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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명성이여 다시 한번
2001-05-07

해외 톱

MGM, TV채널을 새로운 수입원으로 하는 등의 재기 위한 사업계획 발표

지난 10년간 침체의 늪에서 허덕였던 영화사 MGM이 올해 들어 재기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MGM은 지난 5월2일 열린 주주회의에서 TV채널을 새로운 수입원으로 끌어들이고, 다양한 규모와 개성의 영화를 지속적으로 제작한다는 등의 야심찬 사업계획을 밝혀서 눈길을 끌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레인보 미디어 산하 케이블채널을 새로운 수입원으로 삼게 됐다는 사실을 공개한 일이다. 이는 8억2500만달러짜리 거대 계약으로, MGM은 브라보, 인디펜던트 필름 채널, 아메리칸 무비 클래식, 위민스 엔터테인먼트 등 레인보 미디어 산하 케이블채널의 지분 20%를 갖게 된다. 최근 십수년 동안 회사의 주인이 여러 번 바뀌는 등의 내부적인 혼란으로 야기된 만성적자에 시달리면서, 자체 보유한 4천편의 영화와 1만편 TV쇼의 방송판권 라이선스에 의존해 명맥을 유지해온 MGM으로서는, 오랜만에 숨통이 트인 것이다. 레인보와의 계약으로 인해 MGM은 기존의 수입창구를 열어놓은 채로, TV채널의 시청료와 광고비용이라는 비교적 안정적인 수입원을 보태게 된다. 이에 대해 MGM의 최고경영자 알렉스 예메니잔은 “이번 4개 채널과의 계약은 MGM의 DNA를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다. 기존 콘텐츠의 라이선스에 의지하던 시절은 끝났다”고 자신하면서, “우리는 수입원을 다양화하고 증대시킬 것이라는 비전이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MGM은 최근 몇몇 해외 TV채널을 통한 배급과 자체운영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중이다. <로이터연합>은 MGM의 이러한 사업구조 다각화 시도를 가리켜 “다양한 영상사업을 아우르는 통합 미디어 회사로 거듭나려는 야심”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또한 MGM은 최근 수년간 부진했던 영화제작과 배급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리즈를 제외하곤 이렇다할 히트작이 없었다가 올 봄 <한니발>과 <하트브레이커스> 등을 연속히트시킨 것이 그 신호탄. 마틴 로렌스와 대니 드 비토 주연의 코미디 <최악의 일은 무엇일까>, 그리고 SF액션스릴러 <롤러 볼> 등이 여름 대목에 내놓을 작품들이다. 이 밖에도 오우삼 연출의 <윈드 토커스>, 리즈 위더스푼 주연의 <리걸리 블론드>, 남북전쟁을 다룬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콜드 마운틴스>, 피어스 브로스넌 주연의 새로운 시리즈, <핑크 팬더의 탄생> 등이 개봉 대기작으로 줄지어 서 있다. 배우파업이 시작되는 7월1일까지 제작 완성될 작품만 18편이라 2002년까지의 라인업은 “파업 여부와 무관하게” 안정적인 편이다. 엄선된 저예산 인디 프로젝트를 자회사인 UA를 통해 내놓을 계획도 있다.

MGM은 10년 가까이 거듭된 재정난과 흥행참패로 한때 문을 닫을 위기에도 처했었다. 80년대 중반 당시 사주였던 커크 커코리안이 언론재벌 테드 터너, 로리마 텔레픽처스, 이탈리아 복합기업체와 프랑스 은행 등에 돌려가며 회사를 팔았다가 되사는 과정에서 시스템이 불안해지고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 것. 그러던 MGM이 재기할 수 있었던 것은 새 경영진의 등장과 긴축재정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메이저 스튜디오로서는 최저에 가까운 비용(수익의 10.6%)을 간접비와 배급비로 할당하는 등 알뜰한 살림을 꾸려왔다. 또한 미라맥스와 <셰익스피어 인 러브>를 공동 제작한 뒤, 8편의 영화를 추가 공동 제작하기로 합의하는 등 미라맥스의 저예산영화 제작 노하우와 마케팅 노하우를 배우려 노력해왔다. 오는 2003년에는 폭스사가 있는 센추리시티로 회사를 옮길 계획. 이 여세를 몰아 MGM이 옛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