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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충무로 파워 50 - [3] 11위~20위
2001-05-03

이용관, 김동호, 권성문, 송강호, 이춘연, 장선우, 임권택, 김우택, 이창동, 유인택

● 11. 이용관 영화진흥위원회

부위원장| 55년생| 2000년 순위 14

영진위가 풍랑에 흔들릴 때마다 균형을 잡아온 조타수. 지난해 영진위 부위원장직을 맡게 되면서 PIFF 프로그래머를 그만뒀고, 중앙대에도 휴직원을 냈다. “영화정책과 행정부문의 집행 주체로 정치적 영향력에 있어 비중이 막강하다”는 것이 그를 추천한 이들의 근거있는 이유. 하지만 사안마다

한국영화인협회 등 영화계 구세력의 표적이 되는 고초(?)를 겪기도 했다. 미디어센터 설치, 투자조합 결성 등 올해 영진위 사업 추진에서도 남은 ‘역량’을 십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나온 1년 힘든 만큼 보람도 남는다. 일하면서 영화계 내부의 많은 사람들에게서 도움을 받았다. 앞으로 1년 임기가 1년 남았다. 영진위의 터전을 만드는 한해를 준비할 것이다. 어느 누가 위원이 되는 것과 상관없이.

● 12.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37년생| 2000년 순위 11

부에노스아이레스 영화제에 가려면 30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야 하고, 그나마 이코노미 클래스지만 김동호 위원장은 마다하지 않는다. 심사위원으로 또 부르면 또 가겠다고 한다. 부산영화제가 아시아 최고의 영화행사로 자리잡은 데는 나이에 맞지 않는 그의 엄청난 열성과 타고난 친화력이 큰 밑거름이 됐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지난해부터 중앙대학교 영화과 연구교수를 겸하면서 일과 술이 더 늘어 주위에선 걱정하지만, 정작 본인은 연구보고서 만드는 보람과 함께 학생들에게 신종 폭탄주를 선보이는 작은 즐거움을 맛보고 있다.

지나온 1년 11개 영화제에 다녀왔다. 그리고 대학원생들과 함께 연구보고서 ‘유럽 및 미주의 영화정책’을 펴냈다. 평양에서 북한영화인들과 만난 것도 큰 성과. 물론 부산영화제의 성공적 수행과 함께.

앞으로 1년 새로 바뀐 칸, 베를린, 로카르노영화제의 집행위원장들과의 교류 확대. 대학에선 학생들과 ‘극장의 역사’를 정리할 생각이다. 영화정책에 관한 단행본 집필은 오래된 꿈.

● 13.권성문 KTB네트워크

대표이사| 61년생| 2000년 순위 35

투자에 있어 과감하고 결정이 빠르다는 것이 그의 강점. 99년 강제규필름에 지분 투자한 것을 포함 <공동경비구역 JSA> <베사메무쵸> 등 한국영화 19편에 256억원을 집행중이다. 올해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2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영화계에 밀어넣을 계획을 갖고 있다. “한국영화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의지”가 KTB를 ‘매력적인’ 금융자본 중 하나로 손꼽게 만든다. 연초 현금 유동성 위기에 직면, 코너에 몰릴 것이라는 섣부른 관측이 나오면서 영화계가 술렁였을 만큼 상당한 영향력을 보유.

지나온 1년 투자한 만큼

아직 거두지는 못했다. 단 KTB라는 브랜드 가치만큼은 올릴 만큼 올렸다. 앞으로 1년 투자에만 집중해서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 목표. 대신 전액 투자보다는 작품당 총제작비의 70∼80% 선에서 투자액을 결정할 계획.

● 14.송강호 영화배우|

67년생| 2000년 순위 첫 진입

<공동경비구역

JSA> 이전까지 사람들은 송강호를 코미디 배우라고 생각했다. <넘버.3>의 조필이 이미지는 내내 그를 따라다녔고, <쉬리>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낸 재기작 <반칙왕> 역시 코미디였으니까. 송강호는 <공동경비구역 JSA>를 통해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너끈히 넓혀 보였다. 노련하면서도 인간미 넘치는 북한군 오경필은 송강호의 소탈하고 진지한 이미지와 폭발적인 에너지를 입고 생생하게 살아나, 그가 ‘코미디의 전사’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줬다. 2000년 <씨네21> 필진과 독자들이 뽑은 ‘최고의 영화배우’로, 대종상 남우주연상을 비롯 국내외 영화제에서 상받느라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어떤 작품 어떤 역할이든 진지하게 임할 뿐 아니라 풍부한 감수성과 열정에 객관적이고 냉철한 판단력까지 겸비한, 흔치 않은 배우다.

지나온 1년 <반칙왕>과 <공동경비구역 JSA>에 바친 한해. 상반기와 하반기 최고 히트작에 나란히 출연했고, 평단의 지지도 받았다. 앞으로 1년 8월 크랭크인 예정인 박찬욱 감독의 영화 <복수는 나의 것>에 합류한다. 사업에 실패하고 딸까지 납치당하는 남자 동진 역할인데, 딸을 찾아나서는 아버지의 절박한 심정을 제대로 표현해내는 것이 목표.

● 15.이춘연 (사)한국영화인회의

이사장| 51년생| 2000년 순위 25

정지영 감독으로부터 지난해 말 영화인회의 이사장 바통을 이어받았다. “영화인회의의 수장이라는 상징성에 걸맞은 순위 부여”라는 의견도 있지만, 배급개선위원회를 여는 등 영화계 전체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취임 초기 ‘화합’을 강조했던 만큼, 영화계 내 개혁세력의 목소리를 담보했던 지난날에 비해 색깔이 옅어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사안별로 수위를 조절하는 등 원만한 리드를 하고 있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지나온 1년 아무것도 안했네.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에 이어 <인터뷰>에 정성을 쏟았는데 관객으로부터 외면을 받으니까 반성을 하게 되더라고. 앞으로 1년 영협과 함께 대종상을 치르면서 ‘좋고 나쁜 것’ 많이 배움. 이광훈 감독의 <서프라이즈>와 <죽어야 산다> <여우비>(가제) 등을 준비중.

● 16.장선우 영화감독|

52년생| 2000년 순위 22

<거짓말> 이후 장선우 감독의 주가는 오히려 높아졌다. 애니메이션 <바리공주>와 SF액션영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을 동시에 진행할 정도다. 그간 찬반양론이 격돌하는 사회적 이슈를 만들어냈던 문제적 인간 장선우 감독은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에서 장선우식 액션연출을 보여줄 계획이다.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은 현재 부산에서 촬영을 진행중인데 현장공개를 안 하고 있다. 주연배우 김진표가 병이 나서 촬영이 중단되는 등 작업진행속도가 더디지만 영화에 대한 기대감은 줄지 않는다. 장선우가 만드는 액션영화라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한 관심거리.

지나온 1년 애니메이션 <바리공주>

준비를 위해 지난해 10월 실크로드 답사를 다녀왔다. 지난 2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을 크랭크인해 촬영을 진행중. 앞으로 1년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을 마치는 대로 <바리공주> 제작에 합류한다. 박재동 감독과 함께 작업하는 <바리공주>는 2002년 완성될 예정.

● 17.임권택 영화감독|

36년생| 2000년 순위 13

현역 감독 중 최고령이지만, 쉼없는 실험정신과 영화적 패기는 어떤 신인감독도 따르기 힘들다. <춘향뎐>으로 국제적 명성이 확고해지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으로 그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차기작 <오원 장승업>은 임권택 감독의 또다른 도전. 전통적인 것에서 보편적인 이야기와 정서를 탐색하며, 영화가 세상과 어떻게 만나야 하는지를 뿌리에서부터 고민하는 그의 근본주의적 태도는 모든 후배 영화인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지나온 1년 <춘향뎐>과

함께 세계를 다녔고, 세계 영화인들은 비로소 한국의 거장의 존재를 실감했다. <춘향뎐>은 유럽 각국과 미국에서 개봉돼 호평을 얻었고 꽤 많은 관객이 들어 국내에서의 흥행 참패로 인한 곤혹감을 덜어주었다.

앞으로 1년 시나리오 작업중인 <오원 장승업>과 함께 울고 웃을 한해. 5월부터 김용옥 교수가 시나리오에 참여하고, 늦어도 6월에는 촬영에 들어갈 계획.

● 18.김우택 (주)메가박스

씨네플렉스 상무| 64년생| 2000년 순위 첫 진입

‘개관 3개월 만에 관객 수 100만명 돌파.’ 종로 시대에 도전장을 내민, 멀티플렉스 메가박스의 ‘실세’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에모리대학에서 MBA 과정을 수료한 전형적인 엘리트. 지난해 5월 메가박스 개관과 동시에 본부장을 맡아왔으며 올해는 상무로 승진,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지향하는 동양그룹의 영화사업 전반을 책임지게 됐다. 극장요금 인상, 금요일 개봉을 주도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구사한 탓에 배급업계뿐 아니라 동종업계의 견제를 한몸에 받고 있다. 한완상 현 부총리의 사위이기도 하다.

지나온 1년 지난해 400만 관객이 말해주듯, 시설뿐 아니라 관객 동원력에서 한국 최고의 극장으로 자리잡았다고 자부. 앞으로 1년 하반기부터 내년 초까지 수원, 부산, 대구까지 50여개 스크린을 확보할 예정. 이미 결성된 ‘제우메가투자조합’을 시작으로 영화제작, 배급, 투자에까지 출사표를 내던질 채비 완료.

● 19.이창동 영화감독|

54년생| 2000년 순위 17

혹자는 추천 이유로 “한국영화계 최고의 지성”이라는, 당사자가 들으면 매우 민망해할 표현을 썼다. 영화가 여전히 문화라는 점을, 그리고 동시대의 삶을 포옹해야 한다는 고전적인 믿음을 이창동 감독은 절찬을 받은 <초록물고기>와 <박하사탕> 두 작품을 통해, 그리고 스크린쿼터 싸움에서의 헌신성으로 보여줬다. 다음 작품을 궁금해 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이번엔 멜로”라고 말한다. “세상에서 가장 가련하고 추악한 남녀의 사랑”을 아주 단순한 구성으로 그려내겠다고 한다.

지나온 1년 <박하사탕>과 함께 세계를 돌았다. 부에노스아이레스영화제, 상하이영화제엔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앞으로 1년 <오아시스>(가제)와 함께 씨름할 것이다. 시나리오 숙성중이며, 겨울 시작 전에 촬영에 들어갈 작정.

● 20.유인택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장·기획시대 대표| 55년생| 2000년 순위 43

무려 23계단이나 뛰어올랐다. 한 선자는 “정치력이 뛰어난 인물, 일반 영화인이 갖지 못할 인맥”을 선정 이유로 꼽았다. 얼마 전 심광현 영상원 원장 임용 반대 성명에 말려들어 한 차례 곤욕을 치렀고, 제협 내 회원사간의 불화설이 흘러나오기도 하지만, 이 과정에서 오히려 영화계 내 '다른 목소리'의 존재를 확인시키는 기능을 하기도 했다. 10개 남짓했던 회원사로 시작해 38개로 늘어난 제협 회장에, 올해 3월 연임됐다. 제작자로선 지난해 <미인>을 제작했고 장선우 감독의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을 기획했다.

지나온 1년 <이재수의 난>의 후유증을 어느 정도 해소했다. 재도약을 위해 뛰었던 한해. 앞으로 1년 다양한 스펙트럼의 영화를 기획, 제작할 생각이다. 26살의 젊은 신인감독부터 50살 늦깎이 이상우 감독의 프로젝트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