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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FF #6호 [프리뷰] 제시카 베쉬르 감독, '파야 다이'
이보라 2021-10-27

<파야 다이> Faya Dayi

제시카 베쉬르 / 에티오피아, 미국, 카타르 / 2021년 / 119분 / 인: 사이트

카트(khat)는 에티오피아에서 커피를 제치고 가장 수익성이 높은 농산물로 자리 잡은 식물 이다. 심각한 환각작용 탓에 많은 국가에서 사용이 금지된 마약이지만 에티오피아에서만큼은 일상적으로 이 카트잎을 애용한다. <파야 다이>는 카트를 재배하고 다듬는 노동자들의 민첩한 손길을 따라가면서 사회와 국가, 종교와 신화, 삶과 죽음의 문제를 찬찬히 보듬는다. 에티오피아를 이루는 지난한 사회문제를 포착 하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는 다큐멘터리이지만 무엇보다 <파야 다이>에서 인상적인 것은 풍경을 포착하는 재주다.

신비롭고 몽환적인 장면을 탐닉하듯 나열하면서 그 위로 인물들의 나직한 보이스 오버를 싣는 대목이 많다. 흑백화 면으로 이뤄진 이 영화는 인물들의 생활방식 구석구석에서 아름다운 풍광을 건져냄으로써 훌륭한 풍경을 담는 데 컬러가 꼭 필수적이지 만은 않다는 사실을 슬며시 드러낸다. 멕시코계 에티오피아 감독인 제시카 베쉬르의 첫 장편영화이며, 제50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 밝은 미래 부문에 초청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