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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의 신천지에 깃발 꽂은 네 친구
2001-05-15

국내리포트/톱과 단신2

<친구> 전국 620만, 한국영화 흥행 신기록

렉터 박사가 불러온 한랭전선도, 줄리아와 브래드의 달콤한 아지랑이도, 인디언의 주술이 만든 이상기후도 4명의 부산 친구들의 순항을 가로막기에는 역부족이었나. <친구>가 6주째 흥행 선두를 고수하며 한국영화 최고 흥행기록마저 갈아치웠다. 5월10일까지 서울 208만, 전국 615만5천여명의 관객을 불러들였던 <친구>는 11일로 전국 관객 동원 620만여명을 돌파해 <쉬리>의 기록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대종상 직후 이 영화의 지지자들이 주장한 ‘관객 1천만명 동원’도 허망한 이야기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제 흥행이라는 측면에서 전관왕을 노리는 <친구>가 넘어야 할 유일한 벽은 <공동경비구역 JSA>의 서울 관객동원 수 251만여명뿐이다. 서울에서 평일 하루 평균 2만∼3만, 주말 5만∼6만명의 관객이 찾고 있는 추세와 지난 주말에도 서울 스크린 수 47개를 유지했다는 점 등으로 미뤄볼 때 이 기록도 쉽게 깨질 듯하다. 이 작품은 부산, 경남에서 111만명, 광주, 전남에서 56만명 등을 기록하며 각 지역의 흥행기록도 모두 바꿔놓을 전망이다. 그러나 기세등등하던 흥행곡선도 5월 둘째 주를 기점으로 차츰 고개를 수그리고 있어 언제쯤, 어떤 작품이 왕좌를 물려받을지 관심을 모은다.

지난주 <친구>와 대적했던 유일한 상대는 이미연과 박신양이 주연한 <인디안 썸머>였다. 개봉 첫 주말 서울에서 7만여명의 관객이 찾은 이 영화는 10일까지 서울 14만명, 전국 35만여명을 동원하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인디안 썸머>는 평일에도 서울 1만6천여명, 전국 3만9천여명을 끌어들이고 있으며, 지난 주말에도 서울 21개, 전국 67개 정도로 스크린 수를 유지해 좋은 흥행결과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평론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던 최민식, 장백지 주연의 <파이란>은 10일 현재 서울 12만3천여명, 전국 25만명을 불러모으는 데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배급사인 튜브엔터테인먼트는 서울 17개, 전국 50개 정도의 스크린 수를 지키며 뒷심을 기대하고 있다. 기대를 모았던 외화 <한니발>은 서울 22만5천명, 전국 45만명을, <멕시칸>은 서울 20만명, 전국 38만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한편 <친구>가 일으킨 파장은 영화계에서만 머물지 않고 사회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일각에서 이 작품이 품고 있는 이데올로기가 ‘패거리 문화’를 부추긴다는 주장까지 제기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우리는 친구 아이가”, “친구끼리 미안한 거 없다” 등의 대사는 결국 본인이 속한 집단만의 결속을 추구하고, 다른 집단에는 배타적인 태도를 취하는 ‘연줄 문화’의 한 단면을 드러내는 것일뿐더러, 그 이데올로기적인 버팀목이라는 이야기다. 정말이지 <친구>는 전 사회적인 관심을 모으는 영화인가보다.

문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