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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투사는 실수도 1등!
2001-04-16

해외리포트 / 박스

시대극의 시대착오, 액션영화의 콘티뉴이티 불일치, 프레임 안에 실수로 끼어든 현장 스탭의 모습을 찾아내는 일은 눈썰미 좋은 영화팬들이 즐기는 숨바꼭질이다. 이같은 ‘옥에 티 찾기’의 희생자는 대개 유명한 흥행작들. ‘잘난’ 영화의 흠을 잡는 재미가 더 쏠쏠한 탓도 있고 무명 영화의 경우, 어디가 어떻게 잘못되건 아무도 개의치 않기 때문이다. 영화 웹사이트 ‘무비미스테이크스 닷컴’(Moviemistakes.com)의 운영자 존 샌디스는 최근 자신의 사이트에 올해 오스카 수상자들이 범한 눈에 띄지 않는 실수들을 망라해 눈길을 끌었다. 무려 124개의 실수를 지적당한 영화는 오스카 5관왕에 오른 로마 시대극 <글래디에이터>. 영화의 배경이 된 시대에는 아직 발명되지 않은 무기, 돔 양식 건축이 등장했고 원로원 의원 그라쿠스도 당대에는 이미 권세를 잃은 상태였다고. 남녀 관중이 콜로세움에 뒤섞여 앉은 시대착오는 전차의 가스통이나 원형경기장 객석에 비친 청바지 차림 카메라맨에 비하면 애교. 문신을 칼로 파낸 막시무스의 어깨에 흉터가 없다거나, 칼날을 적신 핏자국이 다음 순간 말끔히 닦여 있는 장면 등 일관성 없는 세부묘사도 있었다. <와호장룡>에서는 장쯔이가 무너뜨린 술집 난간이 감쪽같이 붙어 있는 점, 동굴의 낙수에 젖었던 양자경의 몸이 주윤발을 부축한 다음 장면에서 바짝 말라 있는 모습, 배경에 지나간 전깃줄이 지적됐다.

<에린 브로코비치>에서는 1980년대 배경을 무시하고 등장한 닷컴 기업광고 간판, 아이들 방에 걸린 <쥬라기 공원> 포스터, 왼손잡이 주인공이 오른손으로 서명하는 손동작 쇼트 등 14개의 실수가 발견됐다. <트래픽>의 오류는 단 네개로 양호한 편. 마이클 더글러스가 연설을 중단하고 백악관을 나설 때 달려드는 기자가 하나도 없었다는 사실이 ‘비현실적’이라는 평을 들었고, 암살자를 찾아오라며 보여준 사진에 체포 뒤 고문으로 생기는 흉터가 미리 나 있다는 점도 깐깐한 샌디스의 눈에 걸려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