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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버스터, 롱런보다 치고 빠지기
2001-06-19

해외 작은톱+박스

미, 스크린 수는 줄고 3천개 이상의 스크린에서 와이드 상영을 하는 영화편수는 증가

미국의 극장산업 침체로 스크린이 줄어드는 가운데, 블록버스터 한편이 차지하는 스크린 수는 점차 늘어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중에는 극장당 3∼4관에서 상영하는 영화도 있어, 대형복합관을 활용한 스튜디오들의 ‘치고 빠지기’ 전술이 점차 노골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버라이어티> 최근호는 지난 한해 미국 내 스크린이 3만6천개에서 3만5천개로 크게 떨어진 데 반해, 개봉 첫주에 3천개 이상 스크린에서 개봉하는 영화편수는 10편에서 18편으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들어서만 3천개 이상 스크린에서 개봉한 영화는 <진주만> <슈렉> <미이라2>를 비롯해 모두 5편이다. 이는 96년에 1편, 97년에 2편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3천개 이상의 스크린에서 개봉할 경우 편당 프린트를 6천벌 이상 떠야 하는 등 개봉 준비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도, ‘가능한 한 많은 극장, 많은 스크린에서’ 개봉하는 사례가 많아지는 것은 그럴수록 개봉주의 박스오피스 성적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입소문이 나빠 둘쨋주 성적이 떨어지더라도 <진주만>(3214관·7520만달러)이나 <미이라2>(3401관·6810만달러)처럼 첫주 성적만으로 안정적인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영화의 함량에 따라 <배틀필드>나 <로스트 인 스페이스>처럼 기록적인 개봉관 수에도 불구하고 실패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크게 펼치는’ 영화들은 웬만큼 흥행이 된다. 이는 최신 블록버스터를 개봉주에 보고자 하는 관객의 심리 때문. 또한 배급업자들은 상영시간이 긴 영화일수록 많은 극장을 잡아야 매표수익을 높일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반면 극장주들은 스튜디오와 수익을 나눌 때 ‘단기 승부’보다는 ‘롱런’ 스타일을 통해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으므로 작금의 상영 스타일에 대해 불만이 많다고 한다.

그러나 영화산업 관계자들은 미국 내 극장산업이 활기를 잃어 스크린과 로케이션 수가 줄고 있는 만큼, 3천개 이상의 스크린에서 와이드 상영을 하는 영화편수가 지금보다 더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박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