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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블랙박스] 7년 만의 영화진흥위원 추천을 거부한다

1월4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로부터 영화계 제 단체들에 공문이 발송되었다. ‘일부 영화진흥위원의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새로운 위원 위촉을 위해 후보자를 추천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문체부에 확인해보니 2016년 말 임기가 종료된 3명과 17년 3월로 임기가 종료되는 2명까지 총 9명 가운데 5명의 결원이 생길 예정이다. 이명박 정권 이후 한번도 영화진흥위원을 업계에서 추천받지 않았던 점에 비추어보면 문화부가 진일보한 자세를 취한 것은 맞다.

하지만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과 한국독립영화협회(확인된 단체만 언급했다)는 신임 영화진흥위원의 추천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몇년 동안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보여준 태도 때문이다. 최근 특검과 언론을 통해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실체와 부산국제영화제 지원 축소, <다이빙벨> 제작사에 대한 지원 배제 같은 내용이 확인되면서, 영진위가 영화계에 보여주었던 비상식적 행동의 배경이 드러났다. 그간 영진위가 보인 상식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태도는 이것 말고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지지난해 말 2016년 영화진흥종합계획 수립 과정에 영화계의 의견을 수렴해달라고 제 단체들이 수차례 요청을 한 바 있다. 영진위는 지난해 3월 언론만을 초청하여 진흥 계획을 발표하는 것으로 영화계의 요청을 묵살하였다(영화계 제 단체들은 진흥 계획을 언론을 통해 확인해야 했다). 지난 한해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부산시와 정부의 탄압이 노골화되면서 영화계 전체가 보이콧을 선언할 때 영진위는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실이 밝혀낸 바와 같이 100억원대의 예산을 신규 증액하는 ‘렌더팜’ 사업을 진행하면서 업계의 의견을 청취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지난 몇년 동안 영진위는 영화계와 소통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영진위 위원장은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자신과 무관한 일이라고 발뺌하고 있다. 영화단체들에 의해 동반고발당한 사무국장이 비위 사실이 드러나 해임된 상황에서도 본인은 몰랐던 일이라고 한다. 썩은 환부는 도려내고 새롭게 영진위를 구성해야 함을 다시 한번 느낀다. 위원 선임이 문제가 아니라 위원장과 영진위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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