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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성영화제 - 아시아단편경선
2001-04-10

미래를 여는 여성들 - 아시아단편경선

얼마 전 개봉한 <고추말리기>의 장희선 감독, 현재 촬영중인 <고양이를

부탁해>의 정재은 감독, <질투는 나의 힘>을 준비중인 박찬옥 감독의 공통점은? 여자다, 그리고 여성영화제 단편경선 부문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다는 것이다. 올해 10:1에 가까운 경쟁률을 뚫고 본선에 진출한 17편의 작품(한국 12, 외국 5) 역시 미래 여성감독의 출현을 예감케

한다.

<둥둥>

감독 김경란 2000년 13분 한국 극영화

한바탕 비가 내린 여름날, 일러스트 화가인 주인공은 낮잠에서 깨어 밖으로 나간다. 집 앞 슈퍼마킷으로 간단한 외출을 나섰던 그녀는,

버스 종점에서 시장으로, 다시 바다로, 예기치 않은 ‘유랑’을 하게 된다. “인생은 어디로 흘러가는지 모르는 법이다. 항상 좋은 방향으로

흘러간다고 믿고 싶다”는 감독의 생각에서 뻗어나온 이야기.

<모델>

감독 박남원 2000년 13분 한국 극영화

화실에서 한 여자가 조소품을 만들고 있다. 작품의 대부분은 남자의 전신상 또는 두상. 작업을 마친 여자의 책상 위에 <동물 박제술>이라는

책이 놓여져 있고, 여자가 버린 쓰레기더미 아래로는 피가 흘러나온다. 이 땅의 여성들은 가부장제의 억압 속에서 얼마간 ‘정신적 장애’를

겪고 있고, 그 장애가 잠재된 공격성 또는 악마성과 만날 수 있으리라는 것이 감독의 생각.

<가타 스웨트>

Gotta Sweat1.1 감독 오진영 15분 한국 홈피트니스 비디오

몸매 교정과 관리를 위한 교본 테이프가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는 세상. 이 작품은 흑백 바둑판 모양의 작은 스튜디오에서 온몸을

바둑판 모양으로 분장한 모델이 피트니스 체조를 선보이는 내용으로, 홈피트니스 비디오 테이프 형식으로 제작됐다. 여성의 육체와 정체성이 상품이

되는 현실을 풍자하고 있다.

<달이 지고 비가 옵니다>

감독 박혜민 2001년 13분 한국 극영화

할머니, 남동생과 함께 시골마을에서 살아가는 한 소녀에 관한 이야기. 잔잔한 어조로 소녀의 그리움과 환상을 스케치한다. 마을 아이들에게

‘문둥이’라는 소문이 나 있는 마을청년이 보여주는 동전 마술, 그리고 동생과 숲 속에서 하는 숨바꼭질 놀이, 이런 것들은 모두 작은 일들이지만

소녀에게는 큰 자국을 남긴다. 엄마의 부재라는 아픔 속에서도 조금씩 자라나는 한 소녀의 일상을 선문답을 하듯 몽환적으로 엮어낸 작품.

<알 수 있다>

감독 엄윤주 2000년 16분 한국 극영화

고학력의 미혼 여성은 집안에서 눈엣가시다. 대학을 졸업하고 고향 본가를 찾은 주인공은 시집이나 가라는 어머니의 핀잔에 화를 내고,

이는 큰 싸움으로 번진다. 주인공은 어머니와 화해하지 못한 채 교통사고를 당해 입원하고 퇴원 직후 남동생의 방문을 받는다. 엄마와 딸 사이에

교차하는 미묘한 애증의 구도를 그린 작품. 끊임없이 서로 상처를 주고받지만, 표현과 본심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고 감독은 말한다.

<이미지>

감독 오정신 2000년 21분18초 한국 극영화

술취한 인영에게 하룻밤 기대어 잘 어깨가 되어준 우현이 인영에 대해 가지게 되는 미묘한 감정. 그 감정들은 우현을

혼란스러운 상태로 몰아넣고 때로는 작은 상처를 주기도 한다. 또한 인영은 뒤늦게 우현을 향한 자신의 마음을 발견한다. 이미지처럼 가볍게

마음을 스치는 사랑의 감정을 섬세하게 읽어내어 보여주는 작품.

<싸이코 드라마>

감독 윤재연 1999년 22분 한국 극영화

순박한 간호사 오숙경은 시골 정신병원에서 일하게 된다. 낯선 직장, 얌체 같은 동료, 병세가 심각한 환자들과 부딪치는 피곤한 일상을

달래주는 건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기억뿐. 어느 날 멀쩡한 미남 환자에게 호감을 갖게 된 오숙경은 늦은 밤 그의 병실에 초대된다. 재기발랄한

코미디이지만, ‘우리의 정신은 건강한가, 진실을 외면하고 있는 건 아닌가’하는 진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병속의 무언가>

감독 김태옥 2000년 5분 한국 극영화

물고기를 찍는 사진사 이야기. 주인공은 어항에 물감을 풀어 촬영하고, 죽은 물고기는 변기에 버리는 등 피사체에 대한 애정이나 배려가

전혀 없다. 어느 날 상황이 전도돼 그녀 자신이 수조에 갇히고 물감 세례를 받는 일이 생기지만, 이것 역시 작품을 위한 그녀의 의도된 행위였음이

밝혀진다. 2회 여성영화제에 <종이나비>로 본선에 진출했던 김태옥 감독 작품.

<리플레이>

감독 한혜진 1999년 5분30초 한국 애니메이션

애니메이션 <히치콕의 어떤 하루>를 공동연출했던 한혜진 감독의 작품. 자기 공간 속 반복 무늬 벽지와 타일처럼 지극히 반복적인 일상에

구속된 한 남자의 동선을 따라간다. 남자의 직업은 청소부. 거리의 오물을 모아 쓰레기통에 버리던 남자는, 어느 날 쓰레기통 속으로 추락하는

자기(들)의 반복된 이미지를 본다.

<상식>

감독 이민경 2000년 20분 한국 극영화

여성으로서, 혹은 상식적인 사회인으로서 세 여성이 겪는 ‘비상식’적인 상황들을 매우 현실감 있게 설정하여 드러내는 작품. 집 앞

골목길에서 차를 몰다 ‘목소리가 작아’ 당하는 낭패, 지하철에서 어이없이 구타당하는 일, 한밤중 술취한 남자가 벌이는 행패 등 세개의 에피소드가

담겨져 있다. 이 에피소드들은 한 동네에 사나 서로 모르는 세 여성 은수, 지원, 유진의 이야기. 이들은 모두 같은 동네에 살고 있고,

서로가 당면한 기막힌 상황에 조금씩 연관돼 있지만, 서로 연대하거나 힘이 돼주지 못한다. 일상 속에 도사리고 있는 남성위주의 가부장적인

인식을 고발한 작품.

<그랜마>

감독 조성연 2000년 5분 한국 애니메이션

일제 식민지 시대를 겪은 할머니의 회고를 동화적으로 풀어낸 애니메이션. 물고기 나라의 지배를 받은 영향으로 지금도 물고기 나라말을

쓰는 할머니, 깎은 손톱을 다른 짐승이 먹으면 그 사람 모습으로 변한다고 믿고 손톱 간수에 신경을 쓰는 할머니의 이야기가 다양한 시각적

이미지와 함께 펼쳐진다. 페인팅 애니메이션, 그림자 애니메이션, 퍼핏 애니메이션 등에서 볼 수 있는 시각적 효과를 버무려 놓은 작품으로,

올해 선댄스영화제에 소개되기도 했다.

<`Desabille-toi`라는 이름의 비디오 테이프>

감독 이경원 1999년 21분 한국 극영화

신문사의 문학상에 글을 응모하는 주부, 그리고 거실에 설치한 무인카메라로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방송기자 남편. 이들이 엇갈리는

지점을 예리하게 포착한 작품. 남편의 시선을 드러내는 무인카메라 시점의 화면과 편안하게 부인의 움직임을 담아내는 화면이 교차되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카메라에 부인의 모습이 담기지 않으면 부인을 의심하게 되는 남편은 정작 그녀가 무엇에 꿈을 걸고 있는지, 보이지 않는

것은 모른다. 남성의 시선이 건너뛰는 부분에 자리한 여성의 감수성에 관한 깔끔하고도 인상적인 이야기.

<데드라인>

Deadline 감독 엔시에 샤-호세이니 2000년 34분 이란 극영화

이란의 소설가 겸 다큐멘타리 작가 엔시에 샤-호세이니가 만든 극영화. 35mm 컬러영화로, 전쟁이 끝난 뒤 비로소

시작되는 슬픔과 회한을 그렸다. 한 여성작가가 전쟁으로 인해 잃어버린 사랑을 찾아가는 모습을 따라간다.

<마추섬의 비극>

Shadow Dancing at Ma Tsu 감독 웨이 쑤 치엔 2000 23분 대만 다큐

중국 본토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위치한 대만의 섬 ‘마추’. 이곳의 초등학교에서 무용을 가르치는 여교사의 생활과 그녀가 바닷가에서

추는 독무를 보여주면서 그녀를 비롯한 섬의 주민들과 군인들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담은 다큐다. 마추섬은 대만의 역사를 드러내는

단면과도 같은 곳. 중국의 침략을 대비하는 군사요충지로서 기능하던 마추 섬은 1992년 전쟁지역협정이 파괴되고 1994년 관광객에게 개방되면서

일대 변화를 겪었다. 주둔군의 수가 감소하는 반면 관광객을 통한 수입이 변변치 않아 지역경제가 휘청거리게 되면서 마추섬의 주민들은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코헨의 아내>

Cohen’s Wife 감독 나바 하이페츠 2000년 24분 이스라엘 극영화

유대교의 율법에 의해 갈라진 한 부부의 이야기. “강간당한 코헨(사제의 후예)의 부인은 남편에게 접근할 수 없다”는 유대 율법 때문에

강간당한 뒤 남편과 이혼하는 한 젊은 여성이 등장한다. 감독 나바 하이페츠는 정교신자. 사적인 관계가 종교적 관념에 의해 파괴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정교신자인 여성감독이 유대정교 사회에서 금기시되어 온 주제를 건드렸다는 점에서 시선을 끄는 작품이다.

<타리 이야기>

Dear Tari 감독 치에코 야마가미 2000년 42분 일본 다큐

일본의 여성 행위예술가 이토 다리의 활동과 그 밑바탕에 깔린 생각들을 보여주는 비디오. 그녀의 공연실황과 인터뷰가 42분 길이의

작품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토 다리는 <자화상>이라는 퍼포먼스에서 레즈비언으로서의 성정체성을 발언했던 인물이다. 이 작품을 통해 보이는

그녀의 주요 작품들은 그녀가 겪었던 성정체성에 대한 깊은 고민과 그로부터 얻은 스스로에 대한 확인을 진지하고도 강렬하게 전달한다.

<나 좀 살려줘>

Let Me Live 감독 샤이라 파랄카르 1999년 4분5초 인도 애니메이션

지구 전체를 위협하는 핵무기의 위험을 일깨우는 애니메이션 작품.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 핵무기는 지구상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짧은 작품 안에 담았다.

박은영·최수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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