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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동거, 시작됐습니다!
2001-06-27

<와니와 준하> 촬영현장

이렇게 살아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특별히 서로를 구속하지 않지만 가끔 기댈 쉴 어깨를 내어주는 두 남녀. 행복한 동거에 들어간 <와니와 준하> 김희선과 주진모 표정 또한 영화 속 주인들처럼 편안해 보였다. 동화부작화감독으로 일하는 스물여섯 애니메이터 와니와 스물일곱 시나리오 작가 준하가 함께 살고 있는 집. 시나리오상에는 춘천으로 설정되어 있는 이들의 보금자리는 개인주택을 개조한 서울시 후암동 세트장에 만들어졌다. 워낙 조용한 동네라 인공적인 소리는 별로 없었지만 쉴새없이 떠들어대는 참새를 쫓기 위해 연출부는 운동회에 쓰이는 딱총을 연방 하늘로 쏘아대기도 했고, 촬영구경에 한창이던 까치도 스탭들이 흔드는 나뭇가지에 편안한 관람을 방해받고 있었다. <그랜드 파더> <저스트 두 잇> 등의 단편을 통해 청춘에 대한 감각적인 일면을 보인 김용균 감독과 <친구>의 황기석 촬영감독이 담아내는 두 남녀의 순정만화 같은 사랑이야기는 오는 11월쯤 스크린에 연재될 것이다.

글 백은하 기자·사진 손홍주 기자

“김희선이 변했다.” <와니의 준하>의 촬영장에서 만난 김희선은 지금까지 보아오던 김희선이 아니다. 기다림과 여유가 생긴 그녀. 이복동생과의

아련한 사랑의 기억을 가슴에 묻고 사는 와니로 분한 김희선은 특유의 발랄함이 머물던 자리에 무심한 듯 다정한 여인의 모습을 대신 새겨넣었다.

“준하 이 친구, 저랑 성격이 비슷해요.” 낙천적인 듯 예민하고, 과묵한 듯 장난스러운 평범한 이십대 청년. 영민(조승우) 의 귀국소식과

함께 와니의 마음에 파문이 이는 것을 눈치채지만 준하는 그저 묵묵히 그 옆을 지켜줄 뿐이다.

“우린 좀 웃겨요, 주로 셋이었거든요.” 영민을 짝사랑했지만 늘 와니의 존재를 뛰어넘을 수 없었던 소양. 그녀의 등장은 와니에게 오랫동안

닫아두었던 기억의 문을 열게 한다. <행복한 장의사> 이후 오랜만에 만나는 최강희는 소녀티를 벗고 훨씬 성숙한 느낌이다.

프레임 안 배우들의 안정된 연기는 프레임 밖 스탭들의 분주한 움직임속에 나온다.

꼼꼼하고 세심하기로 정평이 난 김용균 감독은 <와니와 준하>를 통해 "`쿨`한 297세대의 감성을 담고 싶다"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