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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들> 일상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일들
이주현 2019-01-23

고등학교 행정실 직원 기선(박종환)은 학생들의 졸업앨범 일을 맡아서 진행하다가 축구부 학생 진수(윤종석)의 존재를 알게 된다. 기선은 진수에게 각별한 관심을 쏟는다. 수업은 잘 들어가는지, 친구들과는 잘 어울리는지, 진로 문제는 어떻게 할 건지 담임 교사도 아니면서 진수에게 계속 말을 건넨다. 한편 기선의 옛 애인 혜진(김새벽)은 회사를 그만두고 어머니의 식당을 함께 운영할 계획을 세운다. 메뉴 개발부터 상권 조사와 인테리어 리모델링까지 혼자서 꼼꼼히 식당 재개업을 준비한다. 그리고 택배기사 현수(백수장)는 이들을 스쳐지나간다.

때론 줄거리를 정리하는 게 무의미한 영화들이 있다. <얼굴들>이 그런 영화다. <얼굴들>엔 하나로 정리 가능한 서사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인물들을 따라 영화의 시간이 흘러갈 뿐이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일들이 일종의 영화적 사건이라 할 수 있지만 그마저도 돋을새김 되진 않는다. 삶의 단면들은 미시적으로 제시되고, 세계의 이면을 들여다보려는 이강현 감독의 시선은 거시적이다. 감독의 전작 다큐멘터리 <파산의 기술>(2006), <보라>(2010)와 <얼굴들>은 다른 듯 닮았다. 사회 시스템의 작동방식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며, 분석하고 결론내리는 대신 기술하고 제시하는 방식도 비슷하다. 이강현 감독의 첫 번째 극영화로, 2017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시민평론가상을 수상했고, 2017서울독립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과 독불장군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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