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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이야기>, 가장 영화로운 80년대를 복원하라
김현수 2019-07-11

맷 더퍼에게 영향을 끼친 영화

● <미지와의 조우>(1977)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오랫동안 만들고 싶어 했던 영화다. 2천만달러의 제작비로 3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감독의 허락 하에 제작된 우주선 장면 등을 추가한 감독판이 존재한다. 어느 낯선 존재의 방문으로 자신의 인생이 송두리째 뒤흔들린다는 컨셉은, 더퍼 형제의 머릿속에 오랫동안 각인되어왔다고.

● <상태 개조>(1980)

켄 러셀 감독의 초기 SF영화로 일종의 ‘지킬 앤드 하이드 박사’ 모티브의 이야기다. 이 영화의 실험실 세트 장면은 더퍼 형제가 호킨스 국립연구소의 인테리어 외관을 꾸미는 데 많은 영향을 줬다. 이 영화에 영향을 준 존 C. 릴리 박사의 감각차단실험은 시즌1에서 일레븐이 데모고르곤과 맞서기 위해 사용한다.

● <이블데드>(1981)

샘 레이미 감독의 걸작 호러영화. 친구들끼리 한적한 산골 마을의 외딴집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우연히 고대의 악마 같은 존재를 건드리면서 끔찍한 참극이 벌어진다. 더퍼 형제가 10대 시절에 가장 열광했던 영화 중 한편으로 윌의 형인 조나단의 방에 포스터가 걸려 있다. 윌이 사라졌을 때 아버지가 보고는 포스터를 떼라고 윽박지르기도 했다.

● <E.T.>(1982)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가장 위대한 업적을 한편 꼽으라면 바로 <E.T.>다. 이 영화는 <기묘한 이야기>의 전체 톤을 잡아갈 때 방향키가 되어준 작품이다. 어린 주인공 삼남매가 부모와 정부 요원의 눈을 피해 미지의 존재를 지켜려 한다는 이야기. 언제 들어도 가슴 설레는 이야기다.

로스 더퍼에게 영향을 끼친 영화

● <괴물>(1982)

존 카펜터 감독의 이 영화 포스터도 드라마 곳곳에서 등장한다. 남극 대륙 탐험대를 두고 벌어지는 기이한 이야기. 더퍼 형제가 <기묘한 이야기> 시즌3의 에피소드에서 많이 차용해서 썼고, 개가 괴물로 변하는 모습 역시 데모고르곤의 디자인에 영향을 끼쳤다.

● <에이리언>(1979)

SF 호러 장르에 있어서 <에이리언>과 리플리(시고니 위버)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H. R. 기거가 디자인한 제노모프의 외형은 궁극적으로 데모고르곤의 디자인에 영향을 끼쳤다. <에이리언 2>에서 카터 버크를 연기했던 폴 라이저는 공교롭게도 시즌2의 주요 배역으로 등장한다.

● <죠스>(1975)

더퍼 형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여름 블록버스터라는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낸 작품이다. 배우 로이 슈나이더가 연기한 경찰서장 마틴의 캐릭터가 트럭과 모자로 대표되는 호퍼 서장을 만드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 <폴터가이스트>(1982)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제작한 영화 중 가장 무서운 영화일 것이다. 토브 후퍼 감독이 만들어낸 끔찍한 유령의 집은 디자인 면에서 <기묘한 이야기>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일레븐이 집중할 때 필요한 텔레비전이나 손을 뻗어 미지의 세계로 빠져드는 상징적인 제스처 등이 드라마에 쓰인다. 시즌1에서 엄마 조이스와 윌이 함께 이 영화를 보는 장면이 있다.

<기묘한 이야기> 트리비아 모음

스티븐 킹

스티븐 킹은 다방면에서 더퍼 형제에게 많은 영향을 준 작가다. 우선 시리즈 로고는 원래 1980년대 소설인 <쿠조>와 <크리스틴> 표지에 사용됐던 글꼴과 비슷하다. 그의 소설 중 드라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은 영화 <초능력 소녀의 분노>(1984)로 알려진 <파이어스타터>다. 정부의 과학 실험 대상이 되었다가 초능력이 생긴 소녀와 그를 보호하려는 아버지의 이야기. 4개의 계절을 소재로 한 소설집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에 실린 <스탠 바이 미>는 영화 <스탠 바이 미>(1986)에 영감을 준 이야기. 그리고 <데드존> 역시 특별한 능력을 지닌 주인공, 풍부한 캐릭터 묘사, 공포에 대해 격렬히 저항하는 정서적 울림 등 더퍼 형제에게 영향을 끼친 소설이다. 그 밖에 <캐리> <샤이닝> <그것> 등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친 소설로 꼽힌다.

● 스타코트몰

미국의 쇼핑몰 구조는 대부분 중앙홀을 중심으로 개별 상점들이 2층에 걸쳐 자리해 있다. 특정 반응, 즉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멀리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앵커링 효과를 노리기 위한 구조라고 알려져 있다. 1956년 미네소타주 에디나에서 처음 오픈한 사우스데일몰은 1980년대에는 미국 전역에 약 3천개가 있었다고 한다. 시즌3의 스타코트몰을 실제 촬영한 그위넷 플레이스 몰은 1984년에 문을 열었던 곳. 시즌3에서는 쇼핑몰에서 정말 많은 일이 벌어질 예정인데 어쩌면 구조 자체가 중요한 복선이 될지 모른다. 조지 로메로 감독의 <새벽의 저주> 속 쇼핑몰과 숀 펜 주연의 <리치몬드 연애소동>(1982) 속 쇼핑몰의 디자인을 겹쳐놓은 것이 바로 스타코트몰이다. 아이스크림 가게 유니폼을 입고 있는 스티브의 모습에서 젊은 시절의 숀 펜이 보이는 것이 우연은 아니다. 그리고 시즌3 오프닝에서 피비 케이츠 이름이 계속 언급된다.

● 일레븐의 드레스

1980년대 당시 어린 소녀들 사이에서 대유행했던 이 폴리 플린더스(polly flinders) 드레스는 영국 동요 속 가사에서 착안해 이름을 지은 브랜드다. <기묘한 이야기>의 의상디자이너 킴벌리 애덤스는 1970년대부터 유행했던 이 드레스의 스타일을 기반으로 시즌1 당시 일레븐이 정체를 감추기 위해 입었던 드레스를 제작했다. 일반적으로 이 드레스는 가슴과 손목 부위에 탄성이 있도록 디자인됐다. 당시 거의 모든 소녀들이 이 원피스를 입고 다녔다고 하는데 친구들이 일레븐에게 씌우는 가발 역시 드레스와 매치되도록 디자인됐다고 한다. 드레스의 색상은 복숭아색과 분홍색 사이 정도로 구현했고 긴 양말로 포인트를 줬다. 일레븐이 처음 신어본 스니커즈는 컨버스에서 출시한 컨버스 올스타라는 이름의 신발이다. 1923년 미국 야구선수인 찰스 척 테일러가 신어 대중에 소개된 첫 스포츠화라고. 일레븐의 위장술(?)은 <E.T.>의 그것을 오마주한 것이기도 하다. 달려오던 자동차를 뒤엎던 자전거 액션 장면도 역시 <E.T.>의 오마주.

● 던전 앤드 드래곤 & 데모고르곤

게임 <던전 앤드 드래곤>에 등장하는 세계관 중에 어둠의 계곡(The vale of shadow)이 있다. 이 다른 차원의 공간은 현실 세계의 어두운 반향 혹은 메아리라고 알려져 있다. 부패와 죽음의 장소이기도 한 이곳은 엇갈린 차원이자 괴물들의 거처다. 인간의 곁에 있지만 인간이 볼 수 없는 곳이라고. ‘뒤집힌 세계’의 근간을 이루는 것이 바로 <던전 앤드 드래곤>이다. 실제로 주인공들이 이 게임을 거의 매일 한다. 거기 등장하는 데모고르곤은 두개의 머리를 가진 악마로, 파워 면에서 최강으로 꼽히는 악마다. 더퍼 형제는 인공 보철을 착용한 배우가 거대한 탈을 뒤집어쓰고 연기하도록 했다. 발포 고무 형태의 재질로 제작된 데모고르곤 모형은 더퍼 형제에 따르면, “어릴 때 수업 시간에 낙서하면서 그리던 바로 그 디자인”을 살린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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