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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난 사람들④] <도이치 이야기> 오다기리 조 감독 - 시대가 변해도 잃지 말아야 할 것들
김현수 2019-10-16

<오버 더 펜스>(2016) 이후 3년 만에 부산을 찾은 배우 오다기리 조. 그가 연출 데뷔작 <도이치 이야기>를 들고 감독이 되어 돌아왔다. 데뷔 이후 “오랫동안 감독이 되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있었”던 그는 크리스토퍼 도일 감독의 연출작 <더 화이트 걸>(2017)에 출연했다가 그로부터 “당신이 연출하면 촬영은 무조건 내가 맡겠다”는 말에 10년 전 썼던 이야기를 다시 꺼내 들었다.

<도이치 이야기>는 근대화 물결이 시작되던 메이지 시대 초,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한 연로한 뱃사공 이야기로 오다기리 조가 “20여년 전 처음 쿠바에 갔을 때 느꼈던 감정”을 토대로 한 영화다. “쿠바에서는 모두가 가난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다들 즐겁고 행복해 보였다. 그들을 보면서 부유한 인생이란 무엇일지 궁금했다. 그 고민을 시나리오에 담았다.” 애초 주인공 도이치의 연령대를 30대 정도로 설정하고 본인이 연기하려다가 “에모토 아키라 배우처럼 연륜이 느껴지는 분이 연기해야 메시지에 더 부합할 것 같아” 나이 설정을 바꿨다. 또 도이치와 인연을 맺는 의문의 소녀 역의 가와시마 리리카는 연기 경험이 많지 않지만 오디션장에서 “예리하고 풍부한 감성에 반해” 캐스팅했다. 본인이 직접 현장에서 그녀에게 연기 지도를 하기도 했다고. 영화는 니가타현의 아름다운 자연풍경을 배경으로 유려한 촬영과 서정적인 음악에 한껏 취하게 하는 장면 뒤에 인간의 광기가 폭발하는 장면들을 숨겨놓고 있는데 “자연에 저항할 수 없는 인간의 삶을 담기 위해서” 촬영감독에게 고전영화 스타일 등 이것저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촬영장에서 감독으로 살면서 건강을 잃었다는 그는, “시대가 변해도 잃지 말아야 할 무언가를” 표현할 수 있게 해준 스탭과 배우들에게 모든 공을 돌린다. “크리스토퍼 도일을 비롯해 와다 에미 의상감독 등 고마운 인연들이 도와준 덕분에 영화를 완성할 수 있었다.” 그 인연이란 것은 “배우로서 타협하지 않고 선택해왔던 작업들이 쌓여서” 만들어진 배우 오다기리 조라는 역사의 일부다. 이번 영화는 <밝은 미래>(2004), <메종 드 히미코>>(2006) 등 어느 한곳에서도 머물지 않고 훌쩍 떠날 준비를 하며 사는 듯한 캐릭터를 종종 연기해왔던 배우 오다기리 조의 속내를 들여다볼 좋은 기회다. “현재 일본에는 만화 원작 기반의 영화가 넘쳐난다. 오리지널리티를 지닌 영화 연출을 계속해볼 생각인데 원하는 이야기가 생기면 꼭 다음 영화도 한국 관객이 좋아해줬으면 좋겠다. 새롭게 방영하는 <시효경찰> 새 시즌도 좋아해달라.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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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돈규클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