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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옷 입고, 뜰까?
2001-05-07

해외/작은 톱

제58회 베니스영화제, 섹션 조정 등으로 행사 재정비 나서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제58회 베니스영화제가 일부 섹션을 신설하고 기존의 명칭을 바꾸는 등 행사 재정비에 나섰다. 베니스영화제는 지난 5월2일 영화제 공식 사이트를 통해 이와 같은 사실을 발표했다.

가장 커다란 변화는 경쟁 부문이 2개로 늘어났다는 사실. 기존의 경쟁 부문에 더해, 비경쟁 부문이었던 ‘현재의 영화’(Cinema of the Present)가 경쟁 부문으로 성격을 바꾼 것이다. 이와 함께 기존의 경쟁 부문도 ‘베네치아 58’(Venezia 58)이라는 새 이름을 달게 된다. 이들 경쟁 부문은 작품 선정 기준을 달리하여 그 성격을 차별화한다. 메인 섹션인 ‘베네치아 58’은 경쟁 파트와 비경쟁 파트를 포함해 구성하는데, 특히 경쟁 파트의 경우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감독들의 신작 16편에서 22편 정도로 꾸린다. ‘현재의 영화’ 부문은 최근 세계 영화의 트렌드를 보여주는 부문으로, 데뷔 감독의 작품이나 비교적 덜 알려진 비주류 감독들의 작품 중에서 내용과 형식, 제작방식이 새로운 것들을 집중 소개한다. ‘새로운 영역’(New Territories) 부문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비경쟁 성격을 지켜나가면서도, 테크닉과 포맷의 다양화, 장르와 언어와 타예술과의 혼성 등 실험적인 시도를 강화하는 것으로 프로그램 성격을 재규정했다. 섹션 변화와 아울러 메인상에도 변화가 생겼다. ‘베네치아 58’ 부문에서 소화하는 최우수작품상의 ‘황금사자상’(Golden Lion Award)은 기존과 같지만, ‘현재의 영화’ 부문 최우수작품상으로 ‘올해의 사자상’(Lion of the Year Award)이 신설됐으며, 신인감독상인 루이지 데 로렌티스상은 ‘미래의 사자상’(Lion of the Future)으로 명칭을 바꿔 시상하게 된다. 올해의 사자상과 미래의 사자상은 감독과 프로듀서에게 공동으로 수여한다.

베니스 영화제쪽의 공식발표는 없었지만, 이렇듯 프로그램을 재정비한 이유를 짐작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유럽에서 가장 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면서도, 시기적으로 앞서 열리는 칸과 베를린영화제가 세계적인 거장의 작품과 유망주들의 화제작을 ‘모셔’오는 데 선수를 치고 있고, 상대적으로 부실해지는 프로그램의 면면 때문에 영화제의 위상이 날로 하락하고 있는 것을 의식한 결정인 것이다. 베니스영화제가 올해를 계기로 재도약할 수 있을지는, 8월29일부터 9월8일까지 열리는 행사 때까지 기다려볼 일이다.

박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