영(김영성)은 평상 한켠에서 잠을 청한 길호를 자신의 집으로 들인다. 차가운 밤공기와 다른 가출 청소년들의 위협을 뒤로 한 채, 길호는 기영의 집에서 안도의 숨을 내쉰다. <빅슬립>은 ‘인디포럼 2014‘ 폐막작으로 선정됐던 단편 <명희>를 연출한 김태훈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타인의 슬픔을 끝내 외면하지 않는 주인공의 선택을 세심한 필치로 묘사한 작품이다. “인물들에게 빛나는 순간을 선물하고 싶었다”는 김태훈 감독의 바람대로 기영과 길호는 긴 갈등 끝에 잠이라는 깊은 평온을 얻는다.
- 가출 청소년들을 가르쳤던 경험이 <빅슬립>의 출발점이 됐다고 들었다.
= 같이 영화했던 감독들을 모아 ‘시내버스’라는 교육 업체를 차린 적이 있다. 서울시립청소년미디어센터 같은 곳과 연계
#BIFF 4호 [인터뷰] '빅슬립' 김태훈 감독, “잠든 모습만큼은 정말 잘 찍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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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엔틴 타란티노 감독도 영화광 출신이지 않나. 그러니 나도 한 번 해보자고 용기를 냈다.” <기행>의 각본, 감독, 미술, 촬영, 조명, 음악 등의 크레딧엔 전부 이하람 감독의 이름만이 올라가 있다. 촬영 장비는 아이폰 SE2, 촬영 기간은 단 4일. 말 그대로 온몸을 던져 제작한 세트를 배경으로 이하람 감독은 자신의 첫 장편을 완성했다. <기행>은 탈영병이 한 소년의 끼니를 훔쳐 먹고, 굶어 죽기 직전의 소년이 처녀 귀신과 함께 지옥으로 떠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무성 영화와 연극 무대, 어드벤처 게임을 연상시면서도 동화적인 색감과 대비되는 섬뜩한 이야기를 막힘없이 풀어간다. 주목해야 할 신인 감독이 탄생했다.
- 첫 장편을 연출하기 전까지 17년간 요리사로 일했다고. <기행>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
= 영화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다만 관심이 많아 시나리오를 쓰고 있었고, 공모전에 내려는데 갑자기
#BIFF 4호 [인터뷰] '기행' 이하람 감독, "이유 있는 무모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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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경찰 지지의 한여름 모험> The Adventures of Gigi the Law
알레산드로 코모딘/이탈리아, 프랑스, 벨기에/2022년/103분/월드 시네마
10월9일/20:00/CGV센텀시티 5관
10월10일/19:00/영화의전당 중극장
아침 일찍 순찰을 돌던 경찰들의 눈에 수상한 남자가 포착된다. 차를 세워두고 그에게 자초지종을 묻자, 그는 기차 건널목을 건너려는 도중 한 시신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이는 건널목에 스스로 몸을 던진 한 소녀의 시신이었고 그 외에도 같은 방식으로 생을 마감한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평온하던 시골 마을이 발칵 뒤집히고 경찰들은 마을 주변을 순찰하며 수상한 이들을 탐문한다. 지지는 자꾸만 마을 어귀를 어슬렁거리는 한 청년의 뒤를 조심스레 쫓는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긴박한 수사 상황이 연상되지만 상황은 정반대다. 사건은 아주 느린 호흡으로 진행되며 이는 대부분 느긋하고 여유로운 지지의 태도에서 비롯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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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4호 [프리뷰] 알레산드로 코모딘 감독, ‘시골 경찰 지지의 한여름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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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만세> Hail to Hell
임오정/ 한국 / 2022년 / 109분/ 뉴 커런츠
10월09일/16:30/영화의전당 중극장
10월11일/20:00/영화진흥위원회 표준시사실
10월13일/20:30/롯데시네마 센텀시티 2관
학교폭력과 집단 괴롭힘은 한국독립영화에서 인이 박힌 소재다. <지옥만세>는 이 익숙한 소재에서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있겠냐는 판단이 얼마나 섣부른 편견인지를 증명한다. 발칙한 상상력과 인식의 전환을 통해 이야기가 끝난 자리에서 불씨를 지피는 이 영화는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자살에 실패한 순간부터 걸음을 뗀다. 나미와 선우는 왕따와 폭력에 시달린 끝에 같은 반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간 사이 자살을 시도한다. 상처 입은 영혼들의 어설픈 시도가 수포로 돌아간 뒤, 탈출구 없는 두 소녀의 어두운 감정은 갈피를 잃고 헤매다 예정된 복수의 수순을 밟는다. 이제껏 자신들을 제일 괴롭히다가 전학을 간 동급생 채린을 찾아가 복수를 다짐하는 것이다.
BIFF #4호 [프리뷰] 임오정 감독, ‘지옥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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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엔드> No End
나데르 사에이바르/독일, 이란, 튀르키예/2022년/113분/뉴 커런츠
10월08일/15:30/영화의전당 중극장
10월10일/12:00/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10월12일/10:00/영화의전당 중극장
건축직 공무원 아야즈는 아내와 함께 장모를 돌보며 살고 있다. 20년 넘게 성실히 근무한 끝에 평생의 숙원이던 내 집 마련의 꿈을 달성하기 직전이다. 그런데 비보가 떨어진다. 정부의 눈 밖에 나 독일로 도망쳤던 처남이 30년 만에 귀국한다는 소식이다. 문제는 거주 중인 집이 처남의 소유라는 점이다. 처남이 집을 팔아버리면 세입자 신세가 되고, 이내 아파트 매입 계획에 차질이 갈 것이라 두려워한 아야즈는 궁책을 짜낸다. 처남의 귀국을 늦추기 위해 가족들에게 국가정보기관이 집을 수색했다고 거짓말하는 방법이다. 예상대로 처남의 일정에 차질은 생기지만, 아야즈에게 더 큰 비극이 시작된다. 그에게 정부 요원이 찾아와서 처남과 처남 주변 인물의 신상을
BIFF #4호 [프리뷰] 나데르 사에이바르 감독, ‘노 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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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에 번쩍 서에 번쩍> A Wing and a Prayer
이광국/한국/2022년/101분/지석
10월09일/16:30/영화의전당 소극장
10월11일/16:30/롯데시네마 센텀시티 7관
10월12일/19:30/롯데시네마 센텀시티 6관
10월13일/14:30/롯데시네마 센텀시티 7관
도움과 참견의 차이는 묘하다. 아무리 좋은 의도로 남 일에 끼어든대도 왜 오지랖을 부리냐며 질책받기 일쑤다. 타인의 속내란 곰곰이 생각해봐도 쉽사리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탓이다. 그렇게 몇 번의 실패를 겪다 보면 괜히 남을 돕는 일에 소극적으로 굴게 된다. 이런 문제가 세상이 점차 각박해지고 예민해지는 이유일 수도 있다. 그러나 다행히도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의 주인공 설희와 화정을 보노라면 도움과 참견 사이의 거리감을 어떻게 조절해야 할지에 관한 꽤 유용한 단서를 얻게 된다. 설희와 화정은 일출을 보고 소원을 빌자며 밤바다로 떠나지만 무심코 잠드는 바람에 일출
BIFF #4호 [프리뷰] 이광국 감독, ‘동에 번쩍 서에 번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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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 Beyond
이하람/한국/2022년/95분/한국영화의 오늘 : 비전
10월09일/16:30/롯데시네마 센텀시티 4관
10월11일/20:00/롯데시네마 센텀시티 3관
10월12일/18:00/롯데시네마 센텀시티 3관
서사는 퍽 단순하다. 전쟁통에 남동생을 돌보던 누나가 음식을 구하러 나가면서 눈이 먼 할머니에게 동생의 끼니를 부탁한다. 그런데 한 탈영병이 할머니가 가져다 놓은 소년의 밥을 훔쳐 먹는다. 원체 몸이 허약한데다 언어 장애인인 소년은 누워서 굶주리고 있을 수밖에 없다. 그리운 누나는 영 돌아오질 않는다. 그런 소년에게 갑자기 처녀귀신이 찾아온다. 몸짓과 마음으로 소통하며 친밀해진 둘은 처녀귀신의 제안으로 기이한 여행길에 오른다. 그렇게 소년은 베르길리우스의 안내를 받은 단테처럼 지옥과 연옥, 천국을 경험한다.
반면 연출은 과잉이라 할 만큼 화려하다. 시작은 흑백 화면을 무참히 절단하는 투박한 컷 편집과 불안정한 줌 인-아웃, <국가의 탄생
BIFF #4호 [프리뷰] 이하람 감독,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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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야일야> Thousand and One Nights
구보타 나오 / 일본 / 2022년 / 126분 / 뉴 커런츠
10월09일/13:30/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10월13일/13:30/CGV센텀시티 스타리움관
작은 어촌에 살고 있는 도미코(다나카 유코)는 또래 남성의 청혼이 부담스럽다. 온 동네의 응원에도 불구하고 도미코가 망설이는 이유는 30년 전 실종된 남편의 존재 탓이다. 도미코는 남편의 실종 이유와 생존 여부를 전혀 알지 못하기에 인생의 다음 챕터로 넘어갈 수 없다.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는 또 한 명의 여성이 있다. 2년 전 남편을 잃은 나미(오노 마치코)다. 나미는 산책을 다녀온다는 말과 함께 집을 나섰다 영영 돌아오지 않는 남편에게 대체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인지 알아내기 위해 경험자인 도미코를 찾는다. 그렇게 상실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둘은 각자의 방식으로 상처를 치유해나가는데, 그러던 와중 나미에게도 새로운 남자가 마음의 문을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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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4호 [프리뷰] 구보타 나오 감독, '천야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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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이자 특별전의 주인공, 배우 양조위가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팬미팅을 방불케 한 기자회견에 이어 영화제 관객과 만나는 오픈토크에는 수천 명이 몰렸다. 10월7일 이동진 영화평론가의 진행으로 열린 오픈토크 행사는 배우를 조금이라도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전날 밤부터 줄을 선 사람들도 있었다. 10월6일 KNN시어터에서 열린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을 기념한 기자회견과 다음날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을 뜨겁게 달군 오픈토크 현장에서 나온 이야기를 문답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부산 내한 소식이 알려졌을 때 한국의 젊은 시네필들에게 무척 반응이 좋았다. 실제로도 새로운 팬층의 열기를 체감하고 있나.
=사실 부산에 오기 전까지는 이렇게 젊은 팬층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이번에 와서 보니 확실히 젊은 팬들이 눈에 많이 보인다. 어떤 분은 최근 작품을 보고 팬이 되어 옛날 작품을 다시 찾아보고 있다고 했다. 왕가위 감독의 영화를 접하고 나를 알게 되는 케이
#BIFF 3호 [기획] 양조위, “배우 인생 40년, 여전히 도전하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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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7일 12시부터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수많은 게스트들이 무대인사에 나섰다. 꽉 들어찬 야외무대의 관객을 마주한 게스트들은 영화제의 축제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다며 흥분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무대인사 내내 게스트들의 들뜬 모습은 관객들의 열띤 호응을 이끌었다. 화창한 날씨마저 완벽한 영화제의 하루였다.
이어서 부산국제영화제 온 스크린 섹션에서 처음 공개되는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의 전우성 감독, 배우 진선규와 장률, 변승민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대표가 무대에 올랐다. 이충현 감독이 연출한 동명의 단편 영화를 원작으로 한 <몸값>은 불순한 거래를 하러 모텔에 모인 인간 군상이 대재난을 마주하며 겪는 사건을 그린다. 전우성 감독은 “원테이크 촬영의 작품이니 관객들이 무척 집중해서 볼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을 내비쳤다.
작품의 관전 포인트를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진선규 배우는 “드라마를 보시면 제가 빨간색
#BIFF 3호 [화보] ‘몸값’ ‘5시부터 7시까지의 주희’ ‘탑’ 무대인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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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7일 12시부터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수많은 게스트들이 무대인사에 나섰다. 꽉 들어찬 야외무대의 관객을 마주한 게스트들은 영화제의 축제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다며 흥분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무대인사 내내 게스트들의 들뜬 모습은 관객들의 열띤 호응을 이끌었다. 화창한 날씨마저 완벽한 영화제의 하루였다.
첫 무대인사의 주인공은 <드림팰리스>의 가성문 감독과 김선영, 이윤지, 최민영 배우였다. 한국의 거주 문제를 무겁게 다루는 영화지만 오늘만큼은 배우들의 밝은 미소가 빛난다. 사진 촬영에 열렬히 반응해주는 관객들의 모습이 축제의 활기를 고스란히 전한다.
<한산: 용의 출현>이 올여름 극장가를 접수한 데 이어 영화의전당 야외무대도 휩쓸었다. 김한민 감독을 비롯해 변요한, 김성규, 옥택연, 박재민, 박훈, 윤진영, 이서준 배우가 자리를 빛냈다. 완전 정상화된 영화제답게 변요한 배우가 관객들의 코앞에서 인사를 나눴다.
#BIFF 3호 [화보] 특별했던 부산의 바이브, ‘드림팰리스’ ‘한산: 용의 출현’ 무대인사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