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agazine > 스페셜 > 스페셜1
전시 - 명랑만화 주제전과 북한만화, 유럽현대만화 등 보강된 기획전
2001-08-10

반갑습니다 북한만화전, 그리고...

백번 양보해도 ‘만화’와 ‘전시’는 찰떡궁합이 아니다. 만화는 공개된 전시공간보다 지하철, 책상서랍, 화장실, 소파, 침대 등에 어울린다. 만화는 1m 떨어져 관조하듯 바라보는 독해방식보다는 자유로운 자세의 수용자들에게 능동적으로 독해된다. 만화를 집어드는 순간, 만화의 칸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만화는 환상과 욕망, 웃음과 눈물, 감동과 슬픔을 준다. 그래서 만화는 가장 사적인 매체다. 사적이고 평면적인 매체이자 칸과 면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존재하는 만화를 확장된 4차원의 공간으로 재배치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만화와 전시를 어떻게 행복하게 만나게 할 것인가의 문제는 그래서 여전히 진행형이다.

꿈(Fantasy), 재미(Fun), 만남(Fusion)을 주제로 한 SICAF2001의 주제전은 명랑만화다. 1997년 순정만화, 1999년 SF만화에 이어 주제전의 장르로 선택된 명랑만화는 꿈과 재미의 장르이자 동시에 애니메이션, 웹, 캐릭터 콘텐츠로 확산되는데 가장 적절한 장르이기도 하다. 명랑만화전은 주인공 캐릭터와 역사를 한묶음으로 파악하는 전시 전략을 세워 ‘땡이’와 같은 50∼60년대의 모범적인 명랑만화 주인공, 꺼벙이, 두심이, 로봇 찌빠와 같은 70년대의 말썽꾸러기 주인공, 둘리와 같은 80년대의 반항적인 주인공에서 마시마로, 기동이와 같은 90년대의 엽기적인 주인공들까지를 한자리에 모았다. 부모세대에는 어린 시절의 친근한 기억을 일깨울 것이고, 어린이들에게는 세대를 초월하는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세대를 넘는 즐거움을 보고

SICAF 2001전시에서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부분은 기획전이다. 지난 SICAF의 전시가 주로 주제전에 집중했다면, 이번 SICAF 2001은 기획전에도 인력과 예산을 배치해 완성도를 높였다. 기획전에서는 다양한 만남을 전시의 토픽으로 선정했다. 우선 ‘반갑습니다! 북한만화전’은 최초로 공개되는 북한만화와 애니메이션은 물론 국내 작가들이 그린 이산가족의 사연과 남과 북 대표 캐릭터 벽화가 공개된다. 캐릭터 모형전은 최근 각광받고 있는 프라모델, 피규어, 미니어처에 대한 전시다. 애니메이션 미니어처 세트는 물론 프로와 아마추어 모델러의 작품 전시, 그리고 프라모델 워크숍과 강의까지 열린다. SICAF에서 네티즌과 심사위원단의 투표를 거친 10명의 작가를 선정해 작품을 청탁하고 작품집을 출간하는 SICAF 컬렉션은 기존 전시와 달리 작가의 완결된 새로운 만화, 고급스러운 단행본, 원고와 각종 전시물이 결합된 만화 전시의 새로운 시도다. 선정된 작가는 강경옥, 김수정, 박재동, 박희정, 백성민, 양영순, 이빈, 윤태호, 이두호, 허영만이다. 유럽현대만화전은 이미 예술로 평가받고 있는 유럽만화를 정착시킨 작가들을 집중 조명한다. 필립 드루이에, 자크 타르디, 앙키 빌랄, 뫼비우스 등과 같은 프랑스작가에서부터 미겔랑소 프라도와 같은 스페인작가, 프랑수아 쉬텐 같은 벨기에작가, 스테파노 리치, 로렌조 마토티 같은 이탈리아작가까지 함께 조명한다. 이들은 유럽에서 만화를 예술의 위치로 끌어올린 대표적인 작가들이다.

명랑시대전은 ‘명랑’으로 대표되는 만화적 이미지를 젊은 예술가들이 어떻게 활용하는가를 보여주는 전시로 젊은 작가 강영민, 구성규, 노재운, 박활민, 이발쇼포르노氏(신일섭), 심대섭, 이동기, 조습, 최웅규, Alliesband, 김득헌(졸라맨), 삼류천사 등이 참여한다. 명랑한 사진관과 만화방, 명랑뮤직비디오 등이 전시, 상영되고 다양한 퍼포먼스와 공연도 개최된다. 이 전시를 통해 관객은 젊고 참신하며 발랄한 상상력의 습격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카툰 갤러리는 2002한·일월드컵을 기념해 한국과 일본의 카툰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며, 홍콩만화전은 홍콩을 대표하는 3대 작가 마영성, 하지문, 풍지명의 작품이 초청되고, <풍운>이나 <신조협려> 등의 피규어도 함께 전시된다. 부천만화정보센터와 함께 주관하는 고 김종래 유작전은 2001년 1월28일 지병으로 타계한 고 김종래 선생을 추모하는 전시다. 50∼60년대 한국만화 1세대로, 400여편의 주옥같은 만화유산을 남긴 김종래 선생의 작품과 생애, 대표작을 소개한다.

전시와 함께 진행되는 SICAF2001 젊은 시선에는 국내 만화, 애니메이션 전공 학과 20개가 설치한 대학관과 함께 일본의 유일한 만화학과인 교토세이카대 초청전이 열린다. 대학관은 SICAF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전시 섹션으로 한국만화의 비전을 확인하는 장이 될 것이다. 이밖에 PC통신만화동아리전, 한국애니메이터의 전당이 열리며, 관객이 직접 참여해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제작원리를 배우는 만화체험관, 애니메이션체험관, 만화그리기대회관이 설치된다.

박인하/ 만화평론가·SICAF 기획팀장

▶ SICAF 2001

▶ 초청 장편 - 중세에서 미래로 달려가는 판타지 포르티시모

▶ 초청 단편 - 애니메이션 장인들의 색깔있는 단편 모음

▶ 경쟁부문 - 오! 당신의 상상력, 애니메이션의 빅나이트

▶ 전시 - 명랑만화 주제전과 북한만화, 유럽현대만화 등 보강된 기획전

▶ SICAF 2001에서 만나는 엽기의 원조 빌 플림턴, 그가 21세기에 더 각광받는 이유

▶ 빌 플림턴 주요 필모그래피

▶ 2001년 안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만난 빌 플림턴

▶ SICAF 2001 상영시간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