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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툼레이더> 게임속 3차원 전투 재현
2001-06-28

<모탈 컴뱃> <수퍼 마리오> 등 이제까지 게임을 가지고 만든 영화들은 만족할 만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모탈 컴뱃>은 다양한 전사가 짝을 바꿔가며 벌이는 게임속의 싸움을 3차원으로 재현하는 데 몰입하는 단순전략을 취했고, 큰 성공은 아니지만 나름의 팬을 확보해 후속편들도 나왔다. 반면 <수퍼 마리오>는 게임 캐릭터의 외모만 빌어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었지만 반응이 시원치 않았다.

<툼 레이더>의 전략은 <모탈 컴뱃>쪽에 가깝다. 게임 `툼 레이더`의 배경 화면과 주인공 여전사 라라 크로포트(안젤리나 졸리)의 액션을 화려하게 꾸며내는 데 치중한다.

줄거리는 이런 볼거리들을 실어나르는 컨베이어 벨트에 불과해 보일 정도다. 라라가, 5천년전 지하에 묻힌 신비의 유적에서 가공할 힘을 얻어 지구를 정복하려는 악당에 맞서 싸운다는 이야기로 디테일이 빈약하고 짜임새도 엉성하다. 이런 안이함이 화면에도 영향을 끼친다. 안젤리나 졸리의 인기를 십분 활용해 여러가지 의상을 입혀가며 다양한 액션을 연출하지만, 이야기의 흥미가 뒷받쳐주질 않아 긴장감이 떨어진다.

요즘 블록버스터 답지 않게 몇몇 무대 디자인이 조야한 것도 아쉽다. 가공할 힘을 얻는 열쇠인 신비의 운석을 둘러싼 라라와 악당의 추격전이 아이슬란드 얼음 벌판과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사원, <인디아나 존스> 같은 지하 유적을 오가며 펼쳐지는데 가장 중요한 지하 유적의 경관이 상상력을 되레 깎아먹는 느낌이다.

안젤리나 졸리의 여전사로의 변신, <콘 에어> <장군의 딸>의 사이먼 웨스트 감독 등 <툼 레이더>는 게임의 영화화에 대한 새로운 기대를 갖게 할 요소가 많았지만, 기대에 그치고 말았다. 그래도 안젤리나 졸리의 몸짓과 표정, 의상을 실컷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팬이라면 만족할 지도 모르겠다.

임범 기자