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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환 PD 인터뷰
2001-03-16

“극단적 결론 제시보다, 열린 대화 공간으로”

조정위원회의 도입이라는 새로운 형식을 선택했다.

이혼을 전제로 한 부부들의 이야기므로 그들이 이혼이라는 결정을 내리기 전 제일 먼저 부딪히는 조정위원회를 떠올리게 되었다. 친구에게 털어놓는

이야기보다 조정위원들 앞에서 하는 이야기가 진실할 수밖에 없으니까 서로간의 솔직한 이야기를 끌어내는 형식으로 적합하다고 느꼈다. 초반에는

조정위원회의 비중을 크게 잡고 실제 ‘클리닉’의 과정을 일일이 보여주고자 했으나 회를 거듭할수록 굳이 ‘계도’하기보다는 시청자들이 스스로

무엇이 최선의 방법인가를 생각할 수 있게 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그래서 지금의 열린 구조의 드라마가 탄생한 것이다

극중 조정위원회의 역할은 어떤 것인지.

이혼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합의를 통한 이혼과 재판상 이혼이 그것이다. 두 사람의 합의가 이뤄진 경우에는 조정단계가 필요없으며 합의를

끌어내지 못해 재판상 이혼으로 간 경우 재판 전 단계로 조정을 거치게 돼 있다. 조사관의 조사를 거쳐 조정위원회에서 합의에 이르는 과정을

드라마로 보여주기로 했다. 현재 드라마상의 조정위원회는 법률에 따라 2명의 전문직 조정위원을 두고 있으며 드라마의 목표에 따라 되도록 쌍방의

화해를 돕는 쪽으로 역할이 주어졌다. 다만 다소 형식적일 수 있는 실제의 조정위원회보다는 디테일한 질문과 그에 따른 조정 과정을 살리려

애썼다.

매회 다른 소재를 택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 소재 선택은 어떤 식으로 하며 주로 소재를 얻는 곳은.

좀더 사실적인 드라마 제작을 위해 실제 이혼조정이나 이혼재판이 신청된 사례들을 조사하고 취합해왔다. 주로 도움을 받은 곳이 한국가정법률상담소이며

법률자문위원이신 곽배희 서울 가정법원 조정위원과 여러 명의 참고 변호인단이다. 이들에게서 상담사례를 바탕으로 한 생생한 소재들을 얻게 된다.

또한 자체적으로 전화나 편지 등을 통한 사연을 접수받기도 한다. 홈페이지에 직접 글을 올리는 이들도 있다.

다른 드라마에 비해 ‘스타’가 출연하지 않는다.

우리 드라마에는 비록 스타급 배우들은 출연하지 않지만, <사랑과 전쟁> 팬들 사이에서는 인기있는 배우들이 많다. 요즘은 출연한 배우에 대해

물어오는 시청자가 늘었다. 또한 캐스팅에 들여야 할 돈을 세트나 다른 부분에 투입함으로써 좀더 나은 질의 드라마를 만들 수 있다.

앞으로의 제작방향에 대해서.

이혼이 무조건 나쁘다거나 혹은 좋다는 식의 극단적인 결론 제시보다는 시청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시청자와 함께 만들어가는 열린 대화의 공간으로

계속 남을 것이다. 결국 드라마 목표이기도 한 부부문제의 공론화에 앞장 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