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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한 수: 귀수편> 여러 바둑고수의 개성과 전략을 효율적으로 드러낸다
김성훈 2019-11-06

귀수(권상우)의 운명은 가혹하다. 바둑 때문에 하나밖에 없는 가족을 잃고, 집을 떠나, 복수를 위해 내기 바둑판의 세계로 뛰어든다. 맹기(바둑판 없이 머릿속으로 좌표를 외워서 두는 방법) 바둑의 고수 허일도(김성균)는 동네 내기 바둑판을 평정하던 소년 귀수가 바둑에 남다른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그를 가르친다. “너한테 세상은 둘 중 하나다. 놀이터가 되든가 생지옥이 되든가”라는 스승의 냉혹한 가르침을 받은 귀수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부산잡초(허성태), 장성무당(원현준) 등 바둑고수와 맞붙는다.

귀수는 전편 <신의 한 수>(2014)에서 잠깐 등장한 캐릭터다. 교도소에 수감된 태석(정우성)이 노크를 통해 벽을 두고 바둑을 두던 상대로, 나중에 주님(안성기)으로부터 그가 ‘귀수’라는 얘기를 듣게 된다. 제목대로 <신의 한수: 귀수편>은 귀수의 스핀오프다. 어린 귀수가 성장하면서 스승을 만나고, 그의 밑에서 혹독한 바둑 수련을 받고, 세상에 나가 바둑고수를 차례로 상대하는 무협영화의 서사를 따른다. 도장깨기식으로 전개되는 서사인 까닭에 전편에 비해 대국(바둑을 두는 행위)은 여러 바둑고수의 개성과 전략을 효율적으로 드러낸다. 어두운 목욕탕, 좁은 골목길, 주물공장 등 각기 다른 세 공간에서 벌어지는 액션 또한 날렵하고 시원하다. 영화는 <태풍>(2005), <경계>(2007)의 조감독이었던 리건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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