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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모녀의 과거와 현재 '리유니언'

고대 흑마술을 연구하는 학자 엘리(엠마 드레이퍼)는 출산을 앞두고 오랜만에 고향 집을 찾는다. 어머니 아이비(줄리아 오몬드)가 그녀를 반갑게 맞이하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미묘한 긴장이 감돈다. 임신한 딸의 일거수일투족을 신경 쓰는 아이비와 달리 엘리는 조용히 자신의 일에만 몰두하고 싶을 뿐이다. 어느 날, 집에서 일을 하던 엘리는 어린 시절 사고로 죽은 자매 카라를 목격하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처음엔 그저 헛것을 본 것일 뿐이라고 여겨보지만, 기억 저편에 묻어두었던 고통은 점차 몸집을 부풀려 엘리를 뒤흔들기 시작한다. 복수와 거짓, 두려움과 분노가 뒤엉킨 이들 가족에 숨겨진 섬뜩한 비밀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모녀의 갈등은 극으로 치닫는다.

가족으로부터 받은 상처는 그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제이크 마하피 감독의 미스터리 호러 <리유니언>은 출산을 앞두고 집으로 돌아온 딸과 그런 딸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지배해온 어머니의 숨 막히는 심리를 그로테스크한 톤으로 파고든다. 심리 스릴러의 동력으로 기능하는 ‘광기 어린 인물들’을 충실히 소화한 두 배우 줄리아 오몬드와 엠마 드레이퍼의 열연이 돋보이는데, 배우들의 에너지만큼이나 장르적 재미를 견인하는 것은 배경이 되는 공간이다. 고딕 호러풍의 어두컴컴하고 음산한 저택이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모녀의 과거와 현재를 끔찍한 악몽처럼 담아내며 강렬한 잔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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