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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보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 제임스 건 감독
안현진(LA 통신원) 2017-04-28

-커트 러셀과 실베스터 스탤론이라니, 이들을 어떻게 캐스팅하게 됐나.

=어릴 때 뒷마당에서 람보 또는 스네이크 플리스킨(커트 러셀의 1981년 출연작 <커트 러셀의 코브라 22시>의 캐릭터 이름.-편집자)이 되어 뛰어놀았다. 그래서 두 배우와 함께 이 영화를 만든 건 굉장한 여정이었다. 커트는 피터퀼의 아버지로 완벽했다고 생각한다. 크리스 프랫과 유사한 “재밌는 남자”의 매력이 있다. 아마 누구나 어느 정도는 커트가 아버지였으면 하고 꿈꾼 적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헤이트풀 8>(2015)이 개봉했을 때 내부 시사를 보러 간 적이 있다. 거기서 커트에게 매료됐고, 커트가 이 영화에 출연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실베스터는… 어릴 적부터 그의 진지한 팬이었다. 영화에서 욘두(마이클 루커)와 스타호크의 관계는 유사 부자관계인데, 욘두를 그토록 몰아붙일 수 있는 사람은 실베스터뿐이라고 생각했다.

-이 영화를 만들 때 마블 스튜디오가 허락한 재량은 얼마나 되나.

=아무 조건도 없었다. 스튜디오와 나의 의견이 대치되면, 언제나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영화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줬다.

-이번 영화의 이야기는 어디서 영감을 받았나.

=그에 대한 대답은 끝없이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주 거대한 동시에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 영화를 만들기 전에 나는 이 영화가 이랬으면 좋겠다고 설명할 수 있는 시각적인 이미지를 많이 가지고 있었다. 1950~60년대 <SF매거진>에 실린 팝아트, 1930년대에 만들어진 <플래시 고든> 시리즈와 1980년에 나온 리메이크 작품 등이 그것이었다. 거기서 공통적으로 뽑아낼 수 있는 ‘펄프 이미지’가 내가 만들어내고 싶은 비주얼이었다. 영화의 색감도 마찬가지다. 그건 전편에서 충분히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음악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자. 원하는 모든 음악을 수록할 수 있었다고 하던데.

=맞다. 150곡에서 200곡 정도의 노래를 골라 리스트를 만들었다. 영화와 어울릴 것 같은 노래들로 말이다. 그런 뒤 반복해서 들었다. 샤워하면서도 듣다보니 노래들을 완전히 외웠다. 그런 뒤 스크립트를 쓰기 시작했는데, 장면마다 딱 들어맞는 리스트 속 노래들이 저절로 떠올랐다. 때로는 몇곡이 한번에 떠올라서 실제로 영화 장면과 어울리는지 여러 번 들어보기도 했다. 딱 맞는 노래가 생각나지 않을 때는 노래를 찾으러 이리저리 다녔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 노래를 추천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중에서도 한곡이 수록됐다. 나 역시 생전 처음 들어보는 곡이었다. 1970년대 톱 40곡 중에서 내가 모르는 노래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웃음) 심지어 모던 밴드가 1970년대풍으로 만든 노래가 아닐까 찾아보기도 했는데 정말 내가 모르는 노래였고, 영화에 수록했다.

-<데드풀> <수어사이드 스쿼드> 그리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까지, 안티히어로라고 해야 하나? 전통적인 의미와 부합하지 않는 영웅들의 이야기가 인기다.

=내 생각에는 슈퍼히어로가 너무 많고, 슈퍼히어로영화도 많아서인 것 같다. 사람들은 언제나 안티히어로를 응원한다. 그래서 슈퍼히어로물은 여러 다른 장르를 내포해서 진화하는 중이다. 마블이 그걸 참 잘하는데, 최근 몇년간 슈퍼히어로물이면서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만들어낸 걸 보라.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스페이스 오페라였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는 첩보물이었고.

-70페이지나 되는 트리트먼트를 준비했다고 들었다. 대단하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70페이지 중에는 그림도 있다. 그러니까 60페이지 정도? (웃음) 언제나 트리트먼트를 쓰는 것으로 영화 작업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게 가장 어려운 과정이다. 영화를 망치고 싶지 않다면 영화의 이야기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70페이지짜리 트리트먼트에는 코미디도 많이 있다. 베이비 그루트(빈 디젤)가 폭탄의 스위치를 누르려는 트레일러도 그 안에 이미 있었다. 영화에 사용된 대사들도 적혀 있다.

-트리트먼트와 영화를 비교했을 때 가장 달라진 점은 뭔가.

=아이디어 구상 단계에서 새로운 캐릭터를 몇개 만들었는데 각본 쓰는 과정에서 캐릭터 하나를 삭제했다. 여러 캐릭터가 등장하는 영화지만, 각각 이야기하고 숨쉴 틈을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좀 부족했다. 마음에 드는 캐릭터였지만 지우고 나니 다른 캐릭터들이 숨쉴 공간이 생겼다.

-이번 영화의 중심은 어디에 있나? 코미디인가, 액션인가.

=나는 언제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는 코미디, 액션, 휴머니즘의 밸런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전편에서 그 세 가지를 새로운 방법으로 섞었고, 이번에는 그 혼합물이 좀더 강렬해졌다.

-촬영 중에 특별히 힘든 점은 없었나.

=이번 영화에서는 색다른 비주얼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였다. 그리고 그건 지금 진행 중인 후반작업에서 완성될 거라고 생각한다. 사실 무엇보다 힘들었던 건 시간 안에 촬영을 마치는 것이었다. 거의 모든 걸 그리고, 쓰고, 연출하고, 색 고르고, 음악 고르고. 시간이 모자랄 틈조차 없었다. 그저 앞으로 계속해서 전진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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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