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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완전 정상화된 영화제의 문을 연다.”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는 올해 부산영화제를 한 마디로 명료하게 정리했다. 2022년 부산국제영화제는 거리두기 없이 100% 좌석으로 관객을 맞이한다. 이에 맞게 각종 행사와 특별전을 다채롭게 구성했고 많은 해외 게스트들을 초청하여 만남의 장을 마련할 준비를 마쳤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극장이 점점 멀어지는 시대가 되어가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이런 시기이기에 부산국제영화제에 오셔서 극장에서 영화를 본다는 것에 대한 진정한 기쁨, 보람 있는 시간을 얻어가시면 좋겠다.”
-코로나 이후 완전 정상화를 선언했다.
=매년 최선을 다해왔지만 방역 정책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축소해야 하는 부분이 있었다. 그렇게 지난 2년간 운영하다 보니 멈춰 선 부분도 있고 다시 시작하려 할 때 예산 확보에 난항을 겪는 분야도 생겼다. 올해는 그런 부분까지 모두 정상 개최하여 완벽하게 코로나 이전의 수준으로 돌아가고자
#BIFF 1호 [인터뷰]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 “완전한 정상화, 영화제다운 영화제를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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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가 진화하고 관객의 관람 행태가 변모함에 따라 영화제 프로그램도 확장되고 있다. 특히 정한석 프로그래머가 담당하는 한국영화 파트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신설된 시리즈 화제작 섹션 ‘온 스크린’ 상영 편수가 7편(한국 작품 기준)으로 늘어났고, ‘한국영화의 오늘’은 ‘스페셜 프리미어’ 부문을 신설했다. 동시에 신인 감독 및 독립영화를 발굴하고 영화팬 및 국내외 관계자들에게 소개하는데 중요한 지분을 차지했던 ‘한국영화의 오늘–비전’과 ‘뉴 커런츠’ 부문은 보다 다양한 재능과 가능성에 기회의 문을 열었다. 일부 작품은 개막 전부터 해외에서 러브콜을 받는 등 영화제가 수행하는 소개의 역할도 이미 시작됐다. 영화제의 전통적인 가치와 새로운 미래를 모색하는 이중의 고민을 놓치지 않으며 상영작 한편 한편을 엄선해 완성된 한국영화 라인업을 살펴보았다.
-올해 ‘한국영화의 오늘 – 스페셜 프리미어’ 부문이 신설됐다.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되는 한국 상업영화라는 특징 외에 앞으로 이 섹션에
#BIFF 1호 [인터뷰] 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영화는 한계가 있을 때 살아날 길을 반드시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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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관객이 기다리고 있는 이름난 영화, 혹은 1%의 관객이 좋아해 줄 신선한 영화. 서승희 프로그래머는 두 분류의 영화를 최대한 균형 있게 선정하려 한다. 세계 영화의 주류라 할 수 있는 서남유럽, 중유럽 프로그래머로서의 책무를 잊지 않되 한 명의 시네필로서 소수의 영화 팬들까지 살뜰히 챙기기 위한 노력이다. 상영작을 설명하며 연신 내뱉는 “이 영화를 정말 사랑합니다”란 고백만큼이나 그의 안목에 신뢰감을 주는 말은 없을 것 같다. 덕분에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월드 영화 목록 역시 누구도 실망하게 하지 않을 예정이다.
- 월드 영화를 선정하며 중요하게 고려하는 점은?
= 담당하고 있는 서유럽, 중유럽이 워낙 영화 강국이고 영화제에서 인기 있다 보니 꼭 틀어야 하는 영화들을 먼저 선정하는 편이다. 물론 프로그래머의 주관도 필수다. 올해엔 알랭 기로디의 <노바디즈 히어로>나 알베르트 세라의 <퍼시픽션> 등이 있다. 또 소수의 시네필을 위한 영화도 놓치지 않으려
#BIFF 1호 [인터뷰] 서승희 월드 프로그래머, “내가 사랑하는 영화들을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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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전 매년 1천만 명이 넘는 한국 관광객이 방문했던 지역. 다른 대륙에 비해 경제 성장률이 높기 때문에 글로벌 자본이 신규 수익원으로 주목하고 있는 시장. 한국과 밀접하면서 무궁한 잠재성으로 주목받는 동남아시아는 영화 산업 역시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른바 아세안 10개국(싱가포르,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미얀마,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브루나이)으로도 통칭되는 동남아시아권 영화를 담당하는 박성호 프로그래머 역시 이 권역을 “한 세대 뒤를 바라보는” 시네필이 특히 주목한다고 설명한다.
-아직 동남아시아 영화가 생소한 관객도 있다. 하지만 막상 접하면 진입장벽이 높지 않은 대중적인 작품이 많다.
=평균 제작비는 1~2억 원 정도로 한국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그에 비해 퀄리티가 높다. 태국 쪽은 일본 영화나 드라마, 필리핀 쪽은 유럽이나 남미권과 비슷한 톤 앤드 매너를 갖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봤을 때 진입장
#BIFF 1호 [인터뷰] 박성호 아시아 프로그래머, “한국과 동남아시아가 공유하는 동시대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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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주목받지 못했던 국가의 빛나는 작품들이 많다.” 박선영 아시아 프로그래머는 중화권과 인도, 중앙아시아 지역의 영화를 담당하고 있다. 작년 21세기 중국영화의 특징을 살피는 ‘중국영화, 새로운 목소리’ 특별전을 진행한 후 올해는 인도와 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지역의 영화들에 좀 더 힘을 쏟았다. 박선영 프로그래머가 엄선해온 작품 면면을 살펴보면 영화제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작품들 최대한 다양하게 소개하겠다는 의지로 찾아온 보석 같은 작품들로 즐비하다. 발굴과 탐색, 그리고 새로운 만남이라는 의미에서 진정 영화제이기에 즐길 수 있는 소중한 경험들이 스크린의 바다에서 당신을 기다린다.
-올해는 중국영화의 편수가 확실히 줄어들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부산뿐 아니라 전 세계 영화제에서 중국영화가 적어진 게 사실이다. 정치적인 영향도 있을 것이고 출품작의 완성도에도 상당한 변화를 겪고 있는 걸로 보인다. 올해 부산에 출품된 작품 편수 자체는 작년과
#BIFF 1호 [인터뷰] 박선영 아시아 프로그래머, “지금이 아니면 다시 볼 수 없는 영화와 만나는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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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도신 월드 프로그래머는 3년 만의 정상 개최를 밝힌 올해 영화제를 두고 여러모로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밝혔다. 팬데믹 이전과 같이 영화제의 각종 부대 행사들을 재개하고 2년 동안 폐지했던 미드나잇 패션 섹션을 부활시켰기 때문이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신작을 소개하는 ‘<아바타: 물의 길>의 모든 것‘ 기획전도 새롭게 도전하는 프로그램이다. 영화인과 관객, 그리고 영화가 모이는 만남의 장을 더욱 다채롭게 준비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박도신 프로그래머에게 대화를 청했다.
-3년 만의 정상 개최를 알렸다. 개·폐막식을 포함한 행사들도 원래대로 진행하고 극장 좌석도 100% 오픈하는 터라 영화제의 풍경이 예년과 확연히 달라지겠다.
=작년에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방역 정책이 계속 바뀌어서 변동 사항이 많았다. 올해는 그런 일들이 없어 상대적으로 준비하기 수월했다. 가장 의미 있는 건 감독, 배우, 스태프 등의 게스트들과 관객이 직접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다시
#BIFF 1호 [인터뷰] 박도신 월드 프로그래머, “영화와 관객의 만남을 새롭게 도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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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및 유럽권 영화의 선정을 담당하는 박가언 월드 프로그래머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를 상영작들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우울한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작품들이 대체로 어둡다”고 안타까움을 표하면서도, 혐오와 인종차별 등의 이슈를 현실적으로 반영한 영화들을 꼼꼼하게 짚어 소개해주었다. 박가언 프로그래머는 “영미권 작품들에 비해 생소할 순 있겠지만 오직 영화제를 통해서만 만나볼 수 있는 중남미 지역, 유럽 국가의 영화에도 많은 관심을 주시길 바란다”며 대화를 이어갔다.
-코로나19 여파가 여전한 나라도 있고 전쟁으로 인해 유럽 쪽 상황도 좋지 않았다. 작품 수급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작년보다 올해가 좀 더 힘들었던 것 같긴 하다. 2020년도엔 팬데믹으로 인해 세상이 멈추다시피 했고. 주요 영화제들이 축소 운영하거나 취소되다 보니 프로듀서들이 상황을 지켜보며 작품을 회수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그 영화들의 공개 시기가 전부 밀려
#BIFF 1호 [인터뷰] 박가언 월드 프로그래머, “영화제에서만 만날 수 있는 작품을 다채롭게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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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트> Connect
미이케 타카시 / 한국 / 2022년 / 133분 / 온스크린
한 남자가 장기밀매업자들에게 납치되어 수술대 위에 놓인다. 남자의 의지와 무관하게 초인적인 재생능력이 발동하며 위기에서 탈출하지만 정신없는 와중에 눈 한쪽을 챙겨오지 못한다. 그렇게 눈을 빼앗긴 남자 동수(정해인)은 이후 의문의 격통에 시달리고, 반복되는 고통 속에서 자신의 눈을 이식받은 의문의 남자 진섭(고경표)과 시야를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한편 도시는 끔찍하고 기괴한 연쇄살인사건으로 화제다. 연쇄살인마는 사람을 죽여 조각품으로 만들어 도시 곳곳에 전시 중이다. 동수가 자신의 눈을 되찾으려 애쓰는 사이 동수의 초재생능력을 노린 세력이 동수를 뒤쫓고 위기의 순간 이랑(김혜준)이 동수를 구해준다. <커넥트>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제작된 시리즈물이다. 초 재생 능력을 가진 주인공, 잔인한 불법 장기 헌터와 정체불명의 연쇄살인마, 타인과 신체 감각이 연결되는
BIFF #1호 [프리뷰] 미이케 타카시 감독, '커넥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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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찬> Feast
브리얀테 멘도사 / 홍콩, 중국 / 2022년 / 104분 / 아이콘
필리핀 팜팡가 주에 위치한 한 거대한 저택에선 명절을 맞이해 만찬 준비가 한창이다. 그 집의 아들 라파엘(코코 마틴)은 아버지와 함께 만찬을 차리는데 필요한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사고로 한 남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동승자인 아버지의 주도로 그들이 사건을 수습하지 않은 채 현장에서 도망을 쳤다는 것이다. 그들은 머지않아 꼬리를 잡히게 되는데, 그러자 아버지는 라파엘의 미래를 위해 진실을 숨긴 채 스스로 교도소에 들어가는 결단을 내린다. 라파엘 가족은 희생자의 아내를 집의 가사도우미로 고용하는 등 속죄를 시도해보지만, 그럼에도 라파엘의 죄책감은 줄어들지를 않는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또 다른 만찬이 펼쳐지는 시기가 돌아오자 라파엘의 스트레스는 극에 이르게 된다.
필리핀의 거장이자 작년에도 연출작 <젠산 펀치>을 통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지석상을
BIFF #1호 [프리뷰] 브리얀테 멘도사 감독, '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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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 EO
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 / 폴란드, 이탈리아 / 2022년 / 88분 / 아이콘
붉은 조명 아래 교감하는 당나귀와 여자 사이의 기류에는 성적인 함의가 가득하다. 이곳은 서커스장이다. 덕분에 뒤이어 등장하는 동물권 운동가들의 동물 서커스 반대 시위나 당나귀 보호소는 다소 복잡한 맥락을 갖지만, 매 순간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는 EO(당나귀 울음소리에서 따온 이름)는 기본적으로 상황의 적극적 서술자가 아닌 신중한 관찰자다. 그리고 예수를 예루살렘으로 인도했던 당나귀는 폴란드에서 이탈리아로 이어지는 <EO>의 여정에서 흡사 예수 수난과 같은 길을 밟는다. 자유의 몸이 된 EO는 역설적이게도 정서적으로 가장 가까웠던 생명체와 강제 이별을 하고 신변을 보호받지 못한다. 안정적인 터전을 찾지 못하고 떠도는 EO가 길에서 조우하는 축구 훌리건, 동물 밀수꾼, 소시지공장 노동자 등 대부분의 인간은 폭력적인 마초들이다. 하지만 영화는 고통을 전시하는 대신 E
BIFF #1호 [프리뷰] 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 감독, '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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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향기> Scent of Wind
하디 모하게흐 / 이란 / 2022년 / 90분 / 지석 / 개막작
세상은 아름다울까. 이런 질문에 바로 긍정의 답을 내놓긴 어렵다. 당장 주위를 둘러봐도 전쟁, 혐오, 차별, 빈곤 따위의 온갖 문제가 아름다움의 대척에 산적해 있다. 하지만 <바람의 향기>를 볼 때만큼은 세상이 아름다운 곳이라 확답하고 싶어진다. 전신불수의 아들, 하반신 장애의 아버지가 황무지 한복판에서 살고 있다. 그런데 갑작스레 집의 전력이 끊긴다. 전기 없인 아들의 간호가 어려운 탓에 아버지는 급히 전기공에게 연락해야 한다. 하지만 집에 인터넷은커녕 유선 전화조차 없다. 아버지는 마을을 떠돈 끝에 이웃의 전화를 빌리고 수리를 요청한다. 이내 전기공이 방문하나 수리에 필요한 부품이 없다. 여기까지의 인물, 배경, 서사만 본다면 <바람의 향기>는 삶의 고난이나 인간의 고립을 그려내는 영화일 듯하다. 그러나 영화는 고난보단 극복을, 고립보
BIFF #1호 [프리뷰] 하디 모하게흐 감독, '바람의 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