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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라미싱 영 우먼' 클럽에서 술에 취한 척 남자들을 속이는 여자에겐 사연이 있다
남선우 2021-03-02

<프라미싱 영 우먼>은 드라마 <킬링 이브> 시즌2의 작가이자 총괄 프로듀서로 활약했으며 드라마 <더 크라운>에서 카밀라 파커볼스를 연기하는 등 배우로도 활동해온 에메랄드 페넬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영화는 클럽에서 술에 취한 것처럼 행동해 남성들을 속이는 카산드라(캐리 멀리건)의 밤을 따라가며 시작한다.

7년 전 의대를 중퇴하고 카페에서 일하는 카산드라는 남성이 몸을 가누기 힘들어하는 자신에게 접근해 합의되지 않은 성관계를 시도하려고 할 때 다시 취하지 않은 모습으로 돌아와 남성을 혼란에 빠뜨리고 밖으로 나와 버린다. 그가 이런 위험한 연극을 반복해온 데는 이유가 있다. 그 사연은 우연히 카산드라가 근무하는 가게에 대학 동창 라이언(보 버넘)이 방문해 카산드라에게 데이트를 신청하면서 점점 수면 위로 떠오른다.

초반부의 미스터리와 중반부의 로맨스 등 여러 장르를 포괄한 <프라미싱 영 우먼>은 전체적으로 복수극의 외양을 띤다. 과거 사건으로부터 헤어나올 수 없는 주인공이 사적으로 실행한 복수의 내용과 결말은 일면 논쟁적이다. 그의 칼날은 남성과 여성, 중년과 청소년을 가리지 않으며, 협박과 속임수를 동반한다. 그러나 이 또한 피해자의 위치에서 이뤄진 예측에 따른 대응임을 생각하면 매우 현실적이고도 냉정한 각본이라는 인상을 준다. 인물이 피해자다움이라는 허상에 반격하며 움직일 때마다 팝 음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파스텔 톤과 비비드 컬러를 오가며 그 복잡한 내면을 감지하게 한 감각적인 연출 또한 주목할 지점. 제78회 골든글로브 작품상, 여우주연상, 감독상, 각본상 후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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