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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밍순...<썸머타임>
2001-05-10

커밍순/썸머타임

영화를 통해 성과 정치의 근친관계를 드러낼 수 있을까?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는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에서, 오시마 나기사는 <감각의 제국>에서 이런 질문을 던졌다. 이제 똑같은 질문을 80년대 한국을 향해 던져보자. <경마장 가는 길> <너에게 나를 보낸다> <거짓말>로 이어지는 장선우 영화에서 조금 비켜나서 <내일로 흐르는 강>의 박재호 감독은 두 남자와 한 여자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수배중인 운동권 대학생이 어느 변두리 마을 허름한 목조건물 2층에 몸을 숨긴다. 무기력하게 시간을 죽이던 그는 아래층으로 난 구멍을 발견하고 그곳에 사는 여인을 훔쳐본다. 출근할 때마다 밖에서 문을 걸어잠그는 남편 때문에 갇혀사는 그녀를 보며 남자의 마음은 흔들린다. 어느 날 남편이 흘린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간 남자는 그녀를 안는다. 남녀는 입구도 출구도 없는 욕망의 심연으로 한없이 빠져든다. 룰라의 김지현이 출연해 화제가 된 <썸머타임>은 그렇게 떨어질 줄 모르는 남녀의 알몸에 집중하는 영화다. 베드신 사진이 실린 홈페이지가 조회폭주로 다운될 만큼 ‘야하다’고 소문난 작품이기도 하다. 박재호 감독은 “말초신경만을 건드리는 단순한 에로물이 아니라 원초적인 인간 내면의 세계를 적나라하게 파헤치면서 우리의 지난 과거를 반추하게 하고 또 희망적인 미래상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말한다.

남동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