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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성영화제 - 뉴커런츠
2001-04-10

현실과 욕망의 교차로에 선 여성 - 뉴커런츠

최근 2, 3년 사이 전세계적으로 여성감독들의 작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99년 이후 세계 유수 영화제를 거친 작품만도 200여편. ‘뉴 커런츠’ 부문에선 이중 주목해야 할 21편의 작품을 상영목록에 올려, 여성영화의

‘새로운 흐름’을 짚어본다.

프로그래머 추천작 1-

<상실의 시대>

Lost and Delirious 감독 레아 풀 2000년 100분 캐나다 극영화

고딕풍의 기숙사 학교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여학생들간의 열정어린 사랑과 성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 어머니를 잃은 마우스, 양부모 밑에서 자란

폴리, 부모의 기대 때문에 ‘정상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토리는 기숙사 방을 함께 쓰게 된다. 토리와 폴리는 깊은 사랑에 빠지고

이 두 친구와의 우정을 지키려는 마우스는 이들의 사랑을 지키는 공모자가 된다. 멈출 수 없는 십대의 열정은 요지부동한 사회적 관습과 충돌하고

진정한 사랑을 갈구하는 폴리는 ‘정상성’을 강요하는 기성사회에 대해 전면전을 선포한다. 영화 곳곳에 심어놓은 세익스피어의 어휘들은 여성의 관점에서

다시 태어나 사랑과 상실, 도전에 대한 이야기에 시적인 감흥을 수놓는다. 감독 레아 풀은 <안나 트리스타> <자유를 향해> 등으로 세계인의

축복을 받은 여성영화의 명장이다. 감정의 완급을 절묘하게 조절하는 노련한 연출이 <코요테 어글리>의 파이퍼 페라보, <식스 센스>의 미샤 바톤

등의 쟁쟁한 연기진과 만나 탄생시킨 걸작. 시종일관 보는 이의 가슴을 뜨겁게 한다.

프로그래머 추천작 2-

<흔적 없는 여행>

Without a Trace 감독 마리아 노바로 2000년 105분 멕시코 극영화

길을 떠나는 여성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자신이 원하지 않았던 현실을 박차고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는 여성들을 만나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 아우렐리아가 그렇다. 젊은 미혼모이자 호텔 잡역부인 아우렐리아는 사랑하는 아이들과 자신을 위해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고 대범하게

남자친구의 마약판매 대금을 훔쳐 길을 떠난다. 그녀의 고물 자동차에 멕시코 고대문명 문화재 거래상인 아나가 경찰의 추적을 피해 합류한다. 이들의

여행은 도피와 추적, 의심과 배반, 신뢰와 우정이 교차하는 지도를 그리게 된다. 이러한 이야기는 <델마와 루이스>를 닮아 있다. 그러나 멕시코

남북을 관통하는 이들의 여행은 비단 폭력적인 남성성이란 문제뿐 아니라 계급과 문화, 역사적 차이를 함께 아로새긴다. 이들은 과연 흔적을 남기지

않고 여행에 성공하여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화면 곳곳에 흐르는 감미로운 노래는 이 여행의 의미를 전하는 변사의 구실을 톡톡히 담당한다.

감독 마리아 노바로는 멕시코의 대표적인 여성감독. 홍수로 인해 국토의 절반이 물에 잠겨 있었던 섭씨 35도의 멕시코를 가로지르며 이 작품을

완성했다.

프로그래머 추천작 3-

<걸파이트>

Girlfight 감독 캐린 쿠사마 2000년 110분 미국 극영화

뉴욕의 브루클린은 출구없는 삶에 대한 분노만이 넘치는 곳이다. 10대 소녀인 다이아나의 삶도 그렇다. 실직한 아버지는 미술을

좋아하는 아들을 ‘남자답게’ 만들기 위해 권투를 배우게 하지만 다이아나에게는 폭력과 무시, 그리고 자살한 어머니가 남긴 허드렛일만을 선사할

뿐이다. 주체할 수 없는 분노를 싸움으로 폭발시키곤 하던 다이아나는 어느 날 동생이 가는 권투 도장에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던 세계를 발견한다.

몰래 연습을 시작한 다이아나는 권투를 통해 차츰 자신의 마음을 통제하고 힘을 이끌어낼 수 있는 법을 터득한다. 사각의 링 안에서 통제된 힘과

자긍심, 사랑을 발견하는 여성의 성장영화이자 21세기 새로운 여성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매혹적인 작품. 일본계 미국감독 캐린 쿠사마의 데뷔작으로

선댄스영화제 최우수감독상과 심사위원상을 동시에 낚았다. 다이아나 역을 맡은 신인 미셀 로드리게즈의 연기도 화끈하다. 수정처럼 단단한 육체와

강렬한 눈빛이 빛나는 로드리게즈는 단연 ‘여자 유승준’. 미국 독립영화의 거장 존 세일즈가 제작한 작품이기도 하다.

프로그래머 추천작 4-

<부정한 관계>

Faithless 감독 리브 울만 1999년 142분 노르웨이 극영화

시나리오를 집필하기 위해 고민하는 감독에게 자신의 비극적인 경험 속의 인물이자 자신이 창조한 허구이기도 한 여주인공이 나타나

이야기를 들려준다. 여배우인 마리안과 남편 마커스, 남편의 절친한 친구이자 영화감독인 다비드는 모두 서로에게 부정한 관계를 맺게 된다. 그러나

도덕적 명령이 사라진 시대에 성인들이 벌이는 게임은 이 영화의 전부가 아니다. 문제는 욕망의 게임에 참가한 장본인들에게 남는 상처와 상실감,

그리고 종신형처럼 따라다니는 고통스러운 기억이다.

현대영화의 거장 잉마르 베리만은 자신이 겪은 일을 토대로 수년간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쓰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여주인공이 남성작가의 상상물이면서

동시에 작가가 알 수 없었던 독자적인 감성과 인식의 세계를 지니고 있음을 이해하고 나서야 작업을 계속할 수 있었다. 상상과 기억을 넘나드는

리브 울만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마리안을 연기한 레나 앙드레의 노련한 연기가 빛난다. 자신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끄집어내어 그것을 인생의 의미있는

부분으로 만드는 일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부정한 관계들이 범람하는 시대에 이 영화는 용기있게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소중한 기회를 관객에게

제공한다.

프로그래머 추천작 5-

<가이아 걸즈>

Gaea Girls 감독 킴 론지노토,제이노 윌리엄스 2000년 미국 극영화

가이아 걸즈는 일본의 유명한 여성 프로레슬링 선수단이다. 론지노토와 윌리엄스 감독은 <드림 걸즈>에 이어 이 영화에서도 여성의 현실과 욕망이

교차하고 충돌하는 극적인 세계를 생생하게 전한다. ‘가이아 걸즈’에 입단한 한 애띤 소녀는 프로레슬링 선수가 되려는 이유를 자기 안의 분노를

표출할 수 있으며 레슬링 선수가 되면 자신도 누군가 알아주는 존재가 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가이아 걸즈의 책임 코치인 나가요는 프로레슬링계의 스타이다. (생김새가 변영주 감독과 닮았다.) 그녀는 절대 타협을 모른다. 상대방 선수에게

일말의 동정이라도 보이는 이들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그 결과 극도의 폭력과 긴장이 링 안에 감돌게 된다. 카메라는 이러한 스타와 가장 비슷하지

않는 두명의 어린 훈련생에게 초점을 맞춘다. 한명은 고된 훈련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른 한명은 그녀의 의지를 굳게 하려는 선배들로부터 갖가지

굴욕을 당한다. 과연 이들은 좌절할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꿈을 이루고 다른 여성들이 꿈꾸는 자랑스러운 가이아 걸이 될 수 있을까?

남인영/ 뉴커런츠 프로그래머

<거류>

감독 김소영 2000년 78분 한국 다큐

돌아가신 할머니의 기억을 따라 남쪽 끝으로

길을 떠난다. 그 길 위에서 만난 여러 세대 여성들은 자의로 또는 타의로 길을 떠나고 또 떠나지 못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김소영 교수가 10년 만에 현장으로 돌아와 만든 다큐멘터리로, 영화제 개막작이다.

<아넬리스의 커밍아웃>

Closer 감독 티나 가라비 2000년 24분 프랑스,영국 다큐

뉴캐슬 출신의 한 소녀가 커밍아웃하는 과정을 인터뷰, 과거 재연, 꾸민 이야기를 혼합해 감각적으로 재구성한 작품으로, 각본도 없이 픽션과

다큐의 경계를 허물어내는 방식을 취했다. 매우 도발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으로, 이슬람혁명 당시 망명한 이란 태생 감독의 이력이 이채롭다.

<태양의 딸들>

Daughters of the Sun 감독 마리암 샤리아 2000년 90분 이란 극영화

가족의 생계를 위해 남장을 하고 카페트 직조공장에 취직한 소녀가 직장 동료인 다른 소녀와 사랑에 빠지면서, 예기치 않은 운명의 갈림길에

선다. 2000년 몬트리올영화제 최우수작품상 수상작.

<일어나!>

Debout! 감독 카롤 루소 폴로 1999년 90분 프랑스,스위스 다큐

크레떼이유 여성영화제에서 관객상과 최우수장편다큐멘터리상을 수상했다. 역사 속에서 지워지다시피한 1970년대 여성해방운동의 의의를 되새기는

작품. 풍성한 자료화면과 인터뷰를 통해 여성해방운동이 어떻게 당대 사회를 전복시켰는지를 생생히 보여준다.

<섹시한 느낌>

Feeling Sexy 감독 대비다 알렌 1999년 50분 호주 극영화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누리고 있는 비키는 늘 일탈을 꿈꾼다. 그녀가 찾은 해방구는 외도. 진노한 남편 앞에서 간통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맹세하지만 그녀의 판타지는 지속된다. 화가이기도 한 감독이 8년에 걸쳐 구상한 작품.

<역사수업>

History Lessons 감독 바바라 해머 2000년 65분 미국 다큐

레즈비언 페미니스트 감독인 바바라 해머가 레즈비언, 게이의 역사에 대해 만든 다큐 삼부작( <바비의 일생>

<역사수업>) 중 한편. 광고, 의학용 영화, 교육영화 등 옛 필름자료 중에서 레즈비언이 묘사되어 있는 부분들을 실험적으로 조합한 다큐다.

흑백필름은 때때로 발랄하게 채색돼 있다. 매우 폭넓고 생생한 이미지들이 레즈비언의 역사를 흥미롭고도 진지하게 조감케 하는 작품.

<조이>

Joy 감독 케이트 쇼틀랜드 2000년 19분 호주 극영화

뭔가 신나는 일을 찾아 헤매던 열다섯살 소녀가 화려한 쇼핑몰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한다는 이야기. 십대들의 성에 대한 관심과 소비와 폭력

등의 행위, 그리고 어른들의 규제방식을 함께 보여준다.

<마리의 이중생활>

Le Secret 감독 비르지니 와공 2000년 107분 프랑스 극영화

결혼생활 12년째로 접어드는 마리는 백과사전 방문판매를 하면서 불어를 하지 못하는 50대 흑인남자를 알게 되고, 그와의 만남과 대화를

즐기게 된다.

<러브/쥬스>

Love/Juice 감독 신도 가제 2000년 78분 일본 극영화

두 소녀가 한 집에 산다. 평화롭고 발랄하던 이들의 일상에 사랑이 찾아든다. 쿄오코는 동네 열대어 상점 종업원 사카모토를 좋아하지만,

사카모토는 그녀에게 무관심하고, 레즈비언인 치나추는 쿄오코를 사랑하지만, 쿄오코는 그런 치나추를 내친다. 감독 신도 가제는 25살의 신예로,

일본의 거장 신도 가네토의 손녀다.

<맨스필드 파크>

Mansfield Park 감독 파트리샤 로제마 1999년 108분 캐나다 극영화

가난한 여성 패니가 부유한 친척집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사교계에 진출하고 연애와 스캔들에 휘말리지만, 결코 자아를 잃지 않는다는 이야기.

제인 오스틴의 동명 소설을 대담하고도 재치있게 각색한 작품으로, 2회 여성영화제에 <밤이 기울면>을 소개하기도 한 파트리샤 로제마 감독의 신작.

<미도리>

In Search of A Lost Writer 감독 사찌 하마노 1998년 108분 일본 극영화

일본의 여류작가 미도리 오사키의 삶을 재조명한 작품. 1930년대에 몇편의 문제작을 발표한 뒤 정신착란을 일으켜 집필활동을 중단하고

홀로 살아간 미도리 오사키의 삶이 그녀의 작품세계와 함께 나란히 펼쳐진다.

<누슈: 여성의 언어>

Nu Shu 감독 양유에칭 1999년 58분 캐나다 다큐

1950년 중국 국가보안당은 한 여성의 ‘특이한 글쓰기’를 국제첩보전에 사용되는 비밀암호라고 의심한다. 이는 교육받지 못한 문맹 주부들이

고안해낸 독창적인 글쓰기 체제로, 1980년대 들어 여성적 글쓰기를 뜻하는 ‘누슈’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세레나데>

Serenades 감독 모간 카뎀 2000년 99분 호주 극영화

원주민 어머니와 아프가니스탄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소녀는 그녀의 삶에서 어떤 선택권도 부여받지 못한다. 그러나 결혼 첫날 밤, 그녀는

아버지가 정해놓은 자신의 운명을 거스른다.

<섀도우 박서>

Shadow Boxers 감독 카티아 밴코우스키 1999년 72분 미국 다큐

독일 권투계에서 맹활약중인 루시아 라이주커의 성과를 계기로, 링 위에 선 여성들의 삶을 조명한 다큐. ‘누구도 날 막을 수 없다’며,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고 능력을 시험하는 여성 복서들의 의지가 힘찬 영상 속에 녹아 있다.

<서브로사>

Subrosa 감독 헬렌 리 2000년 22분 캐나다, 한국 극영화

외국으로 입양돼 자란 한 여성이 어머니의 나라로 귀환하지만, 입양중개소와 미군기지촌을 헤매봐도, 생모를 만날 길은 요원하다. 환상적이고

서글픈 영상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단편 <프레이>(Prey)로 알려진 한국계 감독 헬렌 리의 신작.

<내가 여자가 된 날>

The Day I Became a Woman 감독 마르지에 메쉬키니 2000년 80분 이란 극영화

‘여자가 된다’는 건 무얼 의미하는 걸까. 아홉살 생일이 되면 차도르를 쓰고 남자를 멀리하는 관습에 따라 남자친구와 헤어지게 되는 어린

소녀, 남편과 아버지의 협박에도 불구하고 자전거 경주에 참가하는 젊은 여성, 금전적 여유가 생기자 평생 별렀던 가재도구와 드레스를 사는 노파의

이야기가 따로 또 같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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