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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인간의 music] 케미컬 브러더스 《MAH》, 레이브란 이런 것

댄스 플로어에서도 상황에 따라 잔잔한 음악을 틀어야 할 때가 있다. 인적이 드문한 초반 시간에 쩌렁쩌렁 울리는 뱅어를 틀어도 이상할뿐더러 메인 타임에도 때로는 완급을 조절하기 위해 분위기를 식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야 할 때도 있다. 수많은 관객이 아수라장이 된 채 끼어 더 큰 흥분을 원한다고 아우성치고 있을 때는 그들을 만족시킬 환상적인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래서 댄스 플로어의 스타들은 주로 터트리는 걸 잘하는 사람들이다. 디제이든 프로듀서든 하이라이트에서 완전히 관객을 미치게 만들 트랙을 가졌느냐 말았느냐가 그가 댄스 신에서 스타가 될 수 있느냐 마느냐와 동의어다.

케미컬 브러더스는 터트리는 걸 세상에서 제일 잘하는 팀 중 하나다. 그리고 《MAH》는 케미컬 브러더스가 얼마나 메인 타임 트랙에 강한지 그대로 보여주는 트랙이다. 에너지를 모아가며 긴장을 상승시키다 일거에 터뜨리는 ‘드랍’ 주조술이 대단하다. 고음의 신스들이 현란하게 공간을 휘젓는 구간에선 페스티벌 조명의 눈부신 섬광 세례가 떠오른다. 똑같은 드랍 중심 음악이라도 최근의 EDM 경향과는 거리를 둬 쿨함과 흥분을 절묘히 절충했다. 《MAH》는 봄에 발매될 새 앨범 《No Geography》의 선공개 싱글이다. 자신들이 영향받은 ‘레이브(광란)’란 단어 뜻에 그대로 들어맞는 음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