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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하> ‘원하는 바가 이루어지소서’
김성훈 2019-02-20

운명은 때때로 얄궂다. 1999년 강원도의 한 시골 마을에 쌍둥이 자매가 태어났다. 언니가 동생의 다리를 물어 피범벅이 된 채로. 동생 금화는 태어나자마자 다리가 온전치 않았다. 금화의 다리를 문 언니는 사람들이 오래 살지 못할 거라고 해서 이름조차 부여받지 못한 채 ‘그것’이라 불렸다.

금화는 금화대로 자신의 다리를 그 지경으로 만든 언니와 세상을 원망하고, ‘그것’은 ‘그것’대로 세상으로부터 괴물 같은 취급을 당한다. 그로부터 16년이 지난 2015년, 신흥 종교 비리를 파헤치는 종교문제연구소 소장 박 목사(이정재)는 요셉(이다윗)과 함께 사슴동산이라는 불교 계열의 신흥 종교를 조사한다. 어느 날, 한 여중생이 영월 터널에서 변사체로 발견되고, 사슴동산에서 경찰과 우연히 마주친 박 목사는 여중생의 죽음이 얽힌 사건이 심상치 않다는 사실을 직감한다.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남자는 정체불명의 정비공 나한(박정민)을 만난 뒤 갑자기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신은 인간의 운명을 정할 수 있는가. 인간은 운명대로 살아가야 하는가. 많고 많은 신 중에서 진짜 신은 누구인가. ‘원하는 바가 이루어지소서’라는 뜻을 가진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영화 <사바하>는 불교 세계관을 소재로 다루며 신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오컬트 스릴러다. 영화에 등장하는 불교 세계관은 각각 흩어진 인물과 사건의 이해를 돕는 동시에 서스펜스를 구축하는 맥거핀 역할도 한다. 덕분에 미스터리가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인물들을 이끌어간다. 전작 <검은 사제들>(2015)에서 구마(驅魔)의식이라는 낯선 소재를 흥미롭게 풀어낸 장재현 감독의 신작이며, 사건의 정체에 다가서는 박 목사 역할에 이정재가,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정비공을 박정민이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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