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agazine > 스페셜 > 스페셜1
제3회 서울여성영화제
2001-04-10

여성이여, 세상과 연대하라!

◆제3회 서울여성영화제 4월15일부터, 동숭아트센터와 하이퍼텍 나다에서 열려, 개막작 <거류>

제3회 서울여성영화제를 여는 두 가지 따뜻한 풍경. 사무국은 아시아단편경선 부문에 초청된 이스라엘 감독으로부터 5개월된 아기의

수유문제로 서울에 올 수 없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다음날 그는 남편이 자비를 들여 동행하기로 했으니, 방한 일정에 차질없을 거라는 연락을

취해왔다. 그 무렵 김혜승 사무국장은 체험에서 우러난 아이디어 하나를 현실화하고 있었다. 영화제 동안 ‘놀이방’을 운영하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엄마가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직장생활과 문화생활을 접었던 강퍅한 기억을 동생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아시아’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 그 어두운 초상화는, 서울여성영화제의 성장과 함께 이렇게 조금씩 빛과 생기를 더하고 있다.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영화축제 서울여성영화제가 2년 만에 다시 열린다. 오는 4월15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이번 영화제는 7개

부문에 걸쳐 67편의 작품을 상영하며, 상영관을 두곳으로, 단편경선을 아시아 전역으로 확대하는 등 행사의 규모도 한결 커지고 짜임새도 단단해졌다.

이혜경 집행위원장은 행사 지원과 협력을 자청하는 단체와 개인이 늘어나는 등 여성영화제에 대한 인지도가 1회 때인 5년 전과는 ‘격세지감’이

느껴질 정도로 높아졌다면서, “아시아 여성영화제로 가기 위한 첫 작업”에 대한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 희소식 중 하나는 올해 처음 국고지원을

받게 됐다는 것. 7억원에 달하는 행사비가 다 모이지는 않았지만, 3억원 정도는 해결된 상태다.

자금과 시간 여유가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힘겨운 준비 과정에 활력소가 된 것은 박찬옥, 장희선, 정재은 등 여성영화제 출신 감독들의 활동상

그리고 제2, 제3의 그들을 꿈꾸는 아시아 여성감독 지망생들의 출사표였다. 1회 때 33편, 2회 때 68편이 모였던 단편경선 부문은 올해

아시아 지역으로 영역을 넓혔고 160편이 접수됐다. 본선에 진출한 17편 중 이스라엘, 이란 등 외국 작품은 5편으로, 아직은 한국 작품이

다수. “드라마 위주이던 것과 달리, 올해는 코미디, 스릴러, 실험영화, 애니메이션 등으로 장르도 다양해졌고, 기술적인 완성도도 매우 높아졌다”는

것이 아시아단편경선 부문 임성민 프로그래머의 전언. 영화제 쪽은 올해도 현직 프로듀서와 제작자들을 초청해 출품자들과의 만남을 주선하는 등 ‘비공식적인

마킷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아시아단편경선을 제외한 비경쟁 부문들의 면면도 흥미롭다. 최근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여성감독들의 신작을 모아 놓은 ‘뉴 커런츠’ 부문에는

자신의 힘을 체험하기 위해 링 위에 서는 여성들, 사랑과 성에 대한 고유한 해석과 탐색을 보여주는 여성들, 제도와 관습에 저항하는 여성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어우러져 있다. 프랑스 특별전에서는 ‘누벨바그의 어머니’라 불리는 아네스 바르다 감독의 대표작 7편과 만날 수 있고, 대만

현대여성감독전에서는 남성감독들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최근 대만영화의 경향과는 또다른 시선과 목소리를 접할 수 있다. 한국영화회고전에서는 성과

젠더에 관한 제목과 이야기가 유난히 많았던 60년대 한국코미디영화가 반영하는 사회상, 성 역할의 갈등과 변화 등을 이야기한다. 도금봉, 김승호,

허장강, 황정순, 구봉서 등 당대를 풍미하던 스타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쟁점 부문은 전쟁의 포화 속에서 여성들이 경험하고 기억한

것들을 이야기하자는 의미로 ‘포화 속의 여성들:전쟁/여성/기억’을 테마로 잡았다. 2회 때 생긴 여성영상공동체 부문은 올해도 ‘여성운동단체와

대중간의 소통의 장’을 마련한다.

의미있는 부대행사도 마련돼 있다. 영화제 기간에 방한하는 아네스 바르다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포럼부터 ‘포화 속의 여성들’, ‘성을 둘러싼

골칫거리들: 젠더 트러블’ 등 섹션별로 다양한 포럼이 진행된다. 국제학술 프로그램의 일환인 ‘아시아 여성영화 국제포럼’은 아시아 여성영화인력의

네트위킹에 대한 경험을 나누고 대안을 도출할 것으로 기대되는 프로그램. 초청 감독과 관객의 대화와 난상토론의 자리는 물론, 여성운동가의 밤,

여성영화인의 밤, 우리들의 밤 등 영화제 참여 영화인들 사이에 다양한 만남도 주선된다. 1회 상영(오전 11시∼오후 1시)시 놀이방 운영이나

가족 관객 우대 등 특정 성별과 연령대에 국한해 있던 관객층을 넓히기 위한 크고 작은 배려들도 돋보인다.

“민족이나 국가 같은 물리적인 영토 개념은 공허하다. 삶의 동질성이라는 부분은 아시아 여성들 사이에서 크게 나타나고, 그 때문에 우린 서로

공들여 만나야 할 사이라고 생각한다. 페미니즘 이론의 축은 서구에서 아시아로 옮겨져야 한다. 머리가 아니라 체험적으로 터득해야 하며, 가장

좋은 실천 방안을 영화 속에서 찾을 수 있다. 이제 막 그런 기운이 시작됐다.” 여성영화제 이혜경 집행위원장의 말처럼, 동시대 여성들의 꿈과

고민을 담은 영화들 속에서 어떤 깨달음을 건져내고 어떻게 생활에 녹여낼지의 문제는 이제 관객 각자에게 달려 있다.

박은영 기자 cinepark@hani.co.kr

◆여성영화제 상영시간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4월15일

16일

17일

18일

19일

20일

21일

22일

1회

(11시)

<행복>

<오페라 무페 거리>

<라 푸엥트 쿠르트로의 여행>

<맨스필드 파크>

<사망통지서>

<마리의 이중생활>

<부정한 관계>

<세레나데>

<노래하는 여자, 노래하지 않는 여자>

2회(1시30분)

<어둠의 시간>

<흔적없는 여행>

<방랑자>

<제트부인>

<어둠의 시간>

<금지된 속삭임>

<행복>

<오페라 무페 거리>

<마리의 이중생활>

3회(4시)

<이삭줍는 사람들과 나>

,감독과의 대화

<남자와 기생>

<세레나데>

,감독과의 대화

<공처가 삼대>

<거류>

,감독과의 대화

<내가 여자가 된 날>

<섀도우 박서> <아넬레스의 커밍아웃>

4회(6시30분)

7시

개막식

개막작

<거류>

<미도리>, 감독과의 대화

<진정광애>, 감독과의 대화

<섹시한 느낌> <조이> <서브로사>

<부정한 관계>

<거류>, 감독과의 대화

<맨스필드 파크>

7시

폐막식

폐막작

경선 수상작

5회(9시20분)

<걸 파이트>

<내가 여자가 된 날>

<방랑자>

<러브/주스>

<상실의 시대>

이벤트

9시여성운동가의 밤

7시 아네스 바르다 포럼

7시 여성영화인의 밤

7시 쟁점포럼

7시 한국영화포럼

8시 우리들의 밤

심야상영

20일-

<상실의 시대> <노래하는 여자, 노래하지 않는 여자> <아넬레스의 커밍아웃> <섀도우 박서>

21일- <걸파이트> <섹시한 느낌> <조이> <서브로사> <러브/주스>

하이퍼텍 나다

4월16일

17일

18일

19일

20일

21일

22일

1회

(11시)

<팬지와 담쟁이> <재희이야기>

<말띠신부>

국제포럼

<동행> <평화란 없다> <딸들의 명절> <아름답고

방자한 자궁>

<할머니의 비밀> <꿈>

<흔적없는 여행>

<미도리>

2회(1시30분)

<사망통지서>

<동행> <평화란 없다> <딸들의 명절> <아름답고

방자한 자궁>

‘아시아에서 여성이 영화를 만든다는 것’

아시아 단편경선1, 감독과의 대화

<팬지와 담쟁이> <재희이야기>

<잃어버린 왕국>

<태양의 딸들>

3회(4시)

<일어나!>

<역사와 기억> <급류속의 요정> <기억과 시간>

아시아 단편경선2, 감독과의 대화

아시아 단편경선3, 감독과의 대화

<라 푸엥트 쿠르트로의 여행>

<세상끝에서> <꿈>

4회(6시30분)

<누슈:여성의

언어><역사수업>, 감독과의 대화

<가이아

걸즈>

<세상끝에서>

<가이아

걸즈>

<일어나!>

<태양의

딸들>

<금지된

속삭임>

5회

(9세 20분)

아시아단편경선1

아시아단편경선2

아시아단편경선3

<역사수업> <급류속의 요정>

<기억과 시간>

<누슈:여성의

언어><역사수업>

이벤트

9시여성운동가의 밤

7시 아네스 바르다 포럼

7시 여성영화인의 밤

7시 쟁점포럼

7시 한국영화포럼

8시 우리들의 밤

아시아 단편경선1 -

상영작 <그랜마> <리플레이> <모델> <가타 스웨트1.1> <이미지> <타리이야기>

아시아 단편경선3 -

상영작 <달이 지고 비가 옵니다> <알 수 있다> <상식> <싸이코 드라마> <`Deshabille-toi라는 이름의

비디오테이프`> <둥둥>

▣인터넷 예매 www.wffis.or.kr

또는 www.ticketlink.co.kr

▣전화 예매 02-1588-7890

▣현장 예매 영화제 기간 중 티켓 창구에서 오전 11시∼오후 6시까지 가능

▣관람료 4천원(개·폐막식 7천원)

▣예매처 교보문고, 영풍문고, 종로서적, SK북센터, 신촌문고, 을지서적, BC카드사, 국민카드사, 씨티문고(본점), 성대예매처,

세종매표소, 동화서적, 진솔문고, 현대백화점 뮤직랜드

▶ 대만현대여성감독전

▶ 아시아단편경선

▶ 한국영화회고전

▶ 영상공동체

▶ 쟁점

▶ 프랑스

특별전

▶ 뉴커런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