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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망 - 올해 가장 주목해야 할 스튜디오와 연출자는?
이주현 사진 씨네21 사진팀 2021-01-16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 키플레이어 55인의 전망- 스튜디오드래곤 카카오M 그리고…

OTT를 중심으로 영상산업이 재편되면서 영화 제작사와 드라마 제작사의 합종연횡이 이루어졌고 거대 콘텐츠 기업이 탄생했다. 플랫폼의 다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스튜디오들이 결국 이번 설문에서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2021년의 트렌드 키워드로 꼽힌 OTT, 한류와 글로벌, IP 확장, 크로스오버에 정확히 부합하는 제작사들이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주목받았다는 얘기다. 1위는 스튜디오드래곤. 최근의 화제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과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이 모두 스튜디오드래곤 작품이다. 어디 그뿐인가. <비밀의 숲> <도깨비> <사랑의 불시착> <시그널> <미생>이 모두 스튜디오드래곤의 드라마다. “OTT와 TV를 동시 커버”하고 있으며 “견고한 제작 기반과 풍성한 연출 및 작가군”을 갖춘 스튜디오드래곤은 물량과 역량과 영향력 면에서 업계 최고라는 평가다.

스튜디오드래곤이 보여준 성공 모델과 그것이 업계에 끼친(혹은 끼칠) 영향력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감독 위주의 제작 방식이 아니라 기획PD가 주도권을 쥔 제작 방식으로 드라마 제작 방식의 변화를 꾀해 성공 모델을 보여주었다. 그 모델을 닮으려 많은 제작사들이 이합집산을 시작했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내년에도 스튜디오드래곤의 활약은 기대되지만, 영화 제작사들마저 드라마 시장에 뛰어든 상황에서 스튜디오드래곤이 앞으로도 지금의 위치를 지켜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연상호 감독.

2위는 카카오M과 클라이맥스 스튜디오(구 레진스튜디오)가 차지했다. 영화, 드라마, 음악, 디지털 콘텐츠를 아우르는 종합 콘텐츠 기업 카카오M은 영화사 및 매니지먼트사 인수 등 최근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콘텐츠 회사다. 올해 7월엔 “3년 후 블록버스터급 영화를 포함해 연간 15편의 오리지널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겠다”는 계획을 알렸고, 9월엔 카카오TV에서 공개되는 오리지널 콘텐츠들을 론칭했다. “카카오TV를 통해 볼 수 있는 콘텐츠들이 기존 플랫폼의 콘텐츠와 어떤 차별점과 매력이 있는지 궁금하고,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엄청난 자본력으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나가고 있는데, 내년엔 조금씩 결과물들이 나오기 시작할 것 같다.” “영화, 드라마뿐 아니라 웹콘텐츠까지 아우르는 콘텐츠 공룡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 종사자들의 말처럼 외형적으로 거대하게 몸집을 불리고 있는 카카오M의 행보는 충분히 주목할 만하다.

공동 2위인 클라이맥스 스튜디오는 웹툰IP를 기반으로 영화, 드라마 등을 활발히 만들고 있는 제작사다. 현재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과 <D.P.>, 김다미·전소니 주연의 <소울메이트>, 이병헌·박서준·박보영이 캐스팅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벌새> 김보라 감독의 차기작 <스펙트럼> 등을 제작하고 있다. 클라이맥스 스튜디오는 “넷플릭스, 카카오M, CJ, 롯데, NEW 등 다양한 사업 제휴”를 통해 단기간에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드는 기획 및 제작 역량을 증명하고 있다.

3위는 넷플릭스를 포함한 OTT 업체들, 그리고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과 드라마 <지리산>을 제작 중인 드라마 제작사 에이스토리가 공동으로 뽑혔다. 넷플릭스의 경우 “단순 작품 구매를 넘어 로컬에서 제작·투자를 본격 개시할 예정이라 드라마에 이어 영화쪽에서도 새로운 결과물을 보여줄지 주목된다”는 의견이 있었고, 에이스토리의 경우 <킹덤> 시리즈를 성공시킨 역량과 <지리산>의 중화권 방영권 판매에 주목하는 의견이 있었다. 4위는 김용화 감독의 신생 제작사 블라드 스튜디오, 5위는 최동훈 감독의 케이퍼필름, <남산의 부장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제작한 하이브미디어코프,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택시운전사>를 제작한 더 램프 그리고 JTBC스튜디오가 표를 나눠가졌다.

주목해야 할 연출자는 주목해야 할 영화 및 콘텐츠의 결과와 겹친다. 1위는 <외계인>의 최동훈 감독, 2위는 <스위트홈> <지리산>의 이응복 감독이 차지했다. <암살> 이후 6년 만에 복귀작을 내놓는 최동훈 감독에 대한 업계의 기대는 앞서 ‘영화영상 콘텐츠’ 지면에서 설명한 대로다. 2020년 개봉예정이었던 대작 영화들이 코로나19라는 큰 변수를 만나 넷플릭스행을 택하거나 개봉을 무한정 연기하면서, 2021년 개봉예정이었던 대작 영화들에도 그림자가 드리울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대중적인 콘텐츠를 만들어온 감독의 블록버스터영화가 “과연 극장에서 개봉할 수 있을지, 나아가 코로나19에도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모을 정도의 힘이 있을지” 궁금하다는 것이다. “최동훈 감독이 본의 아니게 한국 극장산업을 부흥시켜야 할 사명을 짊어진 느낌”이라는 한 업계 관계자는 “영화 자체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그동안 한번도 상업적으로 실패하지 않은 그가 침체된 영화산업을 부흥시킬 수 있을지, 아니 부흥시켰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그를 2021년 가장 주목하는 연출자로 꼽는다”고 답했다.

최동훈 감독.

이번 설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결과는 이응복 감독이 무수한 영화감독들을 제치고 2위를 차지한 것이다. 봉준호, 박찬욱, 류승완, 연상호, 김한민, 김용화 같은 흥행 감독의 이름보다 드라마 연출자인 이응복 감독의 이름이 더 많이 언급됐다는 것은 드라마와 OTT 시리즈물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확실한 방증일 것이다. 드라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등을 연출했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까지 세계적으로 성공시킨 이응복 감독에 대한 평을 요약하면 “끊임없이 진화한다”는 것이다.

“<스위트홈>을 통해 특정 장르만이 아닌 다양한 장르에 강점을 가진 감독임을 입증했다.” “로맨틱 코미디 기반의 방송 드라마 석권 후 OTT도 석권할 기세다. 그것도 종목을 바꿔서 크리처 장르물로.” 한 업계 종사자는 “이응복 감독은 이럴 수밖에 없다는 한계나 이래야 한다는 제약을 두지 않고 굉장히 열린 시각으로 작품을 대한다. 그 어떤 감독보다도 열린 사고 방식을 지녔다”라며 이응복 감독이 왜 훌륭한 연출자인지 설명했다. <스위트홈>의 성공으로, 2021년에 선보일 드라마 <지리산>에 대한 기대감은 한층 더 상승 중이다.

봉준호 감독.

3위는 <기생충> 이후 차기작을 공개하지 않은 봉준호 감독이 차지했다. “예술가로서의 개인이 산업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의 최대치를 보여준 인물”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행보가 혼돈의 콘텐츠 시장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게 이유다.

4위는 이보다 더 부지런할 수 있을까 싶은 연상호 감독이다. 연상호 감독은 올해 <반도>를 개봉시켰고, 드라마 <방법>의 각본을 썼다. 내년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을 선보인다. “영화, 드라마, 만화, 애니메이션 등 장르 및 플랫폼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연출자”로서 “그를 더이상 영화감독으로만 수식할 순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5위는 ‘천만 감독’의 귀환을 알리는 <한산: 용의 출현>의 김한민 감독, <모가디슈>의 류승완 감독이 차지했다.

55인의 설문 참여자 명단

※설문에 참여한 분들의 성함과 직함은 게재되며, 응답자의 문항별 답변은 공개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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