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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 봄> 수많은 청년들이 목숨을 바쳤던 1991년의 봄
이주현 2018-10-31

1991년 4월 26일. 명지대생 강경대가 시위 도중 국가의 과잉 폭력 진압으로 사망한다. 청년들은 분신과 투신으로 노태우 정권에 항의한다. 전남대 박승희, 안동대 김영균, 경원대 천세용,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사회부장 김기설 등이 그렇게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노태우 정권은 죽음을 선동하는 세력이 있다며, 당시 27살의 전민련 총무부장이었던 강기훈을 김기설 죽음의 배후로 지목한다. 혐의는 유서 대필과 자살 방조. 결백을 주장하며 검찰에 자진 출두한 강기훈은 결국 국가적 ‘조작’ 사건의 피해자가 된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의 권고로 재심이 개시돼 2015년 5월 최종 무죄가 선고되기까지 무려 24년이 걸렸다.

다큐멘터리 <1991, 봄>은 강기훈 유서 대필 조작 사건을 중심으로, 국가의 불의에 저항하며 수많은 청년들이 목숨을 바쳤던 1991년의 봄을 현재로 소환한다. 그리고 너무도 일찍 세상을 뜬 열사들과 그들의 살아남은 동료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강기훈은 카메라 앞에서 과거를 복기하는 대신 기타 연주를 한다. <기타를 위한 전주곡> <아멜리아의 유서> <사라방드> 등 강기훈이 연주하는 8곡은 과거와 현재를 이으며 차분히 영화를 이끈다. 김기춘, 강신욱, 신상규, 남기춘, 곽상도 등 강기훈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들이 이후 승승장구했음을 지적하는 대목이나, “왜 사람들은 죽은 사람보다 죽인 사람 편을 들까?”라는 고 박승희의 글은 왜 우리가 진실을 환기해야 하는지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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