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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레` 바람, 파리에서도
2001-05-15

파리통신

<섬>에 이어 <인정사정…> 개봉, 관객동원여부 관심

지난 4월25일 김기덕 감독의 <섬>이 파리에서 개봉된 데 이어 이명세 감독의 <인정사정 볼 것 없다>가 한주 뒤인 5월2일 개봉됐다. 두 영화는 파리중심에 자리한 MK2와 UGC 같은 멀티플렉스를 포함해 4개관에서 각각 상영되고 있다. 이제까지 프랑스에 개봉된 한국영화는 <춘향뎐>을 포함해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인데, 이처럼 동시에 2편의 영화가 개봉된 데서 2∼3년 전부터 본격화된 한국영화 소개작업을 통해 이제 일정 정도의 잠재관객층이 형성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섬>의 경우 지난해 베니스영화제 화제작이었다는 점과 판타지와 에로티시즘 속에서 시적인 아름다움을 끌어낸 점이,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경우 지난해 도빌 판아시아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포함해 주요 부문 4개상을 휩쓴 점이 우선 언론의 관심을 끈 것으로 보인다.

주요 언론들은 대체로 한국영화가 소수의 작가영화와 헐리우드영화를 한국화시킨 상업영화로 나뉘고 있다는 인식아래 두 영화에 달리 접근하고 있다. <섬>의 경우 작가영화의 잣대로 영화 속의 독특한 표현들을 찾아 감독의 강박적인 주제들을 유추해내는 평이 주였다면, <인정사정 볼 것 없다>는 최근의 성공적인 한국상업영화라는 전제 아래 오우삼 영화부터 만화영화에 이르는 기존장르에서 차용된 기법을 들거나, 액션영화라는 장르영화기준으로 타영화와 비교해 완성도를 가늠하는 평들이 대부분이었다. <섬>은 대체로 호평을 얻었다. 특히 <르몽드>는 ‘낚싯바늘에 걸린 사랑-두 연인의 침묵의 발레, 관능과 격정의 시’라는 제목의 평에서 “실제 공간을 사용하면서도 그것을 추상화시켜내는 낯선 느낌의 공간구성”을 주목하며, “김기덕 감독은 두 주인공들이 서로 지켜보다 다가서고, 고통이 가미돼 더 자극적인 쾌락 속에서 서로를 소유해가는 과정을 담은 침묵의 발레를 그려냈다”고 찬사를 보냈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경우 영화 스타일의 역사를 꿰고 있는 이명세 감독의 화두인 ‘오늘날 한국에서 어떻게 장르영화를 새롭게 찍을 것인가’에 대한 또 하나의 답이라는 긍정적인 평과 오우삼 감독의 정교함이나 서정적인 힘에 도달하기엔 아직 거리가 있다는 비판이 엇갈렸다.

파리=성지혜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