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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넓은 판타지의 우주로 떠나는 여름여행
2001-06-19

올 부천영화제 상영작 발표, 35개국 139편, 개막작 <레퀴엠>

거침없는 개성파 영화들로 가족단위 관객부터 호러마니아까지 다양한 층의 관객을 포용해온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제5회 영화제 개막을 꼭 한달 앞둔 지난 6월12일 아트선재센터에서 개·폐막작을 포함한 상영작을 발표했다. 경쟁부문인 부천 초이스 등 여섯개 섹션과 특별 프로그램을 통해 상영될 부천의 영화들은 총 139편으로 지난해보다 6편이 감소했으나 영화의 국적은 35개국으로 확대됐다.

올 영화제는 지난해 전주영화제에서 소개된 <파이>의 감독이자 차기 <배트맨> 시리즈 감독으로 내정된 신예 대런 애로노프스키의 <레퀴엠>으로 막을 연다. 폐막작은 이례적으로 윤종찬 감독의 <소름>과 장 피에르 주네의 <아멜리에>, 두편이 선정됐다. 김홍준 부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세계적인 화제작을 소개하면서 영화제의 지향을 보여주는 개막작의 기능에서, 기술적 완성도와 전복적 미학에서 손색이 없었다”고 <레퀴엠>의 선정 사유를 밝혔다. 복수 폐막작 선정에 관해서는 국내외 영화에 동등한 공간을 배려하는 의미를 두었다고 설명했다.

“가족영화제일 수도 있고 엽기영화제일 수도 있다”는 김홍준 위원장의 표현대로, 올해 부천영화제 프로그램은 판타스틱영화제의 다채로운 진면목을 보여줄 전망이다. 먼저 장·단편 경쟁부문인 부천 초이스에서는 문승욱 감독의 <나비>를 비롯 9개국에서 온 9편의 장편과 전영찬 감독의 <폴링>을 포함한 9편이 선정됐다. 올해 칸영화제에서 대대적인 홍보를 벌인 타이의 마카로니 웨스턴 <티어즈 오브 블랙 타이거>, <액션 뮤턴트>의 알렉스 드 라이글레시아의 2000년작 <커먼 웰스>, 토니 콜렛 주연의 <호텔 스플렌디드>가 눈길을 끈다. 부천 초이스 단편 심사위원장으로는 임순례 감독이 위촉됐으며 장편 심사위원단은 추후 발표될 예정. 판타지영화의 전형적 쾌락을 선사하는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섹션에서는 타이의 옥사이드 팡, 대니 팡 형제의 <방콕 데인저러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가이 피어스 주연의 <메멘토>, 베를린영화제 상영작인 하라다 마사토의 <이누가미>와 얀 할란의 스탠리 큐브릭 다큐멘터리 <스탠리 큐브릭: 영화 속의 인생>이 소개되며 강론 감독의 <이소룡을 찾아랏!>도 상영된다. 타이와 싱가포르의 뉴웨이브와 아르헨티나영화 두편도 만날 수 있다. 애니메이션을 포함한 판타스틱 단편 걸작선은 인디포럼에서 소개됐던 <굿 로맨스> 등 한국단편 11편과 26편의 해외수작단편을 묶었다. 패밀리 섹션에서는 키에슬로프스키의 시나리오에 기초한 <빅 애니멀>, 마지드 마지디의 <천국의 향기> 등 어린이뿐 아니라 온 가족이 어울려 즐길 수 있는 영화 5편이 상영되고 이중 <천국의 향기> <리틀 뱀파이어>는 부천시청 잔디광장에서 야외상영도 갖는다.

지난해 ‘21세 관람가’ 간판을 가이드라인으로 내걸었던 제한구역은 올해 18세 관람가로 운영되지만 출품작들의 의식과 형식의 예리함은 무뎌지지 않았다. 군국주의와 미디어문화를 비판한 <배틀로얄>과 <시리즈7>, 그리고 ‘엽기영화공장’ 트로마 프로덕션의 작품을 볼 수 있다. 한국영화 프로그래밍은 블록버스터 개봉 시즌과 맞물리는 부천영화제가 해마다 골치를 앓는 대목. 2001년의 메이드 인 코리아 섹션은 근작 한국영화를 상영하는 쇼케이스와 <극단적 하루> <아치와 씨팍> 등 인터넷 히트작을 스크린 위에 디지털로 상영하는 인터넷영화부문으로 구성됐다. 임권택, 이만희 등 1960년대 대표감독 7인의 영화를 엮은 회고전도 함께 열린다. 검투 안에 동양화와 경극, 중국문화의 핵을 담아낸 호금전 감독 회고전은 올해 부천의 자랑. <용문객잔> <협녀> <충렬도> <산중전기> <천하제일> 다섯편이 1회씩 관객을 만난다. 이 밖에도 특별상영 프로그램으로 추송웅 회고전, 보리스 카를로프 주연의 30년대 클래식호러 <프랑켄슈타인>과 <미이라>, 배우 대니 글로버 내한이 예정된 존 배리 회고전이 마련됐다. ‘관객과의 대화’보다는 깊이있고 심포지엄보다는 격의없는 논의가 이루어지는 부천영화제 메가토크 프로그램도 계속된다.

자우림, 이상은, 크래쉬 등이 참여하는 씨네-락 나이트 공연은 7월13일부터 16일까지 나흘간 진행되며, 심야상영은 주말과 공휴일이 낀 7월13∼20일 밤을 밝힌다. 2001년 영화제의 폐막행사로는 부천 필하모니가 올해 전세계 영화제에서 기념되고 있는 의 감독 스탠리 큐브릭 영화 속의 클래식음악을 연주할 예정. 부천영화제 입장권은 6월28일부터 ‘www.pifan.com’과 ‘티켓파크’(www.ticketpark.com), 전화(02-1588-1555)로 예매할 수 있다.

김혜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