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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혁명' 박지훈 - 카메라 앞일수록 자연스럽게
임수연 사진 오계옥 2020-09-17

한동안 영화 개봉을 앞둔 배우들이 홍보 기간 동안 거쳐야 할 관문 중 하나가 “내 마음 속에 저장~♡” 멘트라는 농담이 있었다. 이 모션을 최초로 만든 박지훈은 카메라를 보며 “꾸꾸까까” 같은 소리를 내도 어색하지 않은, 천생 아이돌이다. 9월 1일 카카오TV 공개 직후부터 회당 조회수 100만뷰를 넘긴 <연애혁명>은 박지훈의 재능이 배우의 그것과 겹칠 수 있음을 단번에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어릴 때 일찌감치 드라마와 뮤지컬을 경험했다거나,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18학번으로 입학했다는 이력도 상기할 수 있다. <연애혁명>을 제작한 정근욱 메리크리스마스 부사장은 “공주영은 조금만 잘못 연기해도‘손발이 오그라들 수 있는’ 캐릭터라서 많은 신인배우들이 연기하기 힘들어했는데 박지훈은 오디션에서 전혀 어색해하지 않았다”며 그를 캐스팅한 이유를 전했다.

-원래 웹툰 <연애혁명>의 팬이었다고.

=공주영은 왕자림(이루비)에게 푹 빠져서 얘 아니면 안될 것 같다며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보통 여자 캐릭터가 공주영처럼 묘사되곤 하는데 기존 클리셰를 깨는 것 같아 설정에 흥미를 느꼈다. 이것 또한 성별을 나눠서 말하는 것 같아 조심스럽지만 그런 애정 공세는 여자도 남자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여기에서 한번 더 깊게 들어가 왕자림에게 모든 것을 다 주는 공주영의 캐릭터가 가진 의미가 재밌었다. 학창 시절에 즐겨보던, 늘 1순위로 꼽히던 작품이 드라마로 만들어진다고 해서 너무 반가워 오디션을 보게 됐다.

-철저하게 대본만 분석하는 배우도 있고, 원작에 대한 이해를 중요시하는 배우도 있다. 어느 쪽이었나. 만화와 실사에서 허용되는 부분은 다르기 때문에 어떻게 그 접점을 찾아나갔는지도 궁금하다.

=워낙 많은 독자들이 본 작품이다 보니 이번엔 원작을 중요시했다. 귀엽고, 활발하고, 좋아하는 사람을 꼭 지키고 싶어 하는 공주영 캐릭터의 확실한 베이스가 웹툰에 있다 보니 그 설정을 잘 따라가려고 했다. 웹툰과 드라마 사이의 간극은 “이렇게 연기하면 덜 어색하지 않을까요?”라고 현장에서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조율했다. 드라마를 보면 학생들이 “~했음, 안 했음?” 같은 말투를 쓰지 않나. 웹툰의 디테일을 잘 따라가면서 철없는 10대 청춘을 담은 언어를 드라마에서는 어떻게 보여줘야 할지 계속 고민하며 그 정도를 맞춰가고 있다.

-사실 드라마 보면서 아예 알아듣지도 못한 신조어가 많았다. 평소 본인도 “~ 했음, 안 했음?” “대리강”(게임에서 하는 ‘대리강화’의 줄임말.- 편집자) 같은 말을 쓰나.

=졸업한 지 좀 돼서…. (웃음) (박지훈은 1999년생, 올해 22살이다.-편집자) 나는 고등학교 다닐 때도 그런 말을 쓰지는 않았다. 사실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듯)도 무슨 뜻인지 몰랐다.

-드라마만 보면 원래 그런 말을 일상적으로 쓰는 사람일 것만 같은데 오늘 보니 실제는 좀 다르다. 원래 모습과 완전히 다른 캐릭터를 그렇게 잘 소화하다니, 완전 배우다. (웃음)

=으하하하. 정말 감사하다. (웃음) 얘기한 대로 공주영과 박지훈은 다르다. 성격은 겹치지 않지만 이렇게 작품을 위해 캐릭터에 몰입해가면서 배워나가는 것들이 있다.

-<프로듀스 101> 시즌2 때 보여준 ‘윙크’마저 부단한 연습의 산물이라고 알고 있다. 왠지 연기에 대해서도 연습벌레가 아닐까 추측해보게 되는데.

=긴장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있으려고 하는 것? 카메라 앞에서 긴장을 잘 안 하는 편이다. 어릴 때부터 카메라와 친했던 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사실 <연애혁명> 첫 촬영 때는 새로운 캐릭터를 잡아가는 시작이다 보니 조금 긴장이 됐다. 그 이후에는 카메라 앞에서 다시 자연스러워졌다

-아직 영화 경험이 없다. 혹시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나.

=드라마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이나 <연애혁명>에서 밝고 명랑하고 말 많고 재잘재잘거리는 캐릭터들을 연기해봤으니…. 머리 쓰는 천재 해커 캐릭터? 아니면 진중한 작품! 어두운 면이 있는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다. 범죄 누아르 영화를 좋아한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만의 스타일로 해커를 연기하고 싶다.

-요즘 웹드라마로 경력을 시작하는 신인배우들이 매우 많다. 새로운 시대의 신인배우들이 가질 수 있는 강점을 생각해보게 된다.

=TV에 비해 웹드라마 시장에서 학원 청춘물이 많이 제작되고 있다. 학창 시절을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시절에 가졌던 감정을 빨리 모을 수 있다. 그렇게 10대 시절의 감성을 한번 더 깨닫고 드라마에서 보여준 경험이 분명 나이가 들어 연기할 때도 도움이 될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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